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20)] 스포츠에서 배우는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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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20)] 스포츠에서 배우는 리더십
  • 데이터넷
  • 승인 2021.12.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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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넷] 필자가 직장생활을 하며 부딪힌 최고의 골칫거리는 리더십에 대한 문제였다. 많은 유형별 리더십 교육도 받았고, 상황에 따라 다른 리더십을 발휘해야 된다는 주문도 늘 받아왔지만 리더십은 늘 어려운 문제다. 좋은 리더가 좋은 조직을 만들고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최근 스포츠에서 좋은 인사이트를 주는 사례와 이해하기 어려운 잘못된 사례를 동시에 보게 되면서 스포츠에서 배우는 리더십에 대해 수다를 떨어 보고자 한다.

올림픽에서 김연경을 중심으로 여자 배구팀의 선전으로 시작한 여자배구 인기가 높아지자 마자 재를 뿌리는 IBK 기업은행 배구단 사태는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옛 어른들이 3가지 싸움에서는 이기지 말라고 했다. 마누라와 싸워 이기지 말고, 공직자가 기자와 싸워 이기지 말고, 직장에서 상사와 싸워 이기지 말라는 것이다. 설사 싸움에서 이긴다 해도 그 후유증이 커서 이겼더라도 결국은 진 것이라는 교훈을 주는 말일 것이다.

어찌 항명 사태를 일으킨 코치는 영전하고 감독에게는 해명의 기회도 없이 해임하고 주동 선수에게는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이는지 필자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2002년 히딩크 감독이 보여준 경쟁을 통한 능력 향상 리더십, 열정을 끌어 내는 탁월한 소통 방식의 리더십을 보았고, 여러 국제 대회에서 믿음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해 놀라운 성과를 이끌어 낸 김인식 감독의 믿음의 리더십도 보았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선수단을 장악하면서 선수들을 아끼고 보호하는 형님 리더십을 보여주는 김태형 감독의 리더십도 보았다. 선수의 슬럼프에도 선발 기준의 원칙을 고수하며 열정을 불어넣은 결과로 세계 최고의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는 양궁 문형철 감독의 리더십 역시 많은 배울 점을 제시한다.

특히 KT 야구단 이강철 감독의 썩은 사과를 걸러 내는 일은 리더가 해야 할 책무로 그 조차 하지 않는 다면 리더의 자격이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와 함께 자율과 타율의 균형을 잡고 사생활은 간섭하지 않고 훈련에만 매진하게 하면서 파벌 조장이나 항명 선수는 걸러내며 고참들의 솔선수범을 이끌어내며 한국시리즈를 우승하게 됐다.

필자가 배운 리더십은 주로 리더들의 진정성, 공감, 소통 등이 중요하다고 배워왔다. 그러나 이 말은 리더가 마냥 ‘착한 사람’,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착하고 좋은 리더를 좋아하지만 셈이 빠르고 정치력이 강한 사람들은 착한 사람들을 ‘호구’로 여기는 경우도 종종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계산이 빠르고 정치적인 부하들은 착한 상사를 이용하기도 하고, 동료나 상사들은 그를 희생양으로 삼기도 한다. 그저 착하고 좋은 리더는 구성원들을 신경 쓰느라 구성원들을 제대로 훈련시키거나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필자는 존경받는 리더들을 많이 봐왔지만 그저 착한 사람, 좋은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직을 잘 다루는 리더들은 공통적으로 ‘강함’과 ‘부드러움’을 잘 조합한다. 사람마다 섞는 비율이 약간씩 다를 뿐 절대 ‘강함’을 놓지 않는다. 썩은 사과에 대해 단호하지 않으면 모든 사과를 썩게 만들 수 있고, 두려움이 없으면 함부로 선을 넘는 이들이 나타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평소에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필요할 때는 매우 강하다. 상황에 따라 매우 솔직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강하게 지시한다. 잘못에 대해서는 크게 혼을 내 해당 문제가 심각한 것임을 지적해 주는데 주저함이 없다. 사람을 배려하지만 성과 지향적이며 자신의 조직을 어필하면서 타인으로부터 미움 받을 용기를 감수하기도 한다.

물론 강함과 두려움으로 지배하려는 리더는 공감과 따스함을 더 품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저 ’좋은 리더’, ‘착한 리더’가 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할 필요가 있고 약자에게는 약하지만 강자에게는 강해야 한다.

그래서 나쁜 리더가 되지 않으면서도 조직을 하나로 만들어 좋은 성과를 내려면 이 두 가지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여하튼 좋은 리더가 되기는 참으로 어렵다.

지금은 대한민국의 리더가 되려는 후보자들이 연일 수많은 약속과 정책을 쏟아내며 좋은 리더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스포츠 세계에서 좋은 성과를 낸 리더들의 모습을 반면교사로 훌륭한 리더가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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