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42)] 빵 중의 빵 ‘안전빵(Comfort Z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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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42)] 빵 중의 빵 ‘안전빵(Comfort Zone)’
  • 데이터넷
  • 승인 2022.10.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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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넷] 출장을 다니다 터미널에서 구두를 닦으며 필자는 주인에게 손님이 하루에 몇 명 정도 오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매우 적은 손님이 구두를 닦고 수선이나 뒷굽 교체 등의 고객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며 일찍 나와도 일이 없지만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없어 가게를 지킨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시장의 변화에 즉 고객의 수요가 변했는데 적응하지 못함을 안타깝게 본적이 있다.

국내 기업에 다니던 시절 아날로그 교환기 기술 중 릴레이 부분에 장점을 가진 대학 선배가 디지털로 변하던 기술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보다 현재 자신 있는 분야에 더욱 몰입해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집중하다 자신의 위치가 나빠지면서 회사의 방향과 다른 선택으로 몰락해 가는 것도 안타깝게 지켜 본적이 있다. 그 선배와 진지하게 토론도 해 보았지만 엔지니어의 고집을 꺾기에는 필자의 능력이 부족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무엇이 이들이 시장의 변화를 인정하지 않거나 무시해 가면서 기존 기술, 기존 시장을 지키려 할까? 아마도 현재의 위치가 주는 편안함 즉 빵 중의 빵 안전빵을 ‘Comfort Zone’에 앉아 즐겨 먹고 있는 탓으로 생각된다.

조금만 남다른 실력과 안목으로도 좋은 위치에 오르며 커다란 성공이 다가오는 시대다. 하지만 성공 후 조금만 게을러지거나 현재에 안주하는 순간 뒤쳐지거나 사업이 곤경에 처하는 것을 필자는 많이 보았다.

현재의 위치에 안주하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자신이나 조직원의 자기개발 의지가 실종되고 지금까지의 지식으로만 세상을 보고 그게 전부인양 활동하게 되어 어느새 뒤쳐지는 것을 모르게 되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속칭 철밥통이라 불리는 자리에 계신 많은 분들 중 유독 이런 유형이 많다고 본다.

예를 들어 임용고시에 합격해 선생님이 되신분과 실패해 학원 선생님이 되신 분들의 10년 후 경쟁력은 누가 더 강할까라는 질문에 필자의 답은 당연히 학원 선생님이라 말하고 싶다.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것을 너무 잘 이해하고 꾸준히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분들의 경쟁력이 높은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ICT 시장도 매일 같이 새로운 기술과 솔루션, 새로운 경쟁사와 고객 요구 등 항상 새로운 변신을 요구하는 생태계다. 이곳에서 꾸준히 승자가 되려면 신기술에 대한 호기심은 항상 갖고 살아야 한다.

국내기업과 글로벌 기업 모두에서 지금 스스로 잘 하고 있다고 믿는 직원들에게 새로운 신기술 장착을 요구해 보았지만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자주 경험했다. 그들의 전문적인 지식이 현재 충분히 바쁘고 역할을 잘 하고 있다는 당위성을 설명하는 능력을 갖게 하고 현재 위치를 더 강하게 지키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안전 빵을 즐기는 직원과의 대화는 필자를 특별하게 불편하게 한 기억이 많다.

공조직과 대학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려할 때 기존 직원들이 규정 혹은 선례를 들어 시도조차 못하게 하거나 새로운 시도를 해서 얻는 이익이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는 징계나 망신으로 나타날지도 모른 다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조직 전체가 Comfort Zone을 즐기면서 새로운 시도의 실패를 오히려 즐기며 자신이 맞았다고 으스대는 모습을 보았을 때의 씁쓸함을 필자는 잊을 수 없다.

올해도 타율, 타점, 홈런까지 실력을 보여준 롯데 이대호 선수가 은퇴투어를 했다. 이대호 선수는 FA 자격을 얻은 2012년 롯데의 사상 최고 대우를 뿌리치고 일본 오릭스로 진출하면서 자신이 앉아있는 Comfort Zone을 탈피해 새로운 도전을 택했었다.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최고의 성적을 낸 후에도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했다. 비록 MLB 도전이 성공으로 끝나진 않았지만 조선의 4번타자로 불리며 최고의 대우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던 이대호 선수를 존경하게 됐다.

현재 편안함을 느끼는 위치 즉 Comfort Zone에서 벗어나 더 큰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발전은 없다.

ICT 시장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후배들에게 새로운 기술, 시장, 솔루션, 고객 발굴 등 언제나 새로운 일에 꾸준히 도전해 오랫동안 고객과 기술 그리고 몸담고 있는 생태계를 만족시키며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며 성장해 나가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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