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29)] 어중간한 직원의 그 애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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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29)] 어중간한 직원의 그 애매함
  • 데이터넷
  • 승인 2022.04.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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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넷]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수많은 일을 겪게 된다.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영웅담을 늘어 놓는 자랑 시간을 가질 때도 있지만 실수와 실패, 실적에 시달리고 상사나 동료와의 갈등과 불협화음을 극복해야하는 일이 참으로 많은 것이 직장생활이다.

필자는 외국계 기업을 다녀서 실적 압박이 유난히 심했고, 결과로 평가받는 글로벌 기업의 특성에 익숙해서 그런지 목표 지향적이고 결과를 중시하는 직장생활을 해왔다.

그렇다보니 실적을 내는 직원을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됐다. 그들의 결과에 따라 필자의 실적이 연계되다보니 직원에 대한 평가는 실적 위주가 되고는 했다. 지나치게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매력적이기 보다는 냉정한 매니저가 된 필자를 발견하고 마음 아파한적도 많았었음을 고백한다.

경쟁사 보다 한참 뒤늦게 사업을 시작한 삼성에서 힘겨운 상대들과 경쟁하던 시절, 사실 전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수도 있었던 그 당시 찾아온 IMF라는 복병으로 인해 150명 중 32명의 사직서를 받아내야만 했던 큰 아픔을 겪은 바 있다. 또 글로벌 기업 근무 시절에는 시장 침체에 따른 구조조정을 위해 동료들을 떠나보내야만 하는 매니저로서의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특히 힘들고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마다 누가 좋은 직원이고, 누구를 내보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란 쉽지 않았고, 필자를 많이 괴롭혔다.

빌 게이츠는 “최악의 사원을 고용하는 것보다 어중간한 사원을 고용하는 것이 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일을 게을리하는 직원은 있어도 상관없다. 왜냐하면 해고하면 되지만 적당히 일을 하는 어중간한 직원을 고용하면 골치 아픈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무에 필요한 인원보다 적은 인원을 고용해 우수한 두뇌가 일을 해내도록 경영하라고 조언을 한 것이다. 일견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리더십 교육을 받기 위한 미국 출장 중 글로벌 리더들과 리더십에 대해 토론하며 나눴던 이야기들이 떠 오른다. 당시는 직원들을 실적 달성을 위한 도구로 보는 듯한 관리 패턴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시기로 기억된다.

글로벌 리더들과 직원에 대한 가치관 차이는 있었지만 어떤 직원을 지키고, 어떤 직원을 지키지 말지에 대한 토론 결과에는 공감할 수 있었다. 당시 기억을 되살려 보면 다음과 같은 3가지 유형의 직원들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1. Underperformer: 실적이 저조한 저성과자로, 당연한 말이라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2. Complainer: 불평 불만이 많은 불평분자(건설적인 불만이 아닌)는 다른 사람에게 악영향을 미쳐 부정적인 불평만 가득한 조직으로 변할 수 있다. 매사 부정적인 사람이 조직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좋은 실적을 내더라도 전체적으로는 안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3. Slow developer: 여기에 속하는 사람이 앞서 언급한 어중간한 직원일 것이다. 실적은 어느정도 내지만 발전 속도가 느려 그 자신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직원이다. 그 어떤 분야 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변화하는 IT 업계 종사자는 어중간한 사람이 된다면 살아 남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일’을 하는 존재다. 그런데 그 일을 하는 곳에서 알게 모르게 자신의 위치가 드러난다. 그 위치가 어중간한 자리라면 이제라도 빨리 옮겨가거나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노력을 처절하게 해야 한다.

힘들고 지치더라도 흠뻑 땀 흘리며 노력하고, 비록 실수를 하더라도 혼을 쏟아붓는 열정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나중에는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위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가 어중간한 직원인지 혹은 그보다도 더 못한 직원은 아닌지 뒤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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