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발전법 진단②] “우물안 개구리에 머물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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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발전법 진단②] “우물안 개구리에 머물지 말라”
  • 김선애 기자
  • 승인 2015.04.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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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aS 성장 기대 높지만 SaaS 시장은 ‘불투명’…“클라우드 안정성·효과 충분히 입증됐다”

클라우드 발전법에 대해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은 일제히 환호했지만, 실제 속내는 ‘기대 반 우려반’이라고 할 수 있다. 클라우드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은 10년여 전 부터 나왔지만 아직도 초기단계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닷컴, 구글 등 글로벌 사업자들이 전 세계 클라우드 영토를 확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단지 국내 규제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데 의외로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다. 기존에 잘 운영되던 IT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웬만해서는 변경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클라우드 전환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폐쇄적인 기업 문화, 클라우드로 혁신될까

인프라 서비스(IaaS)의 경우, 웹하드 서비스를 사용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쉽게 도입을 결정할 수 있지만, 플랫폼 서비스(PaaS),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보안 서비스(Sec-aaS) 등은 기업의 중요한 서비스와 데이터가 외부 인프라로 공유된다는 사실로 인해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클라우드 발전법이 통과된 후 IaaS 서비스 사업자들이 가장 크게 반가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동안 클라우드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해 온 KT는 이제야말로 클라우드 분야의 부진을 털어낼 때라고 자신하고 있다.

KT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선두주자로, AWS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서비스 사업자라고 강조한다. KT는 기업과 개인 사용자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ASP 서비스 ‘비즈메카’를 제공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SaaS와 PaaS도 서비스한다.

SKT와 LG U+도 클라우드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저조한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공공시장에 진입해 업계에 의미를 줄 수 있는 레퍼런스를 확보한다면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시장에서 KT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사업자가 이노그리드이다. 이노그리드는 2009년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들어 독자개발한 가상화·클라우드 기술로 IaaS 시장을 개척해왔으며, 국내 최대 게임기업 등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노그리드는 IT성능관리소프트웨어 기업 엑셈,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그루터 등과 클라우드 부문 신규사업을 위한 제휴를 맺었으며, 중소규모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인수해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더불어 보안기업과 협력을 통해 클라우드 환경의 보안 우려도 말끔히 해소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SaaS, 성장 시기 도래했다”

IaaS 업계에서 클라우드 발전법에 높은 기대를 보이는 반면, SaaS 업계에서는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 전환에 가장 쉬운 방법이 SaaS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일찍부터 ASP 방식의 서비스가 유행했기 때문에 SaaS에 대한 경계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는 이와 정 반대였기 때문이다.

KT의 ASP 비즈메카가 그다지 성공적인 사업모델이 아니었으며, 입주한 기업들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지 못하고 중단하면서 서비스 이용 고객들이 많은 피해를 입게 된 경험이 있어 SaaS 도입에도 부담을 갖고 있는 것이다.

당시는 서비스로 이용하는 소프트웨어가 익숙하지 않았으며, 네트워크 대역폭 문제, 기술 부족으로 사용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서비스 시장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을 내야 하지만 사용자가 많지 않아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기업들이 만족할만한 수익을 얻지 못하고 경영악화를 겪게 된 것도 문제였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SaaS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안정돼 있으며, 대규모 사업자들이 몇 년 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비즈니스 유연성과 비용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부정적인 인식은 어느 정도 해소된 상황이다. 클라우드 발전법으로 공공기관이 SaaS 활용 사례가 알려지게 된다면 일반 기업들도 서비스 이용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강원규 날리지큐브 클라우드 사업팀 이사는 “클라우드 시장은 IaaS 부터 성장하기 시작하며, 국내에서도 IaaS 시장이 먼저 열렸다. 이제 SaaS가 본격적으로 성장할 때가 됐다고 본다”며 “소프트웨어는 지속적인 패치와 유지보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서비스 모델이 가장 이상적이다. 고객의 SaaS 경험이 축적되면 안정적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기관은 법령에 정해져있지 않은 IT 사업을 추진할 수 없어 클라우드 도입을 추진하지 못했다. 이제 법을 통해 클라우드를 우선 고려하도록 한 만큼, 9월 이후 클라우드 전환을 시작하게 될 것이며, 클라우드의 안정성과 편리성을 알게되면 더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인프라가 필요한 IaaS와 달리 SaaS는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쉽게 클라우드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국산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일제히 자사 제품을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하면서 클라우드 발전법 수혜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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