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오픈소스로 점차 확대되는 DBMS 시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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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오픈소스로 점차 확대되는 DBMS 시장 (2)
  • 윤현기 기자
  • 승인 2020.08.14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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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픈소스 DBMS 시장 확대…오픈소스 기술지원 기업에 정당한 대가 지급 필요

[데이터넷] 오라클을 필두로 상용 DBMS가 주력이던 국내 시장에도 오픈소스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해외 엔터프라이즈 기업들이 오픈소스 DBMS를 사용하는 사례가 널리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커뮤니티 버전을 활용해본 기업들이 전사 오픈소스 확대 적용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소스 DBMS 마리아DB(MariaDB)도 이러한 추세를 좇아 한국 시장 확대에 나섰다. 마리아DB는 지난해 설립자이자 총괄 CTO인 몬티 와이드니어스가 방한해 마리아DB를 직접 소개할 정도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마리아DB는 이전에 전문화된 다양한 DB가 필요했던 작업 부하를 지원하기 위해 플러그형, 특수 제작된 스토리지 엔진을 사용한다. 복잡성과 제약조건으로부터 자유로운 기업은 일반 하드웨어나 클라우드에 상관없이 모든 요구 사항에 대해 완전한 단일 데이터베이스에 의존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마리아DB는 고객이 처한 어떠한 환경에서도 다양한 DB 워크로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엇보다 단일한 바이너리를 통해 전통적인 트랜잭션 워크로드(OLTP)와 분석 워크로드(OLAP)를 함께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은 타 제품과는 차별화되는 점임을 강조한다.

대규모 엔터프라이즈에서 PB급 데이터를 활용하도 완벽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도 내세운다. 이는 자유로운 스케일 업/아웃이 가능한 플랫폼 아키텍처로 인해 원하는 만큼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최근 인수한 클러스트릭스DB의 역량이 가미된 부분이기도 하다.

마리아DB는 우선 국내 기업 시장에서의 확대를 도모한다. 이미 삼성, LG, SK, 포스코 등 대기업에서도 마리아DB를 사용 중인 만큼 1차적으로 검증은 마쳤다. 여기에 오라클DB 등 상용 DB에서 오픈소스로 전환하려는 수요도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마리아DB는 오라클DB에서 손쉽게 마이그레이션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다.

이어 지난 4월에는 클라우드 서비스형 데이터베이스(DBaaS) 제품인 마리아DB 스카이SQL(SkySQL)을 출시, 늘어나는 클라우드 수요에도 대응한다. 스카이SQL은 통합 트랜잭션, 분석, 하이브리드 데이터베이스 업무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 고가용성 서비스로, 세계 최고 수준의 DB 개발 및 운영자들의 전문지식과 경험으로 고객들에게 안정적이고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흥 강호로 올라선 NoSQL
그동안 DBMS는 전통적인 관계형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RDBMS)이 주류였으나, 대규모의 데이터를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진 비관계형(non-relational) DBMS 노에스큐엘(NoSQL)도 차츰 부상하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업무를 분석하고 설계할 때 모델링을 필요로 하며, RDBMS는 2차원 테이블을 연계해 질의(Query)를 던져 원하는 결과를 뽑아내는 형태다. 그러나 NoSQL은 테이블, 컬럼과 같은 스키마 없이 분산 환경에서 단순 검색 및 추가 작업을 위한 키 값을 최적화하고, 질의 대신 API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NoSQL의 대표적인 제품이 몽고DB(MongoDB)다. 몽고DB는 지난해 국내에서 기술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사용자 지원을 확대하며 국내 시장 영향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10여 년 전 처음 선보인 몽고DB는 데이터 플랫폼을 지향하면서 개발자들이 좀 더 쉽고 편하게 데이터 작업을 하도록 돕는다. RDBMS와 달리 문서 기반 방식을 채택해 보다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하며, 핸드폰이나 노트북, 클라우드 서버 등 개발자가 원하는 모든 곳에서 데이터를 구동할 수 있다. 이는 곧 보다 적은 인원으로도 빠른 개발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 같은 특징으로 인해 몽고DB는 전 세계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데이터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2500만 명의 개발자가 이용 중이며, 제품 다운로드 수도 7000만 건에 달한다.

AI, 스마트팩토리 등 기술 발전과 함께 데이터양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몽고DB는 한국 기업들이 디지털 변혁과 데이터 기반의 혁신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비즈니스 환경에 적합한 DB 관련 컨설팅과 서비스를 더욱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2018년 7월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를 지속해오고 있다.

이를 토대로 몽고DB는 국내 커뮤니티 버전 이용자들을 비즈니스 버전으로 차츰 전환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꾸준히 성장하는 국내 DBMS 시장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국내 DBMS 시장은 연 평균 11%의 고성장을 지속해왔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빅데이터와 AI 관련 서비스 구축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올 1월 통과된 데이터3법으로 인해 그동안 폐쇄적으로 사용됐던 데이터의 개방성이 높아져 데이터의 공유 및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가 예상된다. 최근 정부에서는 한국판 뉴딜 정책의 핵심으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의 DBMS의 수요는 기존과는 또 다른 양상으로 폭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국내 DBMS 시장이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반 OLTP 환경에서는 국산 DBMS의 점유율도 확장되고 있다.

