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국내 클라우드 시장 ‘활짝’ (1)
상태바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국내 클라우드 시장 ‘활짝’ (1)
  • 윤현기 기자
  • 승인 2020.02.08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즈니스 혁신 위한 클라우드 관심 늘어…금융·대기업 주도 기대

[데이터넷]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수단으로 클라우드가 주목받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해외 대비 클라우드 도입률이 저조한 국가로 손꼽혀왔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비즈니스 혁신이 중요해지면서 대기업부터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클라우드를 찾는 기업·기관들이 늘고 있으며, 이에 시장 확대를 기대하는 국내외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는 추세다. 2020년을 맞아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이 어떻게 성장할지 고객 접점에 위치하고 있는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 공급자(MSP)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 IT 분야뿐만 아니라 전 산업에 있어 화두는 단연 클라우드다. 클라우드라는 용어가 업계에서 이야기되기 시작한 것이 2008년 전후로 무려 10여 년이 지났지만, 국내에서는 이제야 그 가치와 필요성을 인정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9년 정보화통계조사’와 ‘최근 5년간의 정보화통계조사 분석’ 결과는 꽤 흥미롭다. 정보화통계조사는 우리나라 사업체의 정보화 현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전국 약 402만개 사업체 중 표본 조사를 실시한 국가승인통계로, 이에 따르면 2018년 국내 25만5341개 사업체 기준 6.4%가 클라우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인 이상 사업체 기준으로는 2014년 12.9%에서 2018년 22.7%로 약 2배가량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2014-2018 클라우드 이용률(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14-2018 클라우드 이용률(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놀라운 것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25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 중심으로는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이용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 중 클라우드는 2018년 기준 이용률이 50.9%로 집계돼 관련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를 토대로 정부는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정보화가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비즈니스 혁신, 클라우드 도입 필요성 높여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해외 대비 최소 몇 년에서 최대 10년 이상 뒤쳐져있다는 것이 클라우드 업계의 시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통계청, OECD, KPMG 등 여러 기관에서 발표한 자료들을 종합해보면 미국은 이미 2006년부터 클라우드 도입이 시작됐지만 실제 클라우드 전환률은 40%대에 불과하며, 아직 60%가량이 온프레미스에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도 클라우드 전환률이 33%이며, 한국은 5%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보다 10여년 먼저 클라우드 전환에 뛰어든 미국도 이런데, 큰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는 국내 기업 정서상 미국 정도의 클라우드 전환률을 이루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도 디지털 기술로 혁신에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면서 클라우드의 필요성을 점차 깨닫고 도입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국내에 클라우드 개념이 소개되던 초기에는 효율성, 비용 절감 등이 이슈였지만 이제는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를 위해서 어떻게 데이터를 모으고 활용해야 하는지 ▲고객의 요구사항을 듣고 어떻게 빠른 제품화를 달성할 수 있는지 ▲각 산업별 기업들이 어떻게 혁신하는지 등이 이슈가 됐다.

또한, 이를 위한 도구로써 클라우드를 바라보고 자사 비즈니스에 접목하려는 사례도 확산되고 있다. 즉, 클라우드를 통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룰 수 있고, 그에 따라 비즈니스 혁신도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인식의 변화는 작은 기업보다는 큰 기업일수록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 영원불멸한 기업과 비즈니스가 없다는 것이 증명됐기에 성장이 아닌 생존을 위해서라도 비즈니스 혁신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 됐다. SK, 두산, LG 등 국내 대형 그룹사들이 클라우드 전환을 강조한 것도 이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클라우드 MSP들은 그동안 초기 스타트업, 게임사들이 클라우드를 시장을 키워왔다면, 올해부터는 대기업 위주의 클라우드 도입·전환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엔터프라이즈 시장 확대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 세계에서 유일하게 ‘클라우드컴퓨팅 발전법’을 제정하고 클라우드 보급·확산을 위해 노력했으나 민간과 공공의 엇갈린 시각으로 인해 법 제정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클라우드 도입률이 저조했다. 그러나 지난해 각종 규제 개선과 ‘데이터 3법’으로 불리는 법안들이 개정되면서 금융과 공공, 대형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며, 비즈니스 혁신 이슈와도 맞물려 시장이 한층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우드 도입 이전 국내 IT 시장 상황을 돌이켜보면 대부분 개발이 병행된 시스템 통합(SI) 사업이 주를 이뤘다. 그렇기에 금융사, 대기업들은 IT서비스 전문 계열사를 보유하고, 그들에게 일감을 몰아주며 성장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지속됐다. 이후 국내에 클라우드가 소개되고, 클라우드 서비스만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MSP가 등장했을 때도 여전히 대기업 SI 자회사들이 IT 시장을 이끌었으며, 차세대라는 명분 아래 대규모 사업들을 독식해왔다. 더욱이 클라우드에 대한 금융사·대기업의 관심 역시 낮았다.

