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7)] 크레이지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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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7)] 크레이지 보스
  • 데이터넷
  • 승인 2021.04.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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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넷] 필자는 오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많은 유형의 상사와 일해 왔고 또 누군가에게는 보스였다. 때론 다투며 상사를 비판하면서도 그 모습을 닮아가는 나를 발견하곤 놀란적도 많다.

특히 전형적인 업무 지향형 모습을 보여주는 상사가 많았는데 실적 중심의 업무를 하는 문화가 그런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리더의 기본 역할은 팀원들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리더십 발휘는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지시도 하고, 토의도 하고, 결정도 하고, 책임도 져야 하는 것이다. 결코 쉬운 자리가 아니지만 누구나 오르고 싶은 자리기도 하다.

글로벌 기업에서 일할 때의 일이다. 주간 단위로 휘몰아치는 실적 점검으로 필자를 들볶던 상사가 수술을 앞두고도 주간 실적을 챙기는 전화를 걸어왔을 때의 당황스러움은 그 무엇이 이 상사를 실적에 목매게 하는지 큰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 상사의 이름이 JW 메리어트(JW Marriott) 호텔과 비슷해 호텔 간판만 봐도 인사하고 지나간다고 농담을 할 정도였다.

이런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던 때 문득 눈에 띈 책 광고를 보고 제목이 맘에 들어 읽게 된 책이 있다. 미국인 저자(Stanley Being)의 ‘열정이 빚은 광기’라는 책으로 왜 성공한 보스가 미쳐(?)가는지를 설명하는데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책에서는 보스 자리에 오른 자들은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들의 장점인 집요함, 대범함, 철저함, 추진력, 열정 등이 큰 힘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보스 자리에 오르고 나면 장점들이 극심한 중압감과 책임감으로 일그러지고 성분이 변질돼 광기로 분출된다고 설명한다. 보스를 유형별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1. 미친 들소(가장 흔한 깡패형 보스): 늘 감정 상태는 분노에 가득 차 있고 지속성 결여와 타인에 무관심하며 절대적인 충성과 복종을 요구하는 유형이다. 이런 상사와 일할 땐 항상 냉정함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 집념의 편집광: 지독한 편집증 소유자로 피해 망상과 사소한 부분에 대한 집착이 있다. 감정적으론 늘 두려움을 느끼고 살며 간혹 정상을 보일 정도로 극도의 흥분 상태이므로 무감정 상태이거나 타인을 불신하며 고집불통의 모습을 보이게 된다. 최근 성공한 CEO들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건 시대적인 상황 때문이리라 믿는다. 이런 경우엔 침묵과 무반응이 효과를 볼 수 있다.

3. 안하무인: 말 그대로 잘난 척, 아는 척, 대접 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며 조울증 환자처럼 감정기복이 심하고 아첨꾼들이 득세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엔 보스의 소박한 영화가 순조롭게 상영되도록 해주면 된다. 예상되는 행동을 하는 보스이므로 의외로 대처하기 쉬운 경우라 하겠다.

4. 소심한 공작새: 우유부단한 겁쟁이 보스 유형이다. 이런 이들은 모든 일은 서류로 증명하려 하며 남의 공은 가로채고 오로지 상사의 의종을 꿰뚫는 초능력이 필요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 서서히 마모돼 가는 유형이기에 언젠가 그 자리가 내 것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5. 굶주린 하이에나: 최종 완결판으로 앞의 4가지 유형이 집대성돼 일이나 술 등 어느 하나에 집착 몰두하는 경향을 보이며 광기의 질주로 결국 파멸을 초래하는 유형으로, 사라진 영웅들도 상당히 많다.

보스의 자리에 오르기도 어렵지만 오르고 나더라도 그 자리를 유지하고 보다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장점들이 변질되면서 몰락의 길로 가는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 필자 역시 비판을 들은 적이 있다.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구별해 대한다는 평이었는데 스스로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유형의 사람이 있기에 그런 모습의 보스였다고 생각해 본다.

직장의 상사 여러분! 창업으로 성공한 리더 여러분! 사회에서 성공한 상사 혹은 정치인 여러분!

모두 주의해야 한다. 여러분이 가진 장점이 변질되면 미치게 될지도 모른다. 최근 미국의 어떤 리더도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우리 주위에는 좋은 보스인 척 선한 양인 척 위선적인 모습으로 본색을 감춘 보스들이 많음을 알고 살아가야 한다. 이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좋은 보스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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