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12)]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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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12)]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쟁하자”
  • 데이터넷
  • 승인 2021.07.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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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넷] 최근 국내 대기업의 휴대폰 사업 포기는 가히 충격이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두 자리수 점유율을 보이던 대기업이 시장 철수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손익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보며 강자가 되기도 어렵지만 지속적인 성장은 더 어렵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맥킨지가 ’단기간 내에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기술 문제라기 보다 조직문화 그리고 경영진의 확증 편향 의사결정이 시장 수요와 경쟁사 전략과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진행된 점이 철수 배경이 되을 것이란 기사를 보며 조직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본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급변하는 시장에서 생존하려면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쟁하고 결정하면 과감하게 실행하라는 것이다. 또 실행 과정에서 방향이 변하면 수정하는 조직문화가 중요한 성공 요소라고 강조하고 싶다.

우리는 자라온 환경과 교육 방식에 의해 토론과 논쟁에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며 느낀 동서양의 가장 큰 대화 방식의 차이 중 하나가 직접적인 표현보다는 예의를 갖춰 우회적으로 말하거나 반박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상대가 높은 직급에 있거나 나이가 많거나 사회적인 위치가 높다면 상대방의 말에 쉽게 아니면 무조건적으로 동조하고 공감을 표하는 경우가 다반사로, 필자 또한 이렇게 직장 생활을 했다.

외국계 기업에 다닐 때 외국인 보스가 어떤 계획을 추진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실행이 어려울 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필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그 일을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후에 실행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격노한 외국인 상사가 언어 폭력에 가까운 말을 하면서 싸움이 크게 비화돼 본사까지 보고되는 큰 소동을 겪은 바 있다. 동의 하지 않은 일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필자의 생각과 반대하지 않았으니 동의했다고 판단한 외국인 상사의 문화 차이가 커다란 분쟁을 일으킨 것이다.

중소기업이나 공조직 등 상사가 막강한 힘을 가진 조직에서는 특히나 논쟁이나 토론을 통해 다른 의견을 내는 경우를 본적이 그리 많지 않다. 아이디어를 내거나 건설적인 의견을 말하는 사람보다는 상사의 맘에 드는 말을 하거나 상사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을 중용하는 문화도 있는 것이 현실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시장에서 살아남고 성장하고 이익을 창출하고 고용을 늘리며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고 싶은 조직은 물론 매일 같이 전투에 가까운 경쟁을 해야하는 시장에서 생존하려면 치열하게 논쟁하고 토론하며 그 어떤 의견도 받아 들일 수 있는 상사가 필요하고, 이는 건강한 조직 문화를 만드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언제나 회장님 말씀이 옳다고 ‘딸랑딸랑’을 외치던 코미디 프로그램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 조직은 성장이 아닌 쇠락의 길을 가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새로운 기술이 하루가 멀게 등장하고 경쟁 상황이 매일매일 다르듯 기업이 알아야 할 것 역시 넘쳐나는 시대다. 치열한 토론과 논쟁을 통한 집단지성으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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