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보안⑦] “저가경쟁 몰두하다 ‘서버 시장 몰락’ 재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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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보안⑦] “저가경쟁 몰두하다 ‘서버 시장 몰락’ 재현할 것”
  • 김선애 기자
  • 승인 2015.12.0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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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보안도 ‘조립형 장비’로 전락할까 우려의 목소리 높아…클라우드·IoT서 성장기회 찾아야

국내 네트워크 보안 시장이 격변의 시기에 놓였다. 강력한 점유율을 가져왔던 토종 솔루션이 기술에서 외산에 밀려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진출을 통해 새로운 시장 기회를 엿보지만, 동남아시아 시장은 이미 대만 기업이 높은 성능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장을 장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네트워크 보안 벤더가 이 위기를 돌파하는 방법은 ‘기술’ 밖에 없다. 지능화되는 공격을 방어하고 클라우드·SDN·IoT 환경에서도 안전한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격변의 시기에 놓인 네트워크 보안 시장을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지능형 선제공격 가능한 진화된 기술 갖춰야”

국내 네트워크 보안 업계에서는 토종 솔루션의 굳건한 장악력이 허물어지고, 외산 솔루션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보이고 있다. 토종 솔루션 기업들이 기술에 투자하지 못하고 커스터마이징과 가격경쟁력만 앞세워왔기 때문에 기술로 승부해야 하는 시점에서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네트워크 보안 시장은 서버시장과 마찬가지로, 하이엔드급에서는 첨단기술과 관리편의성, 자동화 등으로 경쟁하지만, 로엔드급에서는 화이트박스 정도로 인식되며 제조원가도 보장받지 못하는 조립형 장비로 전략하고 있다.

수많은 서버 제조사들이 하드웨어 급변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졌던 것 처럼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제조사들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높다.

김병장 팔로알토코리아 전무는 “지하시장 규모가 445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 사이버 범죄조직은 더욱 더 비즈니스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조직화·정교화 될 것이다. 사이버 공격은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대규모 볼륨공격부터 특정 목표만을 노리는 정교한 타깃 공격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보안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격에 먼저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격자가 뛰고 있으면, 방어자는 날아야 선제방어가 가능하다. 보안 관리자들이 공격자만큼 높은 전문지식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보안 솔루션은 통합된 플랫폼으로 자동화돼 제공돼야 하며, 새로운 공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속 가능한 정보보호 체계 지원하는 솔루션 시급

국내 시장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어두운 편이다. 공격은 지능화되지만, 보안 솔루션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며, 고객들도 지능형 공격에 대응할 시스템을 갖추기보다 새로운 비즈니스에 투자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금융사에 CSO·CISO를 의무화하면서 내로라하는 보안 전문가들이 대형 금융기관의 CISO로 부임하게 된 후 변화의 움직임은 조금씩 감지되는 분위기다. 금융기관은 보안을 컴플라이언스만 만족하면 되는 수준으로 인식해 규제가 발표되면 규제준수만을 위한 포인트 솔루션을 저가로 도입하는 것으로 끝냈다.

새로 부임한 CISO는 거버넌스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정보보호 체계를 만들고, 비즈니스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보안 시스템을 갖추고자 한다. 이를 위한 예산과 인력을 꾸준히 늘려나가면서 제대로 된 보안 시스템을 찾는 요구가 많아지고 있어, 기술을 갖춘 기업이라면 충분히 새로운 강자로 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조현제 포티넷코리아 지사장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보안에 대한 접근이 달라지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금융권의 자율보안체계로 인해 금융기관은 장기적으로 운영 가능한 안정성과 성능을 갖춘 보안 시스템을 찾고 있으며, 기존과 같이 가격에만 매몰된 의사결정은 지양하는 분위기다”며 “특히 금융기관은 보안위협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보안 정책을 수립하고자 하기 때문에 차세대 네트워크 보안 플랫폼에 대한 인식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클라우드·SDN·IoT, 기술 경쟁 최대 승부처

<그림>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의 가장 큰 장벽은 (자료: 포티넷)

현재 부상하고 있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사물인터넷(IoT) 환경을 지원하기 위한 네트워크 보안 기술에 대해서도 차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새로운 분야가 네트워크 보안의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정부·공공기관에서도 클라우드를 우선 도입해야 한다는 ‘클라우드 발전법’이 시행되면서, 클라우드 환경을 보호하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클라우드는 퍼블릭·프라이빗·하이브리드로 운영되면서 기업 내외부로 핵심 데이터가 유통되기 때문에 네트워크 보안은 더욱 중요해 질 수 밖에 없다.

클라우드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SDN, NFV에서도 보안 기능이 핵심요소로 자리잡고 있어 이를 지원하는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IoT에서는 유무선 네트워크로 수많은 단말이 접속하는 환경으로 네트워크 보안의 중요성은 두번 강조할 필요 없을 정도이다.

김수영 인텔시큐리티 부장은 “클라우드, IoT, SDN 등 새로운 IT 트렌드의 부상과 함께 보안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환경에서도 안전한 데이터 접근과 이용이 가능하도록 보안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많은 벤더들이 이 분야의 보안에 승부를 걸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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