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국내 클라우드 시장 ‘활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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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국내 클라우드 시장 ‘활짝’ (2)
  • 윤현기 기자
  • 승인 2020.02.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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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 ‘각축’…MSP, 토털 IT서비스 기업으로 변모

[데이터넷]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동시에 사용하려 하지만, 각 인프라는 독립적인 운영과 관리를 요하기 때문에 IT 부서 관점에서는 전혀 다른 두 개의 기술과 인프라를 운영 및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을 갖고 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더라도, 논리적으로 사내 IT 인프라와 통합된 하나의 기업용 IT 인프라를 만들 수 있는 구조를 말한다. 이러한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 동일한 운영 및 모니터링 관점에서 전체 퍼블릭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통합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효율성과 유연성, 자동화를 실현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 용량이 증설돼야 할 경우에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해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또한, 어떤 서비스를 위한 여러 계층의 애플리케이션 중 데이터 보안이 중요한 데이터베이스(DB)는 데이터센터에서 운영하고, 대규모의 연산이나 외부 접속을 위한 인터페이스는 클라우드에서 운영하는 구조도 만들 수 있다.

이처럼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필요에 따라 클라우드를 이용해 데이터센터 확장이 가능하며, 지리적인 제약과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의 종속성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최신 애플리케이션 지원이 가능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모델이 좋다 해도 이를 구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비록 클라우드가 가상화 기술에 기반한다 해도 AWS와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개별 클라우드 서비스들의 아키텍처는 제각각이다. 그렇다고 각 서비스 사업자들이 타사 서비스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할리도 만무하다. 쿠버네티스(Kubernetes)와 컨테이너(Container)가 클라우드 간 이동 장벽을 낮춘 것은 사실이지만, 각 클라우드 간 연계가 쉬워진 것은 결코 아니다.

기업들의 멀티·하이브리드 모델 선호 현상은 클라우드 MSP들도 분주하게 만들었다. 클라우드가 하나의 도구라면 클라우드 MSP는 이를 어떻게 사용할지 알려주고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이다.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컨설팅과 마이그레이션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운영에 필요한 모든 방법들을 전해야 한다. 기업의 비즈니스 로직에 클라우드를 적용하려면 개발 역량이 필요할 때도 부지기수다.

확산되는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수요에 대비해 클라우드 MSP들도 그에 맞는 역량을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초기 AWS 전담 법인으로 성장했지만, MS 파트너사인 제니스앤컴퍼니 인수와 락플레이스의 클라우드 사업부 인수를 통해 구글 클라우드 지원 역량까지 확보하면서 주요 3대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 체계를 맞췄다. SK(주) C&C도 국내외 멀티 클라우드 고객 확보를 위해 MS 파트너사인 클루커스의 지분을 인수, 클라우드 제트와 AWS, MS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을 연계한 멀티 클라우드 사업 확장에 나섰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 구현 필요

국내 클라우드 시장 잠재력이 높은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뒤집어 생각해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 클라우드 MSP들은 기업 고객들에게 다음 비즈니스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무제한적인 컴퓨팅 파워를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후 상위 스택으로 넘어가는 것을 권장해왔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환경에 적합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선결돼야 하는 것이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다. 컨테이너 기술과 데브옵스(DevOps) 환경이 확산되면서 MSA도 점차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MSA가 아닌 모놀리식(Monolithic) 개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하는 기업들도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에 있던 애플리케이션을 복사해서 클라우드에 얹어놓은 수준에 불과한 ‘리프트 앤 시프트(Lift & Shift)’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애플리케이션이 MSA로 구현되지 못하면 클라우드 활용에 있어 가장 큰 혜택이라 할 수 있는 오토스케일링(Auto-Scaling) 효과를 누릴 수 없다. 오토스케일링은 생성된 서버가 자동으로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되는 기능으로, 예상치 못한 트래픽이 갑자기 발생할 경우에도 자동으로 여유 서버를 할당해줘 서비스가 다운되는 현상을 막는다. 그리고 다시 트래픽이 감소하면 여유 서버 기동을 중지하고 서비스에 필요한 만큼의 운영 환경을 갖춰 클라우드 이용료가 과다하게 부과되는 것을 막는다.

국내에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업으로 손꼽히는 곳은 우아한형제들, 직방, 야놀자, 두나무 등 스타트업들이다. 이들은 초기부터 클라우드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했기에 일반 기업들처럼 레거시 인프라가 없으며, 현재보다 비즈니스가 급격하게 커지더라도 아키텍처 재설계 없이 충분히 서비스를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클라우드에 모든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빅데이터 분석이나 AI를 적용하기에도 용이하다.