빅데이터와 같은 데이터 기반의 분석 환경에 대한 투자 역시 확장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 영역에 대한 DBMS 수요도 같이 늘어나고 있다. 오픈소스 및 클라우드에 대한 수요도 아울러 늘어나고 있는 추세도 관측된다.

이와 더불어 국내 DBMS 시장에서는 ‘국산 DBMS 및 오픈소스 DBMS 시장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산 DBMS는 외산 제품이 가진 높은 비용 문제와 기술지원 체계의 미흡함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클라우드 도입 확대로 클라우드 환경에서 확장성·유연성을 실현할 수 있는 오픈소스 DBMS의 도입 역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오픈소스 기반 에코시스템 확대
최근 정부 및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전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외산 DBMS 대신 국산 및 오픈소스 DBMS를 도입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오픈소스 DBMS 기업 큐브리드는 공공부문 레퍼런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큐브리드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국방부 통합 데이터센터 등 굵직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을뿐더러, 최근에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코로나19로 인해 시행된 온라인 학습 서비스까지 지원함으로써 그 성능과 안정성을 인정받은 상태다.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 NHN, KT, 가비아 등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과도 긴밀한 협력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공공 클라우드 지원을 위한 준비도 끝마쳤다.

이런 여세를 몰아 큐브리드는 시장을 더욱 확대하고자 독립 소프트웨어 벤더(ISV) 파트너 비즈니스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ISV는 연간 단위 정액제 서비스를 통해 애플리케이션 개발/포팅에 필요한 DB 설계 및 스키마 리뷰, 질의 리뷰, 성능 튜닝, 데이터 마이그레이션과 같은 개발지원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최종 사용자 판매 이후에는 ISV가 직접 1차 지원을 제공하고, 큐브리드는 2차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식을 유지해 에코시스템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큐브리드는 글로벌 오픈소스 프로젝트 활성화를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큐브리드 재단’도 설립했다. 큐브리드 재단은 국내 소프트웨어 패키지 업체가 미국에 설립한 최초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재단으로 글로벌 개발자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제품 로드맵 수립, 제품 릴리스 관리, 컨트리뷰터 확산 등 큐브리드 오픈소스 프로젝트 활성화를 주도할 계획이다. 미국 애틀란타 소재의 BI 솔루션 전문 기업 앰플릭스가 큐브리드 DBMS 연동을 마치고, 큐브리드 재단의 신규 후원사로 등록됐다.

정병주 큐브리드 대표는 “큐브리드 재단은 개발자 생태계를 넓히기 위해 추진한 것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에코시스템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단기간 내 성과를 얻지는 못하겠지만, 글로벌 에코시스템을 만든 이후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인젠트 엑스퍼DB 플랫폼 구성도
인젠트 엑스퍼DB 플랫폼 구성도

전자상거래·금융 등 코어 시스템 운영도 거뜬
통합 데이터 플랫폼 전문 기업 인젠트도 DBMS 시장에 뛰어들었다. 인젠트는 오픈소스에 관심이 있어도 기존 시스템 전환의 어려움 및 기술지원 부재로 인해 오픈소스를 선택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지원하고자 ‘엑스퍼DB’를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엑스퍼DB는 이미 해외에서 엔터프라이즈용으로 이용되는 오픈소스 DBMS인 포스트그레스큐엘(PostgreSQL)을 기반으로 DBMS 구축 및 운영에 필요한 솔루션과 서비스, 기술지원까지 하나로 엮은 단일한 플랫폼이라는 것이 강점이다. 현재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에서 오토 스케일링 기능이 제공되며, 연내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오토 스케일링 기능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엑스퍼DB는 시장에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대형 고객을 확보하며 그 영향력을 빠르게 넓혀나가고 있다. 이커머스 유통기업 SSG닷컴이 사용하던 외산 DBMS를 걷어내고, 온프레미스 환경과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1일 트랜잭션이 최대 1.5테라바이트(TB)에 달할 정도로 대량의 이벤트가 발생하는 환경에서도 시스템 구축 이후 무중단 운영 사례를 이어오고 있어 관련 업계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한, 엑스퍼DB는 코어뱅킹 시스템에도 도입되며, 오픈소스 DBMS가 미션 크리티컬 시스템에서 사용하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데도 일조했다. 전북은행이 인수한 캄보디아 프놈펜 상업은행 코어뱅킹 시스템에 엑스퍼DB가 도입돼 휴먼 에러를 제외한 무중단 시스템 운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젠트는 이러한 국내외 사례를 토대로 DBMS 시장 영향력을 한층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오픈소스 DBMS 사업을 함께할 파트너를 더욱 확대하면서 관련 교육도 제공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엑스퍼DB의 생태계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노웅영 인젠트 OSD사업본부 상무는 “오픈소스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만, 그것을 안정적으로 문제없이 활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인젠트의 엑스퍼DB는 그것을 가능하게 도와주는 플랫폼”이라며 “오픈소스는 상용 제품 대비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소홀히 하면 해외 대비 도태될 수밖에 없다. 국내 IT 발전이 이뤄지려면 오픈소스 생태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울러 국내에서도 오픈소스는 무조건 공짜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는 오픈소스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며 “아무리 오픈소스라 할지라도 이를 지원하고 기술을 고도화하는 기업들에게 정당한 대가가 지불돼야 오픈소스에 투자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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