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PC 시장 성공 서버로 이어나갈 것”
상태바
레노버 “PC 시장 성공 서버로 이어나갈 것”
  • 오현식 기자
  • 승인 2014.01.24 2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3억달러에 IBM x86 서버 사업 인수 … IBM, 메인프레임·하이엔드 서버·스토리지 사업 존속

IBM은 x86 서버 부분을 레노버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23억달러로 이 가운데 20억달러는 현금으로 지불되고, 나머지 금액은 레노버 주식으로 지불될 예정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서버 시장을 메인프레임부터 유닉스, x86에 이르는 서버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전체 서버 시장을 호령하던 하드웨어 시장의 강자 IBM은 과거의 한 장면으로 남게 됐다.

고성능, 고신뢰성을 바탕으로 미션 크리티컬한 하이엔드 시스템의 대명사로 꼽혔던 메인프레임이 간신히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범용성을 지니는 x86 부분까지 매각함으로써 IBM이 가진 IT 하드웨어의 공룡기업의 이미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싱크패드 인수와 판박이”
레노버가 IBM으로부터 인수한 부분은 시스템x, 블레이드센터, 플렉스 시스템 블레이드 서버와 스위치, x86 기반 플렉스 통합 시스템, 넥스트스케일, 아이데이터플렉스 서버 등이며 관련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킹, 유지보수 사업 등도 포함된다. 전세계적으로 약 7500명에 달하는 x86 서버 관련 IBM 직원도 레노버가 승계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지난 2005년에도 사업부 매각, 인수를 진행한 바 있다. 2005년 싱크패드로 대표되는 IBM PC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레노버는 단숨에 글로벌 톱3 PC 벤더로 도약했으며, 8년 만인 2013년 마침내 연간 PC 출하대수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전세계 1위 PC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레노버는 이번 인수를 통해 x86 서버 시장에도 뛰어들게 됐으며, PC 시장에서 이뤄낸 성과를 서버 시장으로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서의 탄탄한 입지를 바탕으로 x86 시장에서도 돌풍의 핵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IBM x86 서버 사업을 인수함으로써 레노버는 HP, 델에 버금가는 톱3 기업으로 올라서게 됐다.

특히 레노버가 IBM PC 부분을 인수하던 2005년의 상황처럼 표준화된 x86 서버 시장은 기업간 차별화 요소가 적어 가격경쟁력 확보가 경쟁의 주요 요소가 되고 있다. 이는 중국 시장이라는 견실한 수요를 갖춘 레노버의 선전을 기대할 수 있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한편 IBM은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었던 x86 부분을 레노버에 매각하고,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기업으로의 변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IBM은 인지 컴퓨팅을 위한 IBM 와슨에 약 10억달러를, 전세계 15개국 40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확대에 약 12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x86 사업부분 매각으로 이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고수익 x86 부분 유지
IBM은 x86 서버 부분에서 일부는 계속 유지한다. 퓨어데이터와 퓨어애플리케이션 등 특화 어플라이언스 부분은 매각하지 않는 것이다. 퓨어데이터와 퓨어애플리케이션은 빅데이터와 같은 특정한 요구에 맞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최적화시킨 시스템으로 오라클 엑사데이타와 경쟁 제품이다. 이러한 어플라이언스 제품군은 기업간 차별화 요소가 크며,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 폭증에 따라 지속 성장하고 있는 스토리지 비즈니스도 유지한다. 이번 x86 부분 매각으로 서버부터 스토리지까지 원스톱 공급이 가능한 벤더라는 이점이 사라지게 됐지만, 레노버와 전략적 협업을 통해 이를 희석시킨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디스크 스토리지, 테이프 스토리지를 포함해 GPFS 소프트웨어, 스마트 클라우드 엔트리 오퍼링, 시스템 디렉터 등 IBM 시스템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 일부를 판매하는 글로벌 OEM 및 판매대행 계약도 체결할 계획이다.

최근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x86 부분을 레노버에 넘겨 수익성 악화 요소를 제거하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등에 주력하겠다는 것이 IBM의 전략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x86 서버 부분 매각이 미치는 영향을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 x86 서버로 시장의 메인스트림이 이동하는 상황에서 IBM은 극소수 시장에서만 수요가 남은 메인프레임과 점차 시장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유닉스 비즈니스가 서버 부분의 주력 상품이 됐다. x86 부분의 매각이 IBM의 서버 시장 입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부분이다.

한편 양 위안칭(Yang Yuanqing) 레노버 CEO는 “이번 인수 계약은 수익을 동반한 성장을 이끌고, PC 플러스(Plus) 전략 확대에 기여하는 비즈니스에 투자하겠다는 레노버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레노버는 적절한 전략, 훌륭한 실행력, 지속적인 혁신 그리고 x86 산업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기반으로 전세계 PC 사업에서 해온 것처럼 x86 서버 사업도 장기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스티브 밀스(Steve Mills) IBM 수석부사장은 “x86 서버 사업 매각으로 IBM은 인지 컴퓨팅,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과 같은 전략적 분야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혁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