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60)] 피드백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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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60)] 피드백의 달인
  • 데이터넷
  • 승인 2023.06.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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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넷] 지난 2회에 걸쳐 평가의 시대에 평가를 잘 받기 위한 방안과 공정한 평가에 대해 얘기한 바 있다. 이러한 평가의 결과를 전달하는 방법이 바로 피드백이라고 생각된다.

피드백은 주로 부하사원이 행했던 일의 결과를 알려주고 대처 방안, 대응 방안 등을 조언해 줄 때 많이 사용하는데 기업, 학교, 공공 등 전 분야에서 이뤄지며 부하 직원이 상사에게 피드백을 주는 경우도 더러 있다. 처음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던 시절 대규모 고객 행사에서 모시던 사장의 오프닝 리허설을 보고 격의 없이 보완점에 대해 피드백을 주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고 당시에는 파격적으로 느꼈던 기억도 있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고민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직장에서는 상사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도 있지만 상사들도 나름의 어려움이 있고 부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나름 생각해서 피드백을 주지만 부하 직원이 받아들이지 않고 꼰대 취급을 하면 불편한 것이 상사이기도 하다.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던 시절, 함께 일해야 하는 파트너 관리부서의 능력 있는 직원에게 정책과 전략에 대해 분명하게 피드백을 주고 대화를 통해 의견도 충분히 개진됐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들에게 공격받는 결과를 초래한 적이 있다. 필자의 피드백이 공격 대상이 되고, 반대의 정책을 만들게 한 실수를 하게 된 것이다. 사실 부정적인 피드백 전달을 성공적으로 한 기억은 별로 없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필자의 실수처럼 좋은 의도나 결과를 위한 피드백이 이해나 준비 부족으로 인해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는 경우도 많다. 긍정적인 피드백 즉, 칭찬의 경우에는 사실 그리 염려스러운 부분은 없다. 당연히 서로를 위해 하는 말인지 이해하고 대화가 오고 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피드백은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 매우 많음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 진작에 알았어야 하는데 ㅠㅠ

​피드백을 잘하는 방법 중 가장 첫 번째는 행동과 결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 자체에 초점을 두고 시작하면 감정을 건드리게 돼 객관적이지 못하거나 감성적인 반발을 일으킬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두 번째는 칭찬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상대를 위한 피드백임을 충분히 인지시키고 관찰과 사실에 기반해 주관적인 감정이나 가정에 근거하지 말아야 한다. 상대에게 신뢰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는 주제와 목적을 분명히 설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피드백을 통해 어떤 결과를 얻으려 하는지 생각해 보고 목표에 맞는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한 후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즉흥적으로 대화를 시작하면 반발을 불러오거나 대화가 아닌 상처만 주고받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네 번째는 시기와 장소를 잘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상대가 잘 집중하고 수용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중요하다. 개인적인 공간을 존중하고, 상황에 맞게 피드백을 전달해야 하고 공개적인 장소나 다른 사람들이 주변에 있을 때에는 개인적인 피드백은 피해야 한다.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피드백의 목표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마지막으로는 비판적인 톤을 피하라는 것이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경우에도 비판적인 톤을 피해야 한다. 쉽지 않지만 상호간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피드백을 전달하려면 대화하는 동안 목소리 톤과 언어 선택에 신경쓰고, 건설적인 제안과 개선 방향을 제시하며 상대방이 진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식적인 대화라면 상대도 느낄 수 있다. 결코 부하라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이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

필자의 직장 생활 중 어려웠던 또 다른 경험을 소개해 보려 한다. 국내 기업에 다니던 시절 직속 상사의 지시를 따르기 어려워 다른 의견을 낸 적이 있다. 당연히 심하게 질책도 받았고 저녁식사 자리에서 얼굴에 뿌려지는 맥주세례를 받은 적도 있다. 당시 짧은 순간이었지만 어찌 대응해야 하나 고민한 적이 있다. 지금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직장내 괴롭힘으로 문제가 커질 수도 있을 것이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을 때 분하고 억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바로 반응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즉각 반응하지 말고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잘 정리하는 것이 중요 포인트이다. 상사 혹은 상대의 의도를 이해하려 노력해 보고 다른 선택 방안은 없는지 부드러운 톤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조직 내에서의 부정적인 피드백은 어렵다. 어떤 상사들은 거침없이 부하를 무시하며 피드백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도 하고, 또 어떤 상사는 이런 분위기가 어려워 아예 부정적인 피드백을 못 주는 경우도 보았다.

이처럼 피드백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피드백의 달인이 되는 길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상대의 능력과 노력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과 함께 상대를 돕는다는 관점에서 피드백을 준비해 개선할 점을 제안하며 대화를 풀어 나간다면 피드백의 달인으로 등극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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