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50)] ‘인생 한방’ 있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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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50)] ‘인생 한방’ 있나 없나?
  • 데이터넷
  • 승인 2023.02.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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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넷] “인생에 ‘한방’이란 것은 없습니다. 작은 부분이 켜켜이 쌓여 큰 운과 기회가 온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에 운이 따르는 순간이 온다는 것을 겸손히 받아들이되 그 기회를 위해서는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로 떠오른 배우 이정재 씨가 한 말이다. 필자가 얘기하는 운7복3과 일맥상통하는 얘기라 이번 수다의 주제로 다뤄 보려고 한다.

운7은 당연히 운이 따라야 한다는 뜻이고, 복3은 운이 왔을 때 받아들 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기에 배우 이정재의 얘기에 크게 공감하게 됐다.

IT 시장에는 성공의 한방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주가 총액 1위로 등극했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시스코의 주가 급상승 시절 직원들에게 주어진 스톡 옵션(Stock Option)이 커다란 혜택으로 돌아와 조기 은퇴하고 인생을 즐기기만 해도 되는 시절이 있었다. 2000년 중반에는 인터넷 붐과 함께 국내 스타트업의 급성장으로 코스닥 상장만으로도 수십억의 자산을 갖게 되는 기회도 있었다.

글로벌 기업에 다니던 시절 사내 주식만으로도 고급 요트를 소유하거나 결혼 기념일과 부인 생일 잔치에 수억을 사용할 만큼 남다른 여유를 갖고 있는 임원도 본적이 있다.

지금 얘기하면 상상속의 꿈 같은 부자가 쉽게 되는 얘기지만 당시 손쉽게 돈을 벌었던 부자들이 지금도 부자인지는 모른다. 쉽게 번 돈이라 또 다른 기회를 기대히며 잘 모르는 분야에 투자를 하거나 무리한 투자로 손실을 크게 입어 자산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음을 필자는 많이 봤다.

그러므로 인생 한방은 없다가 맞는 표현이라 생각해 본다. 하지만 인생 한방은 다른 의미로는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한 번의 실수로 인생을 망치는 사례를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예를 든다면 음주운전, 뇌물, 도박 등 순간의 실수가 공든 탑을 무너 뜨린다. 망하는 길에는 인생 한방이 있는 것이고, 성공의 길에는 인생 한방이 없다가 정답이라고 본다.

MZ세대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조용한 퇴직(Quiet Quit)’이다. 비트코인이나 주식에 뛰어들며 인생 한방을 노리는 젊은 세대들이 쉽게 직장을 옮기는 풍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한다.

기업은 근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조직이다. 이윤을 내야 지속적인 운영을 넘어 성장하고 신규 투자를 하고 조직도 확장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가며 살아남아야만 하는 세포 조직 같은 운명이다.

하지만 각 세포가 비전이 없다고 판단하거나 상사와의 갈등 혹은 작은 보상 등의 차이로 쉽게 떠나버리는 문화가 자리를 잡게 되면 경영자는 신규 투자나 직원들 육성에 두려움을 갖게 되고, 조직이 경직되는 상황을 맞으며 장기투자가 아닌 단기 전략만 구사할 수밖에 없어지게 된다. 결국 기업의 경쟁력 상실을 넘어 국가 경쟁력까지 떨어트릴 수 있다.

필자가 후배들의 이직 관련 상담을 할 때 스킬과 적성이 이직하려는 기업의 비전과 잘 맞는지를 중시하며 상담을 하고는 했다. 옮기려는 기업이 더 맞는다면 적극 추천한 적도 있고 현재의 위치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될 때는 설득하며 말린 적도 있다.

한방을 노리고 이직하려는 것은 막아야 좋은 상사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20년 전 이직하려던 후배를 말린 결과 여전히 그 직장에서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를 만날 때면 필자의 권고가 최상의 선택이었음을 서로 얘기하고는 한다.

젊은 직원들의 조용한 퇴직이 한방의 성공을 쫓는 일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으로 성장을 위한 투자가 되고, 성공으로 향하는 실크로드가 돼 운이 따르는 순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길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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