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2)] 경쟁과 협력 ‘코피티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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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2)] 경쟁과 협력 ‘코피티션’
  • 데이터넷
  • 승인 2021.02.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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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넷] 경쟁과 협력의 관계를 의미하는 ‘코피티션(Copetition)’은 ‘협력(Cooperation)’과 ‘경쟁(Competition)’의 합성어다. 이는 경쟁적 협력 관계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단어는 IT 업계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

개인적으로는 삼성에 입사하자 마자 정보통신 시장에서 영업 활동을 담당하게 됐는데 당시 강호에는 시장 점유율 절대지존의 ‘금성통신’이 버티고 있어 신규 진출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꾸준한 경쟁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이기려 노력하며 쌓은 노하우를 통해 서로 성장하는 경험을 한 바 있다. 특히 전 세계를 호령하던 루슨트, AT&T, 지멘스, 에릭슨 등 글로벌 기업의 국내 진입을 함께 막아낸 추억은 지금 생각해봐도 매우 잘한 일이었다.

1970년대 통신 시장은 음성(Voice) 위주였고 앞서 언급한 글로벌 기업들은 각각의 고유한 통신 프로토콜을 바탕으로 각자의 시장에서 증설, 유지보수 등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데이터 통신을 주창하며 등장한 시스코, 쓰리콤, 베이, 익스트림, 스트라타콤 등의 거센 도전을 받게 된다.

이들 거대 기업들은 그 동안 벌어들인 수익을 기반으로 투자와 개발 여력이 충분해 신생 기업들과 데이터 통신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주 수입원인 유지보수와 증설을 통한 손쉬운 이익 창출이라는 달콤함에 빠져 서로 협력하지 못했다.

반면 후발 데이터 네트워크 기업들은 TCP/IP 표준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확대해 나가며 이들 공룡기업의 통신 사업을 무너뜨리고 다른 기업에 인수합병까지 당하게 하는 성과를 거둬들이게 된다.

물론 협력을 잘하던 데이터 네트워크 기업들은 기세를 올리며 선전했지만 서로간의 경쟁에서 승자와 패자로 구분되면서 시스코, 주니퍼 등으로 재편되고 말았다. 무릇 기업이나 사람 모두 경쟁과 협력을 잘해야만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는 교훈을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아마도 변화를 가장 두려워하고 받아 들이는 속도가 가장 느린 정치집단에서 코피티션은 매우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다.

경쟁할 때와 협력할 때가 분명히 달라야 하거늘 패거리 정치의 문화에 젖어 내편은 무조건 협력하고 남의 편은 무조건 경쟁하거나 한술 더 떠 헐뜯고 비판하는 현재의 모습을 보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방탄소년단(BTS)을 위시한 대표적인 한류 성공 사례인 K-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쟁과 협력이 수시로 일어나며 최적의 조합을 만들고 발전을 거듭해 세계를 무대로 그 인기의 폭을 넓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학에서도 코피티션의 기회는 많다. 캡스톤 디자인(Capstone Design)이나 각종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교내 경쟁과 대외 경쟁은 물론 팀워크를 통한 서로의 경쟁력을 높여 간다면 본인이 희망하는 직업을 갖는데 그리 어려움이 없으리라 믿는다.

젊은 시절에는 반드시 이기는 경쟁보다는 경쟁하며 배우고 협력하며 배우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일에 꾸준히 도전하라고 권하고 싶다. 기업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인재에 늘 목말라한다는 사실을 취업준비생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원하는 직업을 갖고 싶다면 준비하고 또 준비하라. 작가 이외수가 ‘사랑외전’에서 말한 존버정신을 발휘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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