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인프라 활용 패러다임 전환 촉매제 ‘가상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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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인프라 활용 패러다임 전환 촉매제 ‘가상화’ (1)
  • 윤현기 기자
  • 승인 2018.03.1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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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효율적인 IT 활용 방안 제시…클라우드 환경서도 필수

4차 산업혁명 이슈와 함께 IT 업계에서 클라우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가상화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가상화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활용된 기술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유닉스(Unix) 시스템의 활용률이 높고, 물리 서버를 단독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많아 가상화의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도 상당수다. 그러나 최근 주목받고 있는 클라우드도 가상화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레거시 환경에서도 가상화를 이용해 IT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IT 인프라 활용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진시키고 있는 가상화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가상화(Virtualization)의 사전적인 정의는 컴퓨터의 운영체제(OS)를 시스템 구조나 하드웨어에 영향 받지 않고 설치 및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꽤 단순한 설명이지만 이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컴퓨터는 하나의 OS를 설치하며, 해당 OS를 기반으로 동작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한다. 과거에는 컴퓨터에서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면서 시스템의 CPU와 메모리를 거의 다 소진할 정도였기 때문에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려면 그만큼의 하드웨어 시스템 구축이 필요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하드웨어의 성능이 높아지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컴퓨터에 OS를 설치하고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방식은 과거와 바뀐 점이 없었지만, 시스템 활용률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애플리케이션 하나가 시스템의 80% 이상을 사용했었지만, 이제는 같은 애플리케이션이라 하더라도 시스템 사용률이 20%도 채 안 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IT 담당자들에게 고민거리를 안겨줬다. 유휴 시스템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과지출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애플리케이션 실행 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이를 함부로 줄이거나 없앨 수도 없다. 만약 어떤 전산실에서 서버 100대를 운영하고 있는데 시스템 사용률이 20%에 불과하다면, 약 80대의 서버가 놀고 있는 상황이나 마찬가지인 만큼 시스템 운영 효율성의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가상화 기술이다. 컴퓨터 시스템에 하이퍼바이저(Hypervisor)를 올려 시스템을 논리적으로 구분하고, 각 논리 시스템별로 여러 OS를 설치해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그렇기에 하나의 컴퓨터에서도 여러 OS와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어 시스템 활용률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클라우드 위한 중요 기능 제공
최근 IT 업계의 화두는 클라우드다. 빠른 서비스 개발과 배포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기업 비즈니스에 민첩성과 유연성을 제공한다는 이점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그렇기에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고민하거나 시작하고 있지만, 모든 워크로드를 클라우드로 이전하기에는 제약사항도 존재한다.

우선 비용 문제다. 초기 IT 인프라 투자비용 없이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지만, 클라우드 이용에 따른 비용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기존 IT 인프라 활용 문제도 있다. 신생 기업이 아닌 이상 비즈니스에 활용하던 IT 인프라가 존재하는데, 클라우드로 이전한다 해서 기존 인프라들을 모조리 처분하는 것을 쉽게 결정할 수 없다.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기간도 고려해야하며, 그동안 서비스를 완전히 중단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컴플라이언스 문제도 발생한다. 국내법에서는 해외로의 데이터 반출을 제한하는 규제들이 존재하는데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사실상 데이터 이동에 있어 국경의 의미가 사라지게 된다. 또한 기업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데이터를 외부에 위탁하는 것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기업들은 클라우드와 기존 데이터센터를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 간 아키텍처가 다르기에 연동이 쉽지 않다.

이때 가상화를 이용하는 방법이 추천된다. 클라우드 역시 가상화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를 프라이빗 클라우드화함으로써 퍼블릭 클라우드와의 연동이 손쉬워진다.

가상화 수요 ‘꾸준’
가상화 유형은 크게 서버 가상화, OS 가상화,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 등으로 구분된다.

우선 서버 가상화는 하이퍼바이저를 통해 서버와 같은 물리적인 리소소를 논리적으로 나눠주고, 가상머신(VM)을 생성시켜 서로 간섭하지 않도록 격리시킨다. 만약 하나의 VM에서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VM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아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구동하는데 유용하다.

OS 가상화는 하나의 하이퍼바이저에서 여러 OS를 구동할 수 있도록 한다. 가상화 개념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하나의 컴퓨터에서 하나의 OS만 설치할 수 있었지만, 가상화를 이용하면 여러 OS를 동시에 운영하거나 OS 위에 OS를 올릴 수도 있다. 맥(Mac)에서 윈도우를 이용하거나 윈도우에서 리눅스(Linux)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는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DN)과도 연결되는 맥락으로 스위치, 라우터와 같은 L2~L4단을 하나의 가상 클러스터에서 논리적으로 나눠 배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복잡한 네트워킹 구성 환경을 간소화하고 효율적인 운영·관리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가상화는 1960년대 메인프레임에서부터 활용된 꽤 오래된 기술이며, 이후 VM웨어(VMware)가 가상화 제품을 출시하면서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서버 가상화는 IT업계의 주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을 정도다.