이후 4차 산업혁명 이슈와 함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비즈니스 혁신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카오뱅크다. 모바일 플랫폼에 기반한 비대면 뱅킹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으며 시중은행의 입지를 위협할 정도가 됐다. 과거에는 은행이 IT를 도입했지만 이제는 IT 기업이 은행업을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처럼 IT DNA를 보유한 기업들이 비즈니스 혁신을 통해 전통적인 산업 간 경계를 파괴하는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기존 시장을 장악하던 기업들도 변화와 혁신을 도모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 등으로 인해 데이터 산업이 꽃을 피우기 어려웠지만, 지난 1월 ‘데이터 3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가명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고객정보 등 다량의 데이터를 보유한 대기업들은 AI, 빅데이터, IoT 등을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로 클라우드에 눈을 돌리게 됐다. 게다가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려 해도 현지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을 경우 클라우드 외에는 대안도 없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대형 IT서비스 기업들도 클라우드 역량을 갖추기 위한 움직임에 분주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LG CNS는 지난해 메가존클라우드와 국내외 클라우드 전환 시장 선점을 위해 전문 합작법인 ‘클라우드그램’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LG CNS가 보유한 대형 고객 대상 IT 시스템 구축 경험과 메가존클라우드의 클라우드 전환 사업 역량의 시너지를 통해 클라우드 전환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게임사 고객 모시기 ‘총력’

금융·엔터프라이즈 등 대형 고객들이 클라우드 시장에서 지갑을 열고 있는 것에 더해 게임업계도 클라우드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게임사들은 일반 기업처럼 데이터센터 기반의 사업을 수행해왔지만, 위험도를 완화하고자 클라우드를 일부 도입해 사용하곤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모바일 게임이 확산되면서 이용자들이 즐기는 게임 주기가 짧아졌다는 것이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대형 게임이 출시되면 수년 이상 게임사의 매출원으로 작용했지만, 모바일 게임은 출시 이후 짧으면 6개월, 길면 1년 이후 많은 이용자가 이탈하기 때문에 해당 게임에서 더 이상 매출을 올리기가 어렵다.

이용자가 특정 게임을 수년 이상 즐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계속 다른 게임으로 이전하는 경향을 보이기에 게임사 역시 하나의 게임에만 집중하기 어렵다. 이처럼 게임의 수명주기가 극도로 짧아짐에 따라 게임사 역시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에 지속 투자하는 것이 부담이 됐다.

일반적으로 기업 IT 인프라는 설비 투자(Capex)와 운영비용(Opex) 등을 따져 3~5년의 수명연한을 설정하고 투자를 단행하지만, 수명주기가 6개월에 불과한 게임을 위해서 장비를 새롭게 구매하거나 혹은 서비스를 중단하고 기 보유 장비를 중고로 내다 팔수도 없는 노릇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만약 차기 게임이 출시됐을 경우 해당 서비스에 장비를 붙이면 된다 하지만, 반년마다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는 것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미 게임사들도 기존 레거시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새롭게 출시하는 모바일 게임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하고 있다. 갈수록 커져가는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을 위해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현지 인프라를 임대하거나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MSP들은 스타트업부터 시작해 최근 몇 년간 엔터프라이즈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주제에 관심을 보이며 클라우드 전환 여정을 시작했거나 검토 중이며, 좀 더 범용화가 이뤄질 경우 대기업 이하 중소·중견기업으로도 자연스럽게 클라우드 시장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데이터 산업, 반드시 클라우드와 함께 성장해야”
정현석 베스핀글로벌 서비스전략본부장
정현석 베스핀글로벌 서비스전략본부장

최근 데이터 3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국내 데이터 산업의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데이터 산업이 발전하려면 반드시 클라우드와 함께 해야 한다.

그 첫 번째 이유는 클라우드와 레거시 인프라에서 수용할 수 있는 데이터 저장 규모 차이다. 클라우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운영도 편리하게 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가공하고 AI와 연계도 가능하지만, 레거시 환경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두 번째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의 이용이다. SaaS를 도입한다는 것은 운영·관리적인 부분이 편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소유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올려두고 다른 사람들의 데이터 인사이트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각종 규제나 컴플라이언스로 인해 클라우드 이용이 자유롭지 못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데이터에 기반한 비즈니스 혁신을 위해서는 이처럼 클라우드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단순히 IT 지원만 해주는 곳보다 함께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혁신을 도모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