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40)] ‘원-윈’ 대화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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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40)] ‘원-윈’ 대화의 필요성
  • 데이터넷
  • 승인 2022.09.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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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넷] 싸움닭 기질의 필자가 가장 잘하지 못했던 대화 방식에 대한 반성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글로벌 기업에서 일할 때였다. 파트너 정책 실행을 두고 현업인 필자와 유통 담당의 견해 차이로 인해 회의 시간에 강압적이고 과격한 표현으로 상대에게 상처를 준 바 있다. 곧바로 후회하고 사과 이메일을 보냈지만 답장을 받지는 못했다. 아마도 받은 상처가 큰 탓이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지금 생각해도 미안하기 그지없다.

필자는 기업 및 공조직 경력에 더해 대학에서 6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기업과는 또 다른 문화를 경험했다. 기업에도 각각의 조직 문화가 존재하지만 대학에서 교수들의 토론문화는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대체적으로 총론에는 반대할 이유가 분명치 않아 찬성을 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상당히 논리적인 근거를 들며 반대 아닌 반대를 한다. 그러다 자신의 논리가 수용되지 않으면 바로 논쟁에 빠지며 무관심으로 돌변하고, 스스로 왕따를 자처하며 연구실에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고 지낸다.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논리적인 설득 능력을 갖춘 분들이 모인 집단이기에 특히 더 상대를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설득당하지 않으려는 의지 역시 강한 특성이 발현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정치인들도 이런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진영 논리나 정당의 방향에 따라 정책이라는 이름과 국민이 원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자신들의 주장만이 정답이라고 외치는 모습을 볼 때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생각된다.

물론 기업에서도 서로 다른 주장 때문에 논쟁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경쟁구도 혹은 시장에서의 요구나 기업의 이익 목적상 타협하고 협업을 강요당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협력은 하게 된다. 그러나 교수 집단에서는 무관심 혹은 스스로 자신을 왕따로 만들며 타인과 멀리하려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그래서 대학에서는 과화만사성(科和萬事成) 즉, 학과내 화목이 어렵다거나 교수 3명을 줄 세우기가 어렵다는 말을 너무나 당연히 받아들이는 점을 필자는 교수 초기 시절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기술과 시장 수요의 복잡성에 따라 정답이 하나인 경우가 없는 만큼 무엇이 정답인지 확신하기 어렵기에 선택을 강요당하게 된다. 이런 경우 논쟁하고 토론하고 회의하며 방향을 정해야 하지만 타협하지 않고 설득하려 하고 압박하기도 한다. 이처럼 자기 주장이 강해지면 논쟁을 넘어 투쟁과 싸움으로 변질되기 마련이고, 자기 편을 만들어 주도권을 잡으려고 애쓰게 된다.

패자 없는 윈-윈 게임 해야

조직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할 경우 제일 먼저 협력할 사안인지 회피할 사안인지 판단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회사의 목적과 일치하는지, 우리 부서나 나의 성공에 도움이 되는지, 어려운 일은 아닌지, 잘못되면 망신당하거나 징계를 받게 될지 등 부정적인 측면을 먼저 보게 된다. 그리고 위험이 적다고 판단되면 협력하려는 마음을 갖게 되는데 협력에도 적극적인지 회피적인지에 따라 결과는 차이가 나게 된다.

두 번째는 회피도 협력도 아닌 타협을 할지 결정하는 단계일 것이다. 과정에 대한 타협 혹은 결과물에 대한 타협 등 부서간이나 개인간 서로 이해하는 범위를 정하고 타협안을 만들어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일방적인 승자가 없는 방안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논리만이 정답이라 주장하며 조직의 발전에 역행하는 문화는 기업을 파멸의 길로 안내하게 된다고 필자는 믿는다.

마지막은 경쟁 혹은 협업을 결정하는 단계라 생각된다. 가장 좋은 방안이 협업인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부서나 개인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함께 노력하는 협업이 현대 사회생활에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이유로 타협도 되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 펼친다면 결국 경쟁할 수밖에 없다. 경쟁을 하게되면 누가 옳은 지 누구의 의견이 맞는지 최종 판단은 결과가 말해준다.

기업에서 이런 상황이 만들어지면 이미 시장과 고객은 멀리 떠나고 난 다음이라 회생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겨 본들 무엇하겠는가. 이미 고객은 떠났는데.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기 마련인 게임은 기업 내부에서는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최선 혹은 최고의 방법에 모두가 동의해 협업하지 않는다면 타협이라는 최적의 방안을 찾아 패자가 없는 윈-윈 게임을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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