가상화가 오래된 기술이라 하지만 수요는 꾸준한 편이다. 시스템의 자원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제품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클라우드를 구성하는 기반 기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x86으로 시스템을 다운사이징하는 U2L(Unix to Linux) 사업도 일어나고 있는 만큼,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가상화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 VM웨어 서버 가상화 구성도

하이퍼바이저 방식 따라 구성·사용 목적 갈려
현재 하이퍼바이저를 이용한 가상화 방식은 가상 서버(Virtual Server) 또는 호스트 하이퍼바이저(Hosted Hypervisor)라고 불리는 방식과 네이티브(Native) 또는 베어메탈(Bare Metal)이라고 불리는 방식으로 구별된다.

먼저 가상 서버 방식은 하드웨어에 호스트 OS를 설치하고, 그 위에 하이퍼바이저를 올려 VM을 생성하고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는 손쉽게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VM들이 호스트 OS에 종속된다는 단점도 있다. VM 간 스케줄링이나 시스템 자원 배분 등이 호스트 OS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호스트 OS로 인한 속도 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베어메탈 방식은 시스템에서 하이퍼바이저가 직접 구동돼 하드웨어를 관리하고 VM을 생성해 관리하는 방식이다. 가상 서버 방식과 달리 하이퍼바이저가 시스템 자원에 직접 접근해 관리하기 때문에 속도 및 자원 효율성 부분에서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VM에서 하드웨어 자원에 대한 드라이버를 모두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가상 서버 방식 대비 구성이 어렵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서버 가상화에는 베어메탈 방식이 선호되는 경향을 보인다. 가상 서버 방식 대비 속도와 하드웨어 자원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며, 실제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업체들도 베어메탈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주요 홍포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기도 하다. 반면 가상 서버 방식은 다양한 OS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사용하기 편리한 방식으로 개발자나 테스터들이 활용하기에 유리하다.

<여기서 잠깐!>  서버 가상화와 데스크톱 가상화

최근 가상화는 이용 형태에 따라 서버 가상화와 데스크톱 가상화로 구분된다. 두 가상화의 기본적인 구조는 같다. 다만 VM에 서버 OS를 설치하면 서버 가상화가 되는 것이며, 데스크톱 OS를 설치하면 데스크톱 가상화가 된다.

하지만 활용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드러난다. 서버 가상화의 경우 일반적으로 10~20개의 VM이 호스트에 올라가게 되지만, 데스크톱 가상화일 경우 그보다 많은 30~50여개의 VM이 호스트에 올라가게 된다.

또 다른 차이는 IO 성능이다. 서버 가상화는 스토리지 IO가 많지 않으며, 필요한 대부분이 메모리에 로딩되고 처리된다. 하지만 데스크톱 가상화는 VM에서 활용하는 스토리지 IO가 높으며, 심지어는 처리할 수 있는 IO의 10배의 퍼포먼스를 필요로 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데스크톱 가상화 시스템이 구축될 경우 스토리지의 성능을 높이고자 올플래시 어레이(AFA)를 도입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국내에서는 데스크톱 가상화가 망분리 이슈에 따라 구축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해외에서는 모바일 체제 수용 등 업무 환경 변화를 위해 도입되는 경우도 많다.

IT 관리 패러다임 변화시켜
서버 가상화의 목적은 컴퓨터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이며, 이를 통해 비용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것 외에도 최근에는 IT 관리 편의성을 높여주는 역할로도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인 서버 환경은 하드웨어에 OS와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되며, 네트워크를 통해 스토리지와 연결되는 구조다. 이 같은 구조는 서버의 수가 적을 때는 문제없겠지만, 수가 많아지면 점차 관리하기 복잡하고 어려운 구조로 탈바꿈한다.

서버 가상화가 돼 있지 않은 서버의 메인보드에 장애가 발생해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가정하자. 일반적인 경우라면 서버에서 메인보드만 교체하면 되겠지만, 서비스가 갑작스레 중단됐기에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때 동일한 사양의 다른 서버로 교체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문제는 교체한 서버가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구성해야 하는데, 용량의 한계 때문에 OS와 애플리케이션 백업이 함께 돼 있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다. 애플리케이션이 백업돼 있다 하더라도 OS를 설치해야 하며, 데이터를 옮기는 작업도 시간이 걸린다. 유지보수 시에도 서버 전원을 내리고 부품을 교체한 뒤 다시 기동시키면 데이터를 확인하고 이상이 없는지 판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최소 이틀에 걸쳐 작업이 이뤄진다.

서버 가상화가 적용됐다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물리 서버에 장애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해당 서버에서 동작하던 VM을 다른 정상 서버로 손쉽게 옮겨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다. VM은 애플리케이션과 OS, 하드웨어까지 포함된 사실상 하나의 서버와 동일하지만, 시스템적인 관점에서 보면 VM은 하나의 파일과도 같아 다루기가 쉽다. 백업과 복구도 편리하며, 다른 시스템으로 이동하기도 용이하다. 즉, 전혀 다른 IT 관리 패러다임을 제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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