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16)] 기술 영업인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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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16)] 기술 영업인의 자격
  • 데이터넷
  • 승인 2021.10.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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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넷] 필자는 삼성전자에 입사 후 세일즈 & 마케팅 업무를 시작한 인연으로 직장 생활의 대부분을 기술 영업의 임무를 수행하며 성장해왔다.

초반에는 많이 힘들었다. 영업 분야가 생소할 뿐 아니라 정보통신장비와 같은 기술 제품에 대해서도 잘 몰랐고, 오히려 제품에 대해 더 많이 아는 고객을 만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특히나 막강한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경쟁자가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어려웠다.

B2B, B2C와는 또 다른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기에 기술 영업 사원을 양성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으로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

B2B에서는 영업 직원을 대부분 영업대표라고 칭하지만 필자는 기술 영업 사원이라고 부르고 있고 대학에서도 학생들에게 그렇게 지도한 바 있다. 물론 대부분의 학생들은 잘 받아들이지 않고 엔지니어나 개발자를 꿈꾸는 경우가 다반사였지만 지금도 직장 생활의 꽃은 기술 영업 분야이며 성공하고 싶은 청춘들이 도전해 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B2B에서는 홍보나 광고, 다른 마케팅 수단의 효용성보다는 마케팅 믹스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중 하나인 프로모션이 중요하다. 기술 영업인의 능력이 바로 세일즈 결과와 직결되는 상황을 많이 봤고, 기술 영업인의 수준을 보면 회사의 경쟁력을 바로 알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기술 영업인의 중요한 자격 조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고객의 문제를 잘 파악하는 능력과 함께 고객에게 도움을 주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다.

2. 시장에 대해 아는 것 역시 중요하다. 트렌드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경쟁 상대는 누구며 어떤 활동과 전략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지도 모르고 회사의 메시지만 전달한다면 택배 기사에 불과하지 않을까? 생각 보다 이런 사람이 많다.

3.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고객을 만나고 경쟁을 하고 성공과 실패가 반복되기도 하고 숫자에 대한 압박도 느끼는 기술 영업은 스트레스가 많고 좌절을 느끼는 경우도 다반사라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4. 제품이 다양화되고 솔루션이 복잡해지면서 기술적인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 기술 영업이라고 부르듯이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솔루션은 물론 미래의 방향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능력은 엔지니어 수준에 버금가야 한다.

5. 고객을 설득하는 능력, 고객의 말을 잘 들을 줄 아는 능력, 그리고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인맥도 매우 중요하다.

벤처 경영인의 대부로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있는 이금룡 코글로닷컴 회장이 페이스북에서 설명한 ‘우군화(友軍化)’라는 글을 공유한다. 기술 영업인이라면 각별히 명심해야 하는 사항이다.

“성공한 사람 그리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도 비교적 장수한 사람들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우군화가 뛰어난 사람이다. 우군화란 상대방의 지위가 높건 낮건 자신과 연결돼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조금이라고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 큰 반대급부를 바라지도 않고 계산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카톡이나 문자 메일이 오면 빠르게 회답하고 필요하면 정보를 제공해준다. 그냥 주위에 인연이 있는 사람이 잘되게 성의를 다하고 신분이나 지위 등을 따지지 않고 우군 즉, 내 편으로 만들 줄 안다. 실제로 사회생활을 해보면 내가 무엇을 해보려고 해서 되는 것도 있지만 생각지도 않게 주위의 추천이나 도움으로 성과를 내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평소에 호감을 갖고 있거나 작은 도움을 받은 사람이 적극적으로 추천한 결과다.”

기술 영업인은 외부 고객은 물론 내부 고객인 동료들과의 관계도 특히 좋아야 한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경쟁을 하면서 실패한 경우 상사나 경쟁사 심지어 기술팀 동료들에게 화살을 돌리며 우군화를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는 반드시 주의해야 하는 항목이다.

이러한 기술 영업 인력의 자격을 놓고 보면 태생적으로 타고나야 한다고 믿는다.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의 말을 잘 들을 줄 알고, 설득 능력도 있어야 하며,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줄도 알아야 한다. 또한 기술자에 준하는 전문성도 갖춰야 하고, 주위 사람을 내편으로 만드는 능력까지 갖춘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타고 났지 못했다면 꾸준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노력의 결과가 달콤한 보상으로 이어지고, 승진과 성공을 앞당기는 결과 역시 기술 영업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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