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39)] ICT 기업의 소중한 자산 ‘시스템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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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39)] ICT 기업의 소중한 자산 ‘시스템 엔지니어’
  • 데이터넷
  • 승인 2022.09.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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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넷] 필자가 우수한 ‘SE(System Engineer)’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글로벌 기업에 근무하며 좋은 인재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행복감은 많은 동기부여가 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도 그들의 실력을 믿기에 두려움 없이 나갈 수 있었다.

고객의 상황에 맞도록 제품을 최적화하거나 최고의 효율을 내도록 기본 구성을 그리는 일에 더해 현지화 등 개발자에 준하는 일을 하는 엔지니어를 SE라 부르는데, ICT 기업의 영업직군 만큼 어쩌면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직종일 것이다.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SE라는 직종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데 어려움은 있었지만 현장 실습을 통해 SE의 중요성을 경험할 수 있게 도왔고, 그 이후 상당수의 제자들이 SE로 근무하고 모습을 행복하게 지켜보고 있다.

SE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아니지만 고객의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최일선 엔지니어의 다양한 역할 때문에 여러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프리 세일즈(Pre Sales)와 포스트 세일즈(Post Sales)로 구별하면 쉬운데 설치, 관리, 유지 보수와 테크니컬 어시스트 센터(Technical Asist Center) 같은 업무를 하는 엔지니어는 포스트 세일즈 엔지니어로 부르기에 역할과 책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프리 세일즈로 한정하면 그 역할이 상당히 달라진다. ‘솔루션 아키텍처’라고 부르기도 하고 ‘세일즈 컨설턴트’나 ‘테크니컬 어드바이저’로도 불리기도 한다. 필자는 고객에게 ‘테크니컬 어드바이저’로 인정받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일즈 역할이 많아 ‘세일즈 엔지니어’로 불리기도 하는데 SE들은 엔지니어를 강조하고 싶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하지만 필자는 ‘세일즈 엔지니어’가 역할을 설명하는데 적합할 듯하다.

미국에서 2000여 기업의 중견 임원들을 대상으로 SE들에게서 기대하는 우선 순위를 조사했더니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첫 번째는 고객의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와 도전 그리고 위험요인을 알고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혁신적인 최고의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대화와 소통 즉 설명하고 설득하는 능력이다.
네 번째는 바르게 일하는 것과 효율적인 실행 능력 등 절차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깊이 있는 기술력(부족하면 빌려 올 수도 있다)이다.

조사 결과 기술적인 부분이 생각보다 우선 순위의 앞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았다. 결국 좋은 SE는 고객의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제안하는 제품이 고객의 매출이나 이윤, 시장점유율 또는 효율성 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 준다.

ICT 기업의 꽃은 바로 SE라고 생각하는 필자는 좋은 SE가 영업대표의 역할까지도 훌륭하게 수행하며 기업의 이익을 창출하는 중요한 자산이라 믿는다. 고객들은 영업대표나 CEO의 말보다 SE의 말을 몇배 더 신뢰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고객의 신뢰도 비중: 영업대표 17.4%, SE 43.3%, CEO 9.0%). 우수한 SE를 확보하고 키우는 기업만이 ICT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확실한 만큼 SE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SE는 고객의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설득과 설명 능력을 갖추고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을 통해 새로운 기술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일을 하는 절차까지 잘 지키고 회사 내외부에 필요한 부분의 협업을 하는 멋진 업무를 수행한다.

이러한 SE를 보유한 기업과 일을 한다면 차질없이 과제를 진행하고, 고객의 매출과 생산성 향상은 물론 시장에서의 입지 역시 탄탄해질 것이다. 필자가 직장생활 초기로 돌아 간다면 도전해 보고 싶은 직종이 바로 SE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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