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35)] 인격적 리더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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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35)] 인격적 리더의 조건
  • 데이터넷
  • 승인 2022.07.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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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넷] 필자가 강원 테크노파크 원장으로 선임된 후 외부 이사진 가운데 한 분인 모 대학 총장을 찾아 뵌 적이 있다.

“원장님,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인지 아세요?”

곧바로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한다. 대학 총장이 가장 어렵다고 푸념을 하며 모든 조직원들이 스스로를 총장이라고 생각하기에 리더십 발휘가 어렵다고 했다. 이 말은 필자가 대학에서 근무하며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국립대 총장은 장관급 예우를 받는 자리지만 내부 교수나 직원들로부터 존경받는 총장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어디 대학 총장만 그럴까? 모든 리더가 어렵긴 매한가지일 것이다.

조직에 대한 애착과 일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좋은 리더가 분명히 존재하고,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훌륭한 리더가 탄생한다. 좋은 리더의 정의는 상황에 따른 차이는 있겠지만 갈수록 각박해지는 경영 현실에서 인간 관계와 내면의 성찰을 바탕으로 구성원을 대하는 인격적 리더가 주목받는 시대가 됐다.

경영 학자 톰 피터스(Tom Peters)는 저서 <초우량 기업의 조건(Search of Excellence)>에서 ‘조직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토대는 사람인데 이는 당연하지만 외면되어온 것 역시 사실이다’고 설명한다. 구성원들이 일과 조직에 열정을 가지고 몰입하며 자발적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조직이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얼마 전 한 취업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의 40%가 존경받는 상사의 요건으로 ‘인격’을 꼽기도 했다.

필자가 생각하는 인격적 리더의 덕목 중 첫번째는 바로 ‘배려’다. 배려는 역지사지의 마음이며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 조직원 한사람 한사람에게 호기심을 갖고 공감하며 존중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배려의 리더가 해야 할 일이다.

영국의 마가렛 대처 수상은 아르헨티나와의 전쟁 승리 후 첫 번째 한 일이 전사자의 가족에 편지 보낸 일이라고 한다. 가족들 한사람 한사람 이름을 쓰고 어머니의 마음으로 가슴 아픈 심정을 진솔하게 전한 것이다.

심지어 많은 사람을 구조조정해 학살자라는 별명을 가졌던 잭 웰치(Jack Welch)도 직원 해고는 마음 아픈 일이지만 회사와 가치관이 다른 직원에게 빨리 본인에게 맞는 회사를 찾거나 능력을 개발하도록 알려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우리 정서로는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필자는 이해하는 편이다.

두 번째 덕목은 ‘정직’이다. 정직한 리더는 존경받을 뿐 아니라 구성원들이 성실하게 일하도록 만든다. 반면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좀처럼 성공하는 리더가 되기 여럽다.

특히 부당한 편법을 쓰지 말고 실력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경쟁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는 조직 운영을 위해 규칙을 만드는 사람이자 지키는 사람이 돼야만 한다. 가끔은 자신이 만든 규칙을 자신이 깨트리는 의사 결정으로 조직을 혼란스럽게 하는 리더를 본적도 있다. 정치권에서 흔히 하는 말인 ‘내로남불’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세 번째 덕목은 권위를 내려 놓고 ‘절제’하는 능력이다. 어떤 리더는 일을 맡기고 어떻게 하나 팔짱을 끼고 지켜보다 그 동안 발견한 실수와 허점을 지적하는 관리 방식을 뒤통수 치기라며 나쁜 리더가 하는 못된 일이라고 혹평을 한다.

업무 수행 과정에서 팀원과 함께 고민하면서도 자율성을 해치지 않고 책임감을 공유하되 적절한 권한을 주는 고도의 절제 기술이 필요하다.

네 번째 덕목은 ‘겸손’으로, 스스로 부족함을 인식하고 항상 배우고 나아지려는 자세라고 할 수 있다. <Good to Great>의 저자인 짐 콜린스(Jim Collins)는 <How the Mighty Fall>에서 위대한 기업이 평범한 기업으로 전락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경영자의 자만을 들었다.

‘스스로 위대하다’, ‘내가 이룬 것이 이런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기업의 추락 시작이라는 것이다. 성공은 혼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주변의 여러 도움이 있어야 가능하다. 성공한 리더의 겸손함은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마지막 다섯 번째 덕목인 ‘용기’ 역시 다양한 상황을 접하는 조직의 리더에게 필수로 요구된다. 다수의 이익이나 주위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한 신념을 굽히지 않는 용기, 부당한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 부하의 장점을 인정하고 배울 수 있는 용기 등이 그 것이다.

인격은 본질적으론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이다. 그러나 조직을 책임지는 리더의 인격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기업의 성과나 사업적 요소이기에 리더의 인간적인 요소에 조직의 성공과 실패가 좌우될 수도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참으로 좋은 리더가 되긴 어렵다. 인격적 리더는 전지전능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자리인 듯하다. 그래서 누구나 잘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닌 만큼 타고나는 부분이 분명있다고 강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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