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59)] 공정한 평가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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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59)] 공정한 평가 가능한가?
  • 데이터넷
  • 승인 2023.06.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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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넷] 지난 컬럼의 주제인 ‘평가의 시대’를 읽고 한 독자분이 매우 공감하지만 피평가자가 뛰어나도 이를 알아보지 못하는 함량부족의 평가자 자질과 계발과 성장노력이 부족해 평가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역량미달의 피평가자에 대한 의견을 주셨다. 평가자와 피평가자는 서로 다른 프레임의 시각을 갖게 되는 만큼 진정한 공정 평가는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에서의 평가는 직원의 성과를 측정하고, 보상과 승진 결정에 사용될 뿐 아니라 직원의 성과를 향상시키고,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한 동기부여와 만족도를 높이는 시발점이기에 공정한 평가가 매우 중요한데 실상은 쉽지 않다.

글로벌 기업 근무 시 외국인 상사와 필자의 직원에 대한 평가가 사뭇 달라 많은 논쟁을 한 경험이 있다. 직원을 평가하는 잣대가 다르기 때문인데 서로 공정하지 않다고 비난하며 다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결국 어떤 프레임으로 평가하는가의 차이에 따라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최인철 교수의 베스트 셀러였던 <프레임>에서는 사람에 대한 평가는 속성(그림 참조)을 인지하는 순서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긍정적인 속성을 먼저 본 사람들은 충동적이고 고집이 세지만 천재라는 평가를 하는 반면 순서를 뒤집어 고집이 세고 비판적이라는 부정적인 속성을 먼저 본 사람들은 옹졸한 사람으로 보게된다는 점을 읽고 공감한적이 있다.

요즘 같이 넘치는 정보와 빠른 변화가 시장을 주도하는 세상에서는 부하 직원들이 상사보다 더 똑똑할 수 있는 바 상사(평가자) 입장에서 평가는 정말 어려운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공감하고 인정하려는 부하(피평가자)를 만나는 행운이 그리 쉽게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공정한 평가 능력 역시 리더십의 중요한 부분이다.

첫 번째 중요 요소는 평가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자신의 성과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침을 명확히 해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하며, 직원 스스로가 이해하고 숙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평가 중 논쟁을 사전에 방지하는 준비라고 할 수 있다. 평가를 위한 목표 설정에서 정량평가(What)와 정성평가(How) 항목을 따로 가져가게 되는데 목표가 무난하게 달성되는 수준으로 설정되면(공공기관 대부분) 정량평가는 평범해지게 되고 정성평가가 중요한 결정 요소가 된다. 정성평가를 어떤 프레임으로 보는가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요소는 성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한 번의 평가로는 피평가자의 공감이나 수용을 받아내기 어렵다. 많은 핑계를 만들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평가 시점에서 평가 기준과 일치하는 점검을 한다면 피평가자의 저항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업무 성과뿐 아니라 태도, 커뮤니케이션, 협업 등 다각도로 추적이 가능한 방식으로 평가를 한다면 보다 공정한 평가가 될 것이다.

세 번째 중요 포인트는 정기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직원들의 성과 개선에 도움을 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노력을 통해 업무성과가 개선되거나 향상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고 그럼에도 성과가 좋지 않다면 부정적인 평가에도 수긍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공정한 평가는 평가자와 피평가자가 다른 프레임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철저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누구도 공정하다고 인정하지 않게 된다. 평가자와 피평가자는 자신의 업무 성과와 목표를 철저하고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근거로 평가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 업무 성과를 평가해야지 직원과 상사와의 관계를 평가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평가자가 직원 평가가 편향돼 균형감을 잃으면 조직 전체의 불만으로 나타나고 좋은 직원이 결국 회사를 떠나게 되는 경우를 필자는 많이 보고 경험했다.

어쩌면 마이클 센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외침처럼 ‘공정한 평가란 무엇인가’ 역시 어려운 문제로 철저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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