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확대, 서버 시장 성장 이끌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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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확대, 서버 시장 성장 이끌어 (2)
  • 윤현기 기자
  • 승인 2020.07.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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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테크놀로지스·HPE·레노버 등 글로벌 벤더 경쟁 가속…x86 대항마 자처하며 ARM 성장

[데이터넷] 지난 몇 년간 ARM 에코시스템은 고성능 컴퓨팅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클라우드 및 하이퍼스케일, 정보통신 및 엣지(Edge) 컴퓨팅을 위해 설계된 서버에 최적화된 SoC(System on Chip) 제품들과 더불어 급격히 부상했다. ARM SoC 구성은 CPU 기술, 시스템 수준의 하드웨어, 패키징 등의 최신 기술을 활용하며, 밀접하게 통합된 하드웨어 솔루션을 요구하는 고객들에게 추가적인 옵션을 제공한다.

최근 일부에서 ARM 기반 시스템이 인텔 CPU 위주로 성장해왔던 x86 서버 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집적도 문제로 성능 한계에 다다른 CISC 기반의 인텔 시스템을 보다 유연한 RISC 기반의 ARM 서버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ARM 프로세서 기반의 서버는 RISC의 단순한 명령 체계로 CISC의 x86 서버와 비교해 동일한 가격대에 더 많은 컴퓨팅 코어, 더욱 확장된 메모리를 제공하고, 같은 성능일 시 냉각 관리, 전력 및 공간 효율에 강력한 이점을 제공한다.

이미 ARM 서버를 도입해 데이터센터 비용을 40% 향상시킨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이 ARM 서버를 활용하고 있으며, 전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순위에 ARM 시스템이 등재됐다는 것도 ARM 서버 사업에 고무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ARM 서버 시장은 형성되지 못했다고 보는 편이 옳다. 실제 시판되고 있는 제품도 극히 일부에 불과할뿐더러, ARM 시스템으로 구동할 수 있는 앱 생태계가 아직까지는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존 앱을 새롭게 빌드해주면 ARM 시스템에서 구동이 가능하다고는 하나, 수고와 노력이 뒤따르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율을 따지는 기업에서 쉽게 차용하기에는 어렵다.

눈에 띄는 움직임은 중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국과 극심한 무역 분쟁을 통해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화웨이는 IT 인프라의 탈(脫) 미국화를 위해 ARM 기반 프로세서와 서버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중국 내 시스템 인프라 공급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ARM 서버 사업을 시작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엑세스랩은 설계부터 생산까지 국내에서 모두 이뤄지는 국산 서버 ‘브이랩터(V-Raptor)’를 선보이고 시장 확대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해외에 PoC를 위한 제품 공급을 만들어내기도 했으며, 화웨이와도 ARM 서버 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시장 물꼬를 트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슈퍼솔루션도 ARM 서버 제품군 ‘슈솔 아미(ARMY)’ 사업을 시작한다. 최신 7nm 공정의 2.6GHz, 최대 128코어의 ARMv8 CPU를 탑재한 1U부터 4U의 싱글 및 듀얼 소켓 서버들을 공급하며, 높은 집적도와 효율성으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SDS) 등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엣지·애널리틱스 최적화 솔루션으로 승부

델 테크놀로지스는 지난해 국내 금융권을 중심으로 진행된 다수 가상 데스크톱 인프라(VDI) 프로젝트에 서버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금융권, 특히 은행권에서 차세대 프로젝트 내지는 망분리 사업의 일환으로 VM웨어(VMware) 솔루션을 포함한 델의 VDI 솔루션을 다수 채택했다는 설명이다. 또, 일부 대형 제조기업에서는 직원들의 워크포스 트랜스포메이션 차원에서 업무 생산성 혁신을 위해 델 테크놀로지스의 VDI 솔루션을 도입함으로써 서버 공급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금융, 제조, 통신, 인터넷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AI 및 애널리틱스(Analytics)에 큰 관심이 두드러졌으며, 이에 따라 PoC 또는 파일럿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등 x86 서버에 대한 수요가 상당했다. 비록 인텔 CPU 생산 차질로 인해 x86 서버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잘 맞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서버 등 데이터센터 솔루션과 PC 등 클라이언트 솔루션 모두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공급망 관리를 통해 고객들의 요구 부응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데 주력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델 테크놀로지스 델EMC 파워엣지 XE2420
델 테크놀로지스 델EMC 파워엣지 XE2420

델 테크놀로지스는 지난해부터 고부가가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이른바 ‘하이 밸류 워크로드(High Value Workload)’를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워크로드에서는 AI, HPC, 애널리틱스, SAP 분야가 포함되며, 이를 위해 기술지원, 컨설팅, 구축, 유지보수 등 다양한 고객 서비스에 걸쳐 역량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올해 초 공개된 엣지 컴퓨팅 환경에 최적화된 ‘파워엣지 XE2420’ 서버가 국내 출시된 것도 기대도 큰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국내 기업들은 엣지 컴퓨팅과 5G에 높은 관심을 보여 왔으나 실질적인 프로젝트 추진이나 구매로까지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사업으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동통신사 위주로 형성됐던 5G 관련 사업이 올해는 대형 제조업체나 공공기관들의 5G를 활용한 사물인터넷(IoT) 사업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보고 이에 대응하고 있다.

