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17)] 야구보다 축구?
상태바
[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17)] 야구보다 축구?
  • 데이터넷
  • 승인 2021.10.23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이터넷] 지난 8월 도쿄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야구와 축구는 감동보다는 실망감을 안겼다. 그래도 스포츠는 함께 소리지르고 환호하며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힐링의 시간을 갖게 해주는 순기능이 훨씬 크다.

최근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허재, 박세리, 박찬호, 안정환 등 은퇴한 스포츠 스타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선수시절 일화를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풀어내며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처럼 운동선수의 도전, 열정, 성취, 좌절 그리고 승리와 팀워크 등 많은 부분이 우리 인생의 중요 단어와 중첩돼 비교되고는 한다.

시스코 근무 시절 ‘How to Play’라는 슬로건으로 월드 세일즈 컨퍼런스에서 전설적인 복서 슈가 레이 레너드(Sugar Ray Leonard)가 돌 주먹 로버트 듀란(Roberto Duran), 빡빡이 마빈 헤글러(Marvin Hagler), 턱 분쇄기 토마즈 헌즈(Thomas Hearns) 등 당대 최고 선수와의 시합에서 이긴 내용을 전략적으로 운영한 승리로 정리한 강의를 직접 들은 순간은 중학교 시절 잠시 권투 선수를 경험해본 필자는 매우 인상 깊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운동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승리와 성공을 갈망하는 열정 덩어리다. 성취감을 맛보려는 열정이 누구보다 강해 힘든 훈련을 참고 이겨내는 것이다. 이는 직장이나 사회 생활을 하는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하는 기본정신이 아닐까?

입담 좋은 야구 해설가 고 하일성씨를 초청해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당시(2004년쯤으로 기억됨) 롯데에는 한 번도 등판하지 않지만 10승 투수의 연봉을 받는 선수가 있다고 한다. 상대 투수가 궁지 몰린 상황에 멘탈을 더욱 흔드는 코멘트를 벤치에 앉아서 날려주면 그 투수는 여지없이 무너지는 투구를 한다는 것이다. 야구는 이러한 특별한 재능(기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국가대표 100미터 선수 출신의 서말구씨가 대주자 전문 선수로 뛴 적도 있고, 대수비 전문이나 도루 전문 심지어 특정 투수의 공만을 잘 받아주는 전문 포수까지 있는 것을 보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이는 야구선수의 가장 큰 무기는 작전 수행 능력에 있음을 설명해 준다.

감독이나 코치의 전략과 작전 지시에 따라 본인이 가진 재능을 실행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직장이라는 강호세계에 사는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물론 한가지 확실한 무기(재능, 기능 등)만으로도 좋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겠지만 고객 혹은 파트너 그리고 경쟁은 물론 수많은 회의 등을 통해 시의 적절하게 대응해야 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작전 지시를 해주는 감독/코치가 항상 곁에 있지 않기에 본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각인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축구선수처럼 말이다.

축구선수는 시합에 나가기 전 잘 준비돼 있어야 한다. 최상의 컨디션은 물론 팀의 전술이 4-4-2인지 4-3-3인지 4-2-3-1인지 상세하게 알고 준비해야 하며 방어 대상은 누구이며 어떤 기술을 발휘하는지 플랜 A와 B 등 완벽하게 알고 있어야 하고 여기에 임기응변 능력까지 갖춰야 좋은 축구선수라 할 수 있다. 누구에게 패스해야 하는지 감독이나 코치에게 일일이 물어보고 찰 수 없기 때문이다.

학교와 사회의 교육 방식이 교가나 부모님 말씀을 잘듣는 것이 최고로 인정받는 환경에서 자란 요즘 세대에서는 야구선수 정도만해도 좋은 인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에서 성공하는 선수가 되려면 축구선수 같은 다양한 지식과 능력을 갖춘 준비된 선수가 돼야 한다고 믿는다.

직장이라는 강호세계에서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시장 동향: 세상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알아야 한다.
· 회사 정책과 전략: 내가 속한 기업의 위치와 경쟁력 그리고 임무까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 경쟁사 동향: 진정한 경쟁자가 누구며 그들의 무기(전략과 성능)는 무엇인지 나의 대응 무기는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 고객의 진정한 고민: 고민 해결 의지와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잘 설명하는 스킬을 갖춰 고객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 고객에게 전해줄 수 있는 가치: 누구보다 더 좋은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음을 알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필자는 축구보다 야구를 더 좋아한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축구선수 같이 잘 훈련되고 게임 플랜을 숙지하고 시장을 누비는 선수가 돼 성공 후 누리는 성취감을 즐기는 진정한 프로선수가 되길 바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