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71)] 옳은 말, 빠른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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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71)] 옳은 말, 빠른 실천
  • 데이터넷
  • 승인 2023.12.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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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넷] “실패하는 리더의 70%는 단 하나의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실행력의 부족이다. 오늘날 미국 경영자의 95%가 옳은 말을 하고 5%만이 옳은 일을 실천에 옮긴다.”

포춘(Fortune)에 실렸던 글이다. 경영자의 95%가 옳은 말을 한다고 하는 데 옳은 말을 하는 경영자와의 대화는 참으로 어렵다. 맞는 말이지만 실행하기 어려운 말을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옳은 말도 실천할 수 있는 말로 하는 사람이 옳은 경영자라고 믿는다.

결국 옳은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말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평범한 진리다. 실천할 수 있는 말을 하고 구성원이 실천하도록 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조직이 성공할 수 있고, 성공에 따른 성취감과 보상 체계에 의해 조직원들은 행복해진다.

필자가 듣고 경험하기도 한 기업의 실천에 관련된 몇 개의 사례를 들어본다.

지금은 오라클에 합병된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의 CEO였던 스콧 맥널리(Scott McNealy)는 “잘못된 전략이라도 제대로 실행만 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 반대로 뛰어난 전략이라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면 반드시 실패한다”고 실행을 강조했다.

필자가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하던 시절 신입사원이나 기자들로부터 기업의 경쟁력에 대해 질문을 받고는 했다. 당시에는 글로벌 기업의 독특한 경영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던 시절이라 그것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서 던지는 질문들이었다.

여러가지 장단점이 있지만 필자는 늘 3D 회사라고 설명했다. 어렵고, 더럽고, 위험하다(Difficult, Dirty, Dangerous)의 의미는 당연히 아니다.

세밀한 관리(Detail & Deep Dive)와 성과 중심의 경영(Drive for Result)에 하나 더 추가해 일일 실행 관리(Daily Execution)라는 점을 들어 3D 회사라 설명했다. 하루 하루의 모든 일정을 관리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내부 시스템이 뒷받침됐고, 직원 모두가 이를 잘 이해하고 있기에 가능했다고 믿는다.

이 세가지 경영 문화는 지금도 유익하고 유효한 경영 방식이라 생각된다. 물론 이 문화를 도입하면 한국적인 정의 문화와 상충되기도 하고, 구성원들이 실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어 국내기업에서도 가능한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충분한 보상체계 없다면 구성원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필자가 창업해 기업을 경영한다면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시스템이자 문화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문화가 정착돼야 진정한 빠르게 실천하는 기업이 된다고 믿는다.

빌 게이츠(Bill Gates)는 저서인 ‘미래로 가는 길’ 첫 페이지에 ‘You are a Risk Taker as much as I am(당신도 나 못지않은 승부사군요)’라고 생각하는 바를 곧바로 실천에 옮기는 무서운 추진력을 갖춘 사람을 소개했다. 그가 바로 빌 게이츠와 함께 세계적인 디지털 거부로 불리는 재일 한국인 2세 손정의 소프트뱅크 대표다.

손정의는 젊은 시절부터 남다른 실천력이 돋보인 인물이다. 손정의에 대한 수많은 일화는 실천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1주일 만에 미국 고등학교를 졸업한 일, 그리고 일본에 없던 성씨인 손씨를 만들어 낸 일, 빈 주먹으로 사업 아이디어만으로 버클리대 교수들에게 나중에 돈 벌어 갚겠다는 약속만으로 도움을 받아 일본 굴지의 전자기업인 샤프와 비즈니스를 성공시킨 일 등 신화 같은 일화가 많다.

직관과 직감에 의해 알리바바 마윈 사장(Ma Yun)과 불과 20분 정도의 짧은 대화로 5000억이라는 거금을 투자해 상상을 초월하는 수백배의 수익을 올리는 등 청년 손정의가 세계를 무대로 큰 성공을 거두기까지는 실행, 실천이라는 평범한 진리가 바탕이 됐음을 잘 보여준다.

ICT 시장이 급변하며 새로운 기술과 시장이 도래하고 있다. 누구보다 빠르게 시장을 선점해 경쟁이 심화되는 레드오션(Red Ocean)이 되기 전에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대에 살면서 모든 정보를 확보하고 분석하고 추진하기에는 여유가 없다. 뒤늦게 시작하면 오히려 손해만 가져오는 결과를 만들게 된다.

특히 AI가 기술과 시장을 선도하는 현 상황에서는 아이디어와 시간 그리고 시장 선점이 가장 중요한 경영의 포인트이기에 누가 먼저 직관과 직감을 통해 영감을 얻고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플랫폼을 먼저 내 놓느냐가 관건인 시대다.

옳은 말이지만 실행하기 어려운 말로 시간을 지연시키면 시장 진출도 못해보고 도태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경영인의 직관능력은 그 어느때 보다 경영에 중요한 센서가 됐다.

현시대의 경영에서 부족한 정보, 불확실한 기회, 위협 요인이 있더라도 직관과 직감에 의해 결정하고 빠르게 실천하는 능력을 갖춘 기업만이 필자가 지향하는 기업의 가치인 지속적인 성장(Sustainable Growth)이 가능하고, 오래 동안 살아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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