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진화 거듭하는 ‘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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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진화 거듭하는 ‘서버’
  • 김선애 기자
  • 승인 2012.01.0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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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확장성·관리 용이성 높여야

서버는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그리 중요한 요소로 평가되지 않았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비용절감 측면에서 접근하면서 프로세서의 클럭 스피드, 코어수, 가상화 지원 능력 등에 높은 관심을 가졌지만 서버 자체의 기술은 거의 주목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클라우드가 실제 업무에 적용되면서 서버 기술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기 시작했다. 수많은 가상머신(VM)이 구동되는 서버에서 병목현상이 가장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는 제품이 무엇이냐에 초점을 맞추게 됐기 때문이다.

성능저하 없는 가상머신 운영 ‘관건’
일반적으로 클라우드 인프라는 x86 서버 플랫폼을 기반으로 VM이 생성돼 물리적인 하드웨어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VM의 자유로운 생성과 삭제, 이동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서버뿐 아니라 스토리지, 네트워크 인프라가 가상화 환경을 지원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VM이 각각 처리해야 하는 명령들이 단일 IO를 통해 오가기 때문에 병목현상이 생길 수 있다.

프로세서 성능이 뛰어나 수십개 이상 VM을 단일 CPU에서 구동시킬 수 있다고 해도 네트워크와 메모리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상화 환경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없다. 하나의 프로세서에 탑재되는 코어가 많을수록 더 많은 명령을 처리할 수 있지만 메모리를 한없이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성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CPU에 메모리 DIMM을 많이 꽂으면 확장성은 높아지지만 DIMM의 갯수와 속도저하 현상이 반비례하기 때문에 메모리를 마음대로 확장할 수 없다. 메모리가 많을수록 CPU 가격이 올라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서버벤더들이 기술적인 차별성을 강조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얼마나 많은 VM을 구동시키느냐보다 많은 VM을 운영하면서 성능저하나 병목, 그리고 응답지연 없이 명령을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서버에서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스코 유니파이드 컴퓨팅 시스템(UCS)은 메모리 집적도가 높고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을 지원하는 장점을 앞세워 클라우드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UCS의 메모리 확장성은 인텔과 공동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제온 플랫폼의 메모리 슬롯에 서브채널을 둬 추가 메모리를 탑재할 수 있어 메모리 용량을 최대 384GB까지 늘릴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파이버 채널(FC) SAN과 IP 네트워크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FCoE 기술을 기본으로 지원해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환경에서도 네트워크 환경 구애 없이 사용될 수 있다. 가상화와 관리 기능을 단일 시스템에서 지원해 관리 용이성도 크게 높였다.

저비용·저전력 데이터센터 솔루션 부상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최근 많이 언급되는 것이 ‘오픈스택’이다. 오픈스택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랙스페이스가 후원하는 클라우드 프로젝트로, 인텔, AMD, MS, 델, 시스코, 시트릭스, NTT데이터, 기가스페이스 등 다양한 벤더들이 참여하고 있다.

서버벤더들이 오픈스택에 주목하는 이유는 x86 서버를 클라우드 형성을 위한 거대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스택에 서버 인프라 ‘DCS’를 공급하는 델은 데이터센터 컴포넌트를 클라우드 환경에 맞게 자유롭게 조립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한다. 델은 페이스북의 데이터센터 구축 경험과 ARM 기반 마이크로서버를 개발한 경험을 강조하며 저비용·저전력 서버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델 DCS와 같은 형태의 데이터센터 인프라는 IBM, HP에서도 제공하고 있으며, 썬은 일찌감치 이 시장에서 두각을 보인 바 있다. HP는 ‘POD(Performance Optimized Datacenters)’라는 콘테이너형 데이터센터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고, 클라우드와 수퍼컴퓨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SGI, 크레이 등 수퍼컴퓨터 전문기업들도 기업 업무에 맞게 CPU와 내부 인터페이스, 저장장치 등을 최적화해 공급하고 있다.