한편, 기존의 CPU와 GPU의 구도에서 탈피해 진일보한 플랫폼이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델EMC 파워엣지’ 서버는 그래프코어(Graphcore)사의 IPU를 채택해 ‘델EMC DSS 8440’ 서버에 탑재했다. DSS 8440은 고성능 머신러닝에 가속기 서버로, 현재 주요 x86 서버 브랜드 중 유일하게 IPU를 탑재한 모델이기도 하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국내 서버 시장에서 그래프코어와 적극 협력해 국내 고객들을 대상으로 테스트 및 기술지원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새롭게 출시한 파워엣지 R7525 서버를 비롯해 총 5개의 제품군을 갖춘 AMD 서버 포트폴리오를 보유, AMD 기반 서버 점유율 상승도 도모한다.

기업 수요 맞춘 전방위 포트폴리오 제공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성장으로 인해 전통적인 하드웨어 비즈니스는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정작 하드웨어 벤더들은 우려했던 상황이 특수라고 여겨질 정도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비록 AI·HPC에 대한 투자가 늘고, 5G 등 통신 분야에서 클라우드가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엔터프라이즈 시장까지 장악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은 업무에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하기도 하지만 상당수의 기업들은 내부에 프라이빗 형태로 구성한다. 특히, 가상화 또는 자동화 정도의 클라우드 경험만 제공해도 충분하다는 기업들은 굳이 퍼블릭 클라우드를 갈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HPE 측은 클라우드가 경험에 해당하는 부분인 만큼,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에서 클라우드의 강점과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필요한 장비와 서비스, 인력을 제공하는데 많은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HPE는 아폴로, 크레이 등 HPC 전문 기업들을 차례로 인수하며 해당 분야 업계 선두로 단숨에 올라섰다. 이는 서버 시장 성장과도 관련이 있다.

정석원 한국HPE 이사는 “데이터 경제 시대가 되면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 유용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 활용은 100% 컴퓨팅 파워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그러다보니 점차 고성능 서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HPC의 힘을 빌어 데이터 활용을 하고자 하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HPE는 HPC에도 많은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PE 프로라이언트 Gen10 서버 제품군
HPE 프로라이언트 Gen10 서버 제품군

HPE는 일반적인 x86 서버는 ‘프로라이언트’ 제품군으로, HPC는 ‘아폴로’와 ‘크레이’ 등으로 공급하며, 100% 고가용성을 필요로 하는 스토리지 서버는 ‘프라이메라’로 대응하는 등 고객이 데이터센터에서 필요로 하는 인프라를 전부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SAP와 같은 미션 크리티컬 업무를 위한 ‘슈퍼돔플렉스’, VDI 및 가상화 워크로드를 지원하는 HCI에는 ‘심플리비티’, 대형 엔터프라이즈를 위한 컨버지드 인프라인 ‘시너지’ 등도 대기 중이다. 그 결과 HPE 측은 엔터프라이즈에서 새로운 워크로드 투자가 일어나면서 올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성장이 일어났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HPE는 클라우드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쪽으로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그린레이크(Greenlake) 모델로, 하드웨어 장비는 고객사에 위치하지만 인프라 관리는 HPE가 맡으면서 비용 역시 사용한 만큼만 지불함으로써 초기 도입비용 부담 없이 기업이 클라우드와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한다.

또한, HPE는 서버 전 제품군에 AI 기반 관리 툴인 ‘HPE 인포사이트(HPE InfoSight)’를 적용, 데이터에 대한 글로벌 러닝 및 예측분석 기능을 통해 기업이 성능저하 및 장애를 사전에 예방하도록 지원함으로써, IT 직원들이 혁신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도록 하면서도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한다.

포트폴리오 정비 후 데이터센터 시장 경쟁 합류

레노버DCG도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를 위해 경쟁이 심화되는 국내 x86 서버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 출시된 제품에 더해 엣지·클라우드 제품 포트폴리오를 추가함으로써, 고객의 인텔리전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원하는 가장 신뢰받는 데이터센터 파트너가 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4년 IBM으로부터 x86 사업을 인수한 이후 데이터센터 시장에 본격 뛰어든 레노버DCG는 불과 3년 만인 2017년에 대규모 서버 포트폴리오를 출시하며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특히 기존 레노버 제품군과 IBM 제품군이 섞여 복잡했던 포트폴리오를 개별 제품군인 ‘씽크시스템’과 통합 솔루션인 ‘씽크애자일’ 브랜드로 정리하고, 자체 엔지니어링 역량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정의 인프라(SDI) ▲하이퍼스케일 ▲AI·HPC 등에 집중하면서 많은 성과를 올렸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레노버DCG가 지난 6년간 x86 서버 부문 신뢰성 1위를 달성했으며, 전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중 173개가 레노버DCG에서 공급한 제품일 정도로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음을 강조한다. 특히 x86 서버 제조사로서 메인보드를 직접 디자인해 공급할 수 있어 고객 맞춤형 제품을 공급하는데도 유리함을 내세운다.

레노버DCG는 2020년까지 시장 성장률의 두 배 성장을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산업을 리딩하는 벤더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고객들의 인텔리전트 트랜스포메이션에 적용해나가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다. 이는 고객에게 선택권을 주면서도 특정 솔루션으로 인해 락인되는 효과를 최대한 줄이려는 방안이다.

금융업, 소매 및 제조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는 보다 빠르고 향상된 거래 프로세스 처리, 데이터 분석 및 그리드 컴퓨팅 용량을 필요로 하는 동시에 효율성과 TCO 또한 개선시킬 방안이 요구된다. 레노버는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보다 앞선 기술의 서버, 스토리지 및 소프트웨어 구성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고루 갖춘 안전한 인프라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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