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21)] 위기를 느낄 줄 아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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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21)] 위기를 느낄 줄 아는 지혜
  • 데이터넷
  • 승인 2021.12.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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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넷] 한 달 전쯤 어느 날 새벽 골프 약속이 있어 운전을 하는 중 라디오에서 명사강의가 들려왔다.

그 시간에 좋은 강의를 들은 경험이 있어 일부러 채널을 맞췄는데 양궁 대표팀 문형철 감독의 세계제패 비밀을 설명해주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

먼저 원칙 경영을 설명하며 대표 선발의 기준은 언제나 실력위주로 경쟁을 통해 최상의 성적을 내는 선수로 선발하는데 선발 이후 선수의 슬럼프가 왔을 때 많은 이들이 선수를 교체하라는 압박을 가해와 어려움이 컸다고 한다. 우승을 못하더라도 협회의 규정을 지키는 원칙 경영을 따르고 선수에 대한 믿음을 통해 실제 대회에서는 슬럼프를 극복한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데 결정적인 수훈을 세워 원칙도 지키고 우승도 하는 경험을 설명하는데 필자는 전율을 느꼈다.

또 다른 비밀 무기로는 우승하는 순간이 바로 위기라고 느끼는 지혜라고 설명한다. 우승의 순간이 바로 자만하거나 만족하는 순간이기에 위기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만하거나 안전지대에 머무르려는 마음가짐을 갖는 순간 경쟁자가 따라온다고 확신하고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훈련에 매진하도록 하는 리더십을 설명했다.

필자가 오랜 기간 몸담았던 삼성의 경우에도 몇 십조의 매출과 이익을 창출하면서도 늘 향후 몇 해가 중요하다, 위기다, 변해야 한다, 혁신만이 살길이다 등의 구호가 빠진 적이 없다. 경쟁사 보다 조금 앞서 있더라도 긴장하지 않으면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계한 것으로, 직원들 입장에서는 가끔 이해하기 힘들 때도 있었다.

직장 생활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언제나 위기는 있기 마련이고,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성공을 한 사람이나 조직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정치판에서도 위기 관리를 잘못해 심각한 상황에 빠지는 것을 본 바도 있고, 위기관리 잘못으로 시장에서의 입지가 매우 어려워진 기업의 수많은 사례를 직접 보고 들어왔다.

위기는 늘 찾아올 수 있다. 그래서 경영자는 언제나 조직의 위기감을 인식시키고 임직원들의 경각심 고취와 동시에 새로운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스포츠 세계에서도 위기관리는 중요하다. 히딩크는 무한경쟁 체제를 도입해 항상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도록 위기감을 심어 놓는 리더십을 보인 바 있고, 이강철 KT 감독이 보여준 썩은 사과는 들어낸다는 리더십과 김태형 두산 감독이 보여준 고참 선수도 성적이 부진하면 곧바로 2군행이라는 긴장감을 늘 유지하도록 만드는 리더십을 보인 것 역시 위기관리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생각된다.

한때 “자식과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조직 전체의 위기감과 대응력을 강조하던 삼성 이건희 회장을 생각해본다. 국내에서 압도적인 성장을 하던 그 시절에도 늘 위기라며 변신을 요구했다.

지금 잘팔리는 제품이 10년 후에는 모두 사라질 가능성이 크기에 지금이 진짜 삼성의 위기라는 것이다. 잘 나가고 있는 삼성이 이토록 위기라 외치며 변신과 혁신을 요구하는데 경쟁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현 상태에 만족해 안전지대에 머무르려는 마음이 생긴다면 이야말로 가장 큰 위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빵 중에 최고가 안전 빵이라는 우스개소리가 있다. 이런 이유로 청년들이 공무원시험에 매달리는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고 필자는 믿는다.

대부분의 조직은 나름의 성공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아직 살아 남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그 성공에 도취하거나 리더가 성공확신에 대한 편향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면 그 결과는 최악의 상황으로 반전해 나갈 것이며 좌초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필자도 조직을 이끄는 리더 자리에 있어 본적이 있다. 작은 조직에는 위기가 더욱 쉽게 찾아 오고, 작은 위기에도 크게 휘청일 가능성이 크다. 기초 체력이 약하기 때문으로, 문제가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작은 위기를 가볍게 보면 쉽게 큰 위기로 변할 것은 자명하기에 늘 긴장해야 한다.

기업과 직장인 모두 언제나 위기가 올 수 있고 그 위기를 피부로 느끼려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느끼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만이 그 위기를 남보다 먼저 파악하고 대응전략을 세울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 심지어 위기가 눈앞에 있어도 모르는 사람도 많고, 알아도 대응이 느리거나 어떻게 되겠지라는 안일함으로 무시하는 사람도 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어떤 위기가 눈앞에 있는지 잘살피고, 위기관리에 탁월한 사람, 위기관리에 탁월한 조직을 만드는 일에 성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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