이와같은 형태의 데이터센터 솔루션은 ‘저전력’ ‘친환경’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운다. 이러한 배경에서 마이크로서버의 부상은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이크로서버는 초소형 서버 여러개를 고밀도로 집적해 쿨링과 파워를 함께 쓰도록 설계해 저전력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 마이크로서버는 안정성이 높지 않지만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고 빠른 온라인 트랜잭션을 요구하는 분야에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의 강자인 ARM이 서버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이 마이크로서버다. 모바일 프로세서의 저전력, 고성능 기술을 마이크로서버에 적용하면 클라우드 환경에서 요구하는 저비용·고성능 인프라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매니코어 프로세서 기술 진화 주목
수많은 VM을 구동하기 위해 필수적인 매니코어 프로세서 기술의 진화도 주목된다. 인텔과 AMD가 준비하고 있는 x86 프로세서 신제품들은 코어를 늘려 클라우드·가상화·HPC 시장 공략을 위한 것이다.

인텔은 오는 3월 샌디브릿지 기반 제온 E5 프로세서를 출시한다. 이 제품은 미드레인지급 2소켓·4소켓 용으로, 클라우드·가상화, 고성능컴퓨터(HPC) 등에 적합하다. 32나노공정으로, 8코어까지 확장할 수 있으며, 통합된 6Gb SAS, TXT, AES 등의 기능이 추가된다. AMD는 불도저(Bulldozer) 아키텍처 기반 옵테론6200을 출시하고, 16코어 제품을 서버에 탑재해 선보일 계획이다. 2~4소켓용 서버 플랫폼이며, 클라우드, 가상화 환경에서 워크로드 최적화를 도와준다.

하나의 다이에서 100개의 코어를 지원하는 매니코어 프로세서도 등장했다. 임베디드 하드웨어 전문기업 리버트론이 국내에 공급하는 타일레라의 ‘GX’ 시리즈가 바로 그 것. 이 제품은 코어간 통신 채널을 6개로 늘려 코어간의 병렬처리 속도를 높였으며, 전력소모를 줄여 인텔 샌디브릿지 기반 CPU에 비해 10배 높은 전력효율을 기록한다. 이 제품은 클라우드/IDC 사업자에게 각광받고 있으며, 빅데이터가 주로 발생하는 웹서버와 클라우드 서비스, 영상회의 등 멀티미디어 시장, 보안장비, 무선 기지국 등에 다양한 솔루션에 제공될 수 있다.

하이엔드 시장, 메인프레임 시대로 복귀하나
한편 하이엔드 시장은 10여 년간의 시장질서가 흔들리며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라클은 썬의 유닉스 플랫폼인 스팍(SPARC) 기술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신제품을 출시하며 하이엔드 시장 장악을 자신하고 있다. 스팍 플랫폼에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를 통합한 ‘스팍 수퍼클러스터’ 제품군은 썬의 수퍼컴퓨터 기술까지 통합돼 OLTP는 물론 정보계 업무까지 하나의 장비에서 제공할 수 있다. 오라클은 한때 썬의 유닉스 서버가 60%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보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공격적인 윈백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는 변함없이 IBM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IBM의 파워 시리즈는 높은 성능과 안정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DB2 등 다양한 IBM의 소프트웨어 제품군과 통합돼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

유닉스 시장에서 좀처럼 IBM을 뛰어넘지 못하는 HP는 하나의 장비에서 유닉스와 x86을 동시에 구동시킬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시장을 환기시키고 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HP가 결국 유닉스 시장을 포기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인텔이 유닉스 플랫폼인 ‘아이태니엄’을 지속할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오라클이 앞으로 개발하는 소프트웨어에서 아이태니엄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HP 유닉스의 앞날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만일 HP마저 유닉스를 포기하면 Non-x86 시장은 프로세서를 자체개발하는 IBM과 오라클의 양자대결 구도로 바뀌고, 하이엔드 시장은 하이엔드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일체형 장비 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IBM이 그토록 원하는 ‘메인프레임 부활’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며 하이엔드 시장의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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