일반 기업들이 스타트업과 같이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을 구현하기는 쉽지 않다. 사실상 애플리케이션을 새롭게 제작해야 하고, 그 규모 역시 차세대 사업에 준하는 수준일뿐더러 클라우드 네이티브에 대응 가능한 전문 인력이나 해당 역량을 갖춘 조직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클라우드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짧은 시간 내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으로 변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자별 특화 서비스에 주력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택하는데 있어 중요시하는 항목 중 하나가 국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있는지의 여부다. AWS와 MS는 일찌감치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고 사업을 진행 중이며, 지난해 오라클도 서울에 리전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사업 행보를 알렸다.

이어 올해에는 구글이 리전을 설립함에 따라 클라우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현재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은 단연 AWS지만, 구글의 기술력과 컨테이너, 빅쿼리 등 강력한 서비스가 기업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난 몇 년간 고착된 시장 판도가 단기간에 바뀔 것이라는 전망은 아니다. 스마트폰 시장을 애플이 개척했다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는 AWS가 있다. 현재 후발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AWS를 맹렬히 추격하고는 있지만, 그 독주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AWS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혁신을 가속하다보니 오히려 후발주자들이 따라가기 버거워하는 느낌도 든다는 것이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그 결과 후발주자들도 전력을 다해 AWS를 따라가는 것보다 AWS가 제공하지 못하는 특별함을 만드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일례로 리눅스 등 오픈소스를 주로 활용하는 기업이라면 AWS 환경이 적합하겠지만, MS-SQL DB나 윈도우 기반 시스템을 이용하는 기업이면 MS 애저를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관리 최적화 부문뿐만 아니라 서버 운영에 있어 비용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오라클 DB는 오랫동안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최근에는 탈(脫) 오라클 분위기가 확산된 상태지만, 그 이전까지는 수십 년간 종속돼 대안을 찾기 어려웠을 정도다. 이처럼 국내 DB 시장에서는 오라클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만큼, 해당 영역에서는 오라클 클라우드가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기업들이 각각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조합해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즉, 기업들이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현해 최고의 혜택을 누리는 것에 집중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선택지가 늘어났기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따라서 국내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사업자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초반 흥행몰이를 노릴 터이고,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평가가 내려질 것이다.

“클라우드 파트너 선택, 다양하게 만나고 결정하라”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대표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대표

클라우드를 도입하려는 기업이 파트너를 선택할 때 범하는 우가 해당 분야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저렴한 가격만 추구한다는 점이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도 선호도와 예산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비교하듯이 클라우드 파트너를 고를 때도 다양하게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실적에 급급해 판매만을 위한 오퍼링을 제공하는 곳이 있다면 해당 업체와는 장기적인 관계를 지속하기가 어렵다. 반면 이럴 경우는 이렇고, 저럴 경우는 저렇다고 다양한 조언을 해주며 기업 입장에서 최선의 조건을 제안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곳이라면 믿어볼 만한 파트너라고 생각해도 된다.

클라우드는 결코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처럼 남들이 하니까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어떻게 비즈니스 혁신이 가능할지 고민해본 다음에 가장 도움이 될 것 같은 파트너를 선택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리커링 효과 통한 지속 성장 바라는 MSP

비록 클라우드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 하더라도 다양한 MSP들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일찍부터 클라우드 MSP로 활동한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등은 많은 고객사를 토대로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이 같은 성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기업 고객은 매니지드 서비스를 받기 위해 꼭 특정 MSP와만 계약을 유지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시장이 성장하는 한 클라우드 MSP들의 성장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서비스와 매니지드 서비스뿐만 아니라 매월 반복되는 매출인 리커링(Recurring) 효과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클라우드 MSP인 메가존클라우드의 매출은 2017년 1100억원, 2018년 2200억원, 2019년 4100억원으로 매해 두 배가량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리커링 효과가 뚜렷했기 때문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해 올리는 매출에 기존 고객이 더 큰 비용을 지불하면서 얻는 매출까지 합쳐져 매출이 마치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효과를 만들었다.

한편, 메가존클라우드는 지난달 델테크놀로지스와 파트너십을 통해 하이브리드·프라이빗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를 시장에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 사업 등을 수행하며, 퍼블릭 클라우드, 프라이빗 클라우드 모두를 아우르는 진정한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역량을 확보해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강자 위치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2019년 6월을 기점으로 연매출 1000억원 고지를 돌파한 베스핀글로벌도 매월 10% 이상씩 성장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전체 매출의 40%를 올릴 정도로 해외에서도 활발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중동 시장에도 진출해 현지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옵스나우(OpsNow)’를 자체 개발해 공급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클루커스는 지난해 MS와 클라우드 SOS 센터를 개소하고 15분 내 게임 장애 전용 대응 서비스를 제공해 게임 산업 성장을 도모할뿐더러 고객 관리 등 효과 창출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아울러 지티플러스도 지난해 오라클과 함께 ‘오라클 클라우드 혁신센터’를 설립했으며, 이를 토대로 정기 교육과 전 세계 고객 대상 ISV 솔루션 제공 등을 통해 국내 파트너사 클라우드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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