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3)] “첫 출발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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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3)] “첫 출발이 중요하다”
  • 데이터넷
  • 승인 2021.02.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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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넷] 2021년 새해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새내기 직장인이 많을 것이다. 필자가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한 때를 생각해 보니 참으로 어수룩했음을 이제서야 알게 된다.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설레면서도 약간은 두려운 시간이다. 신입 사원은 회사가 어떤 곳인지도 잘 모르고, 내가 해야할 일은 더더욱 모르고, 구성원이 어떤 사람들이며,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 무엇을 물어 봐야 하는지 조차 모른다.

그러나 이 시기는 회사도, 선배도, 간부도 나를 관찰하고 시험해 보는 시간이기에 매우 중요하다. 좋은 인상을 준다면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겠지만 나쁜 인상을 준다면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일도 맡지 못할 수 있는 만큼 중요한 시기다.

필자는 처음 연수원 교육을 마치고 부서 배치를 받았는데 당시 과장이 2~3일간 시장 조사를 하고 보고서를 올리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 시기애는 과장의 역할이 매우 커서 결재권도 있고, 업무 지시는 물론 평가 권한도 있어 매우 중요한 상사였다.

필자가 실제 시장 조사를 해보니 보다 다양한 지역과 업종의 고객을 만나 물어 봐야 하고, 많은 공사업체 및 대리점들을 만나 상세하게 보고서를 작성하고 싶어 1달의 시간을 요청하고 보고서를 올렸다. 이 보고서가 마음에 들었는지 사장까지 보고되는 눈에 띄는 결과를 만들게 됐다. 신입 사원의 보고서가 사장에게 올라가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 이후부터 나는 신입 사원이지만 의견은 언제나 받아들여졌고, 인정받을 수 있었고, 승진도 남보다 빨라 자신감 넘치는 직장 생활을 보낼 수 있었는데 이는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운 탓이라 생각해 본다.

기회가 돼 공공기관장으로 업무를 시작하던 때를 되돌아 보더라도 첫 시작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공공기관의 업무는 반복되거나 관행적인 부분이 많아 변화를 주기보다는 하던 대로 하려는 경향이 짙은 조직이라고 본다.

취임식이 끝나자 업무 보고를 한다며 심지어 하고 싶은 대로의 인사조치까지 준비해 결재하라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기에 업무 보고는 미루고 대신 첫 업무를 비정규직 직원들과의 오찬으로 시작해 전 직원(100명이 채 안됐기에 가능) 1:1 면담을 시작하며 업무 파악에 들어갔다.

특히 비정규직 직원들의 업무 성과를 평가해 정규직 전환을 약속하고 실행에 옮겨 당시 직원이 팀장으로 성장해 근무하고 있음을 볼 때 매우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된다.

업무 파악 후 받는 보고에는 부서장 발표 시 직원들을 참여시켜 그들이 보내는 바디 랭기지를 보며 부서장과의 의견 일치 여부를 판단할 수도 있었다.

이런저런 것들을 바탕으로 3개월 후 가진 직원들과의 워크숍에서 그간 파악했던 문제점을 소상히 설명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하자 직원들이 나의 업무파악 정도에 굉장히 놀라며 대부분의 주력 직원들이 동참하고 지원해 주었기에 취임 첫해부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당시 산업자원부 경영평가에서 만년 중하위그룹에서 당당히 상위그룹으로 평가받고 인센티브를 직원들에게 직접 전해주며 다음해에는 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계기를 만들었던 점은 참으로 보람있는 일이었다. 임기 만료 퇴임식 기념패에 직원들이 그러한 내용을 그대로 적어 줘 중요하게 간직하고 있다.

신입 사원들이여 명심하라. 시작은 작은 일이라도 남보다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소통하고 배려하며, 모르면 물어가며 작은 일부터 해결해 나가면 점점 큰 일도 맡게 되고 더 큰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소한 부주의로도 상사나 동료에게 인정 받지 못할 수 있고, 게으름을 보인다면 점점 더 작은 일만 맡게 되고 큰 일은 할 수 없는 사람으로 치부돼 결국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조직을 떠나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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