[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43)] ‘제로섬’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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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43)] ‘제로섬’ 게임
  • 데이터넷
  • 승인 2022.10.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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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경쟁시대에 살게 된다. 어쩌면 잉태되기 위한 경쟁부터 시작했으니 경쟁은 인간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어렸을 땐 부모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 형제자매와 경쟁하고, 학교에서도 성적 경쟁을 한다. 또 친구 사이에서도 우정, 입시, 취업, 승진, 사랑 등 경쟁을 피할 수 없다. 기업의 성과 경쟁, 선거의 당락 경쟁, 스포츠의 승부 경쟁 등 전쟁과도 같은 수없이 많은 경쟁을 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세상살이는 결코 녹록치 않고 스트레스의 연속에서 살아 갈 수밖에 없다.

때론 즐거운 경쟁도 있지만 피할 수 없는 운명적인 지독한 경쟁이 대부분일 것이다. 필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까지 입시를 치렀고, 대학 진학 그리고 취업과 사회생활을 하며 경쟁에서 이기려는 어쩌면 살아 남기위한 치열함 속에서 살아왔기에 싸움 닭 같은 성격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고 스스로 합리화시키며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필자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처럼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제로섬(ZERO-SUM)’으로 설명되는 경쟁은 너무도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 경험이 있다.

경제 게임 이론에서는 참가자가 각각 선택하는 행동이 무엇이든 이득과 손실의 총합이 제로가 되는 것을 제로섬 게임이라고 설명한다. 경쟁을 통해 상호 윈윈하는 게임도 있지만 승자 독식이나 내부 경쟁 등 외연 확장이 아닌 나눠 먹기식의 경쟁이 되면 제로섬 게임이 시작된다.

이 경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패하면 죽는 게임으로 변질되고, 승자가 되기 위해 정정당당한 경쟁이 아닌 이기고 보자는 심리가 발동해 무슨 일을 해서라도 이기고 보려는 이전투구의 양상이 전개된다.

제로섬 게임의 사례를 본다면 첫 번째가 정치판의 선거가 대표적일 것이다. 단 한 표 차이로도 승패가 갈리는 승자 독식의 게임으로 승자는 모든 것을 누리고 패자는 모든 것을 잃기에 무한 전쟁을 치르게 된다.

또 다른 사례로는 부자 부모님의 유산 상속을 둘러싼 자식 간의 경쟁도 제로섬 게임에 가깝다. 남겨진 유산이 많을수록 충분히 받을 수 있지만 더 갖고 싶은 욕심이 커지기에 경쟁은 심해지고, 서로 척을 지며 천륜까지 저버리는 경우가 종종 기사화되고는 한다.

이외에도 대학에서 정원 조정, 강의 교과목 설정, 학과 간의 헤게모니 경쟁이나 공조직에서의 지자체간 예산 배정 문제 역시도 제로섬 게임의 사례라 볼 수 있다.

필자가 경험한 기업에서의 제로섬 게임은 부서의 목표 설정과 성과급 조정 그리고 승진과 조직변경 등 큰 변화를 시도할 때 언제나 나타나며 구조조정 상황이 되면 더욱 극한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조직의 목표가 정해지면 총론에서는 반대가 어렵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자신 혹은 자기 부서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내부 경쟁이 시작된다.

제로섬 게임이 되면 죽기살기 경쟁이 될 수밖에 없으므로 경영층은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게임의 규칙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고, 제로섬 게임이 불가피하다면 노련하게 다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경쟁 부서간 조직을 해치는 행위도 서슴지 않거나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 같은 치킨 게임이 되면서 조직을 커다란 위기로 몰고 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피할 수 없는 경쟁 사회에 사는 우리는 제로섬 게임이 아닌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게임의 법칙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조직문화 만들기에 노력해야 한다. 제로섬 게임을 할 수밖에 없다면 정확한 규칙과 분석을 통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게임의 법칙을 만들어야 조직의 경쟁력을 헤치지 않을 것이다.

지난 컬럼에서 주창했던 TEAM[함께(T) 모두(E) 성취(A) 조금 더(M)]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 피할 수 없는 제로섬 게임이더라도 좋은 팀워크를 갖춘 조직이라면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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