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28)] 人財와 人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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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28)] 人財와 人災
  • 데이터넷
  • 승인 2022.04.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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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넷] 얼마전 옛 직장에서 필자가 교육시켰던 친구들을 만났다.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 초년병이었던 그들은 어느새 20년차 중고참이 돼 조직의 핵심으로 성장해 활동하고 있었다. 기업 CEO도 있고, 글로벌 기업 한국지사장도 여러 명으로 IT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듬직하고 자랑스러웠다.

당시 인터넷 관련 신기술 인력이 많이 필요했지만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력이 부족해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인재들을 뽑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6개월 정도 교육시켜 현업에 투입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자세한 기억은 없지만 필자가 그들에게 인재에 대해 한 말을 아직도 기억한다며 직장 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선배를 배려한 립 서비스라 할지라도 기분은 좋았다.

조직에서는 늘 인재를 찾고, 인재는 조직이 자기를 알아보지 못한다고 불평하며 균형을 잡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인재의 종류와 의미를 생각해 보자.

‘Good to Great’의 저자인 짐 콜린스(Jim Collins)는 스스로 동기 부여된 인재들을 버스에 태운다면 알아서 방향을 정하게 된다며 좋은 인재의 중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좋은 인재가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확실하기에 인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는 없을 것이다.

인재의 의미, 人材-人在-人財-人災

필자가 배웠던 인재론을 얘기하면 다음과 같다. 인재의 의미에는 4가지가 있는데 한자로 쓰면 의미는 각기 다르지만 공교롭게도 발음은 다 같다.

첫번째 인재는 人材다. 재목 재자를 사용해 조직의 재목이 될 사람으로 미래를 보고 투자와 교육 가치가 충분한 재능을 갖춘 직원을 의미한다. 그러나 재능이 있다는 것이지 꼭 필요하거나 반드시 성과를 낸다는 것은 아니다. 성과를 내는데 재능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관건으로, 가진 재능을 제대로 쓰지 못하면 유명무실해지거나 재앙이 될 수도 있는 직원이다.

두번째 인재는 人在다. 존재할 재자를 사용해 조직 내에 존재만 하는 사람으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저 자리를 지키는 사람으로, 이런 유형은 어중간한 직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재능도 있고 아는 것도 많지만 긍정적이거나 적극적이지 않고 애매한 성과를 만드는 직원으로 오래가지 않아 자연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세번째 인재는 人財다. 재물 재자를 사용해 조직 내에서 재물이 되는 즉 재산이 되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로 누구나 원하는 진정한 의미의 인재라고 할 수 있다. 삼성 이병철 회장의 면접장에는 관상가가 있었다는 소문이 있는데(필자의 삼성 면접때는 보지 못했다) 입사 지원자의 인상에서 회사의 자산이 될지 부채가 될지를 판단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마도 人財를 찾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네번째 인재는 人災다. 재앙 재자를 사용해 재앙이 되는 인재로 조직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다. 조직 내에 있다면 없어져야 할 사람이다.

과거 필자가 한 기업의 대표로 선임돼 업무를 시작했을때 몇 장의 러브레터가 비밀 이메일을 통해 배달된 적이 있었다. 러브레터의 내용은 본인은 회사에 애정이 많고 노력도 많이 하고 있는데 이 조직에 있어서는 안 될 5적(5賊)이 있으니 부디 이들을 정리하라는 투서였다.

확인 결과 일부는 맞고 일부는 무고에 가까운 모함이었다. 조직 운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는 누가 조직에 재산이 되는가를 구별하는 일일 것이다. 재산이 되는 좋은 인재들로만 구성된 조직은 스스로 성과를 만들고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앙이 되는 인재 역시 그들의 존재이유를 충분히 구축하고 있기에 구별해 내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리더의 역할은 좋은 인재를 가려 임무를 부여하는 일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누구나 처음에는 人材로 시작하지만 人財도 되고, 人在도 되고, 때로는 人災로 변할 수도 있다. 오늘의 人財가 내일은 人災로 변할 수도 있기에 늘 자기개발에 힘쓰고 조직의 비전과 본인의 비전을 잘 조율해 없어서는 안 될 진정한 人財가 돼야 할 것이다. 요즘 기업에서는 직책이나 직급을 부르기보다 모두를 프로라고 호칭하는 추세인데 재산이 되는 人財가 바로 프로일 것이다.

본인은 자신을 人財로 알고 폼을 잡지만 다른 이들은 人災로 보고 있다면 이는 재앙(災殃)일 것이다. 우리 모두 조심해야 하는 부분으로, 의외로 이런 착각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한번 고민해 보라. 혹시 人災인데 人財로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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