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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전쟁, DBMS 시장 쟁탈전 ‘활활’ (1)
클라우드·IoT 등 메가트렌드 통한 업계 판도 재편 기대…외산 강세 속 국산 시장 점차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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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8월 08일 08:55:59 윤현기 기자 y1333@datanet.co.kr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은 운영체제(OS)와 더불어 기업 시스템의 핵심 소프트웨어(SW)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DBMS를 자체 개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에 속하지만, 국내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의 영향력이 무척 높은 편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유지되던 글로벌 기업 강세도 조금씩 변화를 보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각자 특화된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을뿐더러, 클라우드·IoT 등 추세에 맞춰 기존 DBMS와 다른 형태로 변모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DBMS 시장에서의 소리 없는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본다.  <편집자>

한국데이터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16 데이터산업 현황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데이터솔루션 시장 규모는 1조48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활성화 이슈로 인한 정부 및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서 솔루션 투자 비중이 조금씩 확대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성장세를 보인 데이터솔루션 중 DBMS 분야는 40.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국내 DBMS 시장은 6005억 원으로 집계되며 최초로 6000억 원 고지를 돌파했으며, 2010년부터 연평균 11.2% 성장률을 보이며 꾸준히 성장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DBMS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에 눌려 여전히 적은 시장 효과만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DBMS 시장은 오라클을 필두로 하는 글로벌 기업이 시장의 90.7%를 장악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은 10%가 조금 못 되는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그러나 긍정적인 신호가 있었다면, 2015년에 8.9%였던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이 지난해 9.3%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점차 영역을 넓혀가며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2010-2016 국내 DBMS 시장 규모 (단위: 억 원)
   
▲ 2015-2016 국내 DBMS 시장 점유율

게임 규칙을 바꾼 오라클 ‘독주’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 DBMS 시장 점령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초기 국내 DBMS 시장이 형성된 이후 줄곧 글로벌 기업의 강세가 이어져 왔다.

글로벌 기업 중에서도 대표주자는 단연 오라클이다. 시장조사기관 및 관련 업계 추산에 따르면 오라클은 국내 DBMS 시장의 약 6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 시장 독과점 지배자다. 전 세계적으로도 많은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DBMS의 표준과 같은 영향력을 업계에 발휘하고 있다.

오라클이 DBMS 시장에서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풀이된다. 하나는 처음 기업이 설립됐을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 동안 DBMS 제품 개발 및 고도화에 집중해왔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하드웨어(HW)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던 SW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오라클이 펼치고 있는 사업은 다양하다. DBMS를 포함한 SW뿐만 아니라 2010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한 이후에는 HW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근래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경쟁하면서 클라우드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사업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자사 주력 제품인 DBMS와의 연계에 치중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SW 자체의 업데이트는 물론, HW 역시 오라클 DBMS가 가장 잘 돌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클라우드 역시 기존 오라클 DBMS 고객이 이용하던 환경 그대로 옮겨갈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고 있다. 말 그대로 DBMS 한 분야를 줄기차게 고집해왔다.

이에 대해 국내 DB업계 관계자는 “다른 것은 차치하고 오라클이 DBMS 개발에 몰두한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제품도 잘 나오고 충성고객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오라클의 DBMS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한 이후 발전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졌는데, 이는 시스템을 HW 중심이 아닌, SW 중심으로 구성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아무리 뛰어난 SW라도 HW 성능이 받쳐주지 못하면 제 성능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SW는 HW 성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당시 오라클은 자사 DBMS가 최상의 성능을 내기 위해 필요로 하는 HW 수준이 있었지만 가격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HW 벤더들과 조율할 수밖에 없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HW 제조사인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해버렸다. 더 이상 HW에 맞게 SW를 개발하는 것이 아닌, SW에 맞춰 HW를 공급하는 것으로 방향이 바뀜으로써 오라클의 DBMS 사업에는 한층 탄력이 붙을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홍기현 한국오라클 상무는 “오라클의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는 단순히 DBMS 시장에서 게임의 판도를 바꾼 것이 아닌, 게임의 규칙을 바꿔버렸다”며 “오라클은 시장에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이를 추가시키는 방식으로 제품을 혁신해왔다. 클라우드 시대가 되면서 오라클은 모든 솔루션을 오라클 클라우드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가 바로 현재의 오라클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거의 60%에 육박하며, 국내 기업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도 타도의 대상이 됐다. 동종 업계에서는 오라클을 상대할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기업 전략이 바뀌는 등 현상도 일어났다.

   
▲ 오라클 엑사데이타 클라우드 머신

시장 형세 바꾸려는 업계 노력 분주

오라클로 굳어져버린 국내 DBMS 시장을 엎으려는 움직임은 꾸준히 일어났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의 모습이 많이 부각됐을 뿐이며, 여타 글로벌 기업들도 오라클을 밀어내기 위한 시도를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업계 추산 약 13%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IBM도 오라클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IBM의 DBMS ‘DB2’는 한 때 오라클의 턱밑까지 쫓아갔으나 오라클의 강력한 시장 장악력을 이기지 못했다. 지난해 DB2 최신 버전인 ‘DB2 V11.1’을 출시하며 클라우드 환경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했건만, 시장 한편에서는 IBM이 DBMS 사업을 접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 정도로 사업이 순탄치 못했다. 일부 채널에서 국내 기업들처럼 오라클 제품을 윈백(win back)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 가격 할인을 앞세워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사례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클라우드 사업에 전념을 다하고 있는 MS도 DBMS 사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업계 추산 15%의 점유율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윈도우 사용 환경이 많은 만큼 MS의 SQL서버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 편이다. 최근 MS는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 환경 모두에서 이용 가능한 SQL서버 2017을 국내 출시했는데, 요즘 추세에 맞게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또한 그동안 윈도우 운영체제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것에서 벗어나 리눅스, 컨테이너 플랫폼 등도 지원하며 생태계를 확대시키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DBMS 시장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갈렸다. 오라클과 맞서 싸우거나, 오라클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니치 마켓(niche market)을 공략하는 것이다.

티맥스소프트는 예나 지금이나 오라클과의 정면 승부를 택하고 있다. 오라클 제품의 윈백을 사업 전략으로 삼을 정도로 강력하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티맥스소프트는 그동안 우려됐던 제품 성능과 안정성의 우려를 해소하면서 점차 공공 및 기업 시장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티맥스소프트 측은 다수 오라클 윈백 사례를 만들어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매출 993억 원을 달성하며 1000억 매출을 눈앞에 둔 상태다. 올해 창사 20주년을 맞은 티맥스소프트는 미국에서 티맥스데이 행사를 개최하며 기술력과 높아진 위상을 과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알티베이스도 최근 새로운 버전의 제품을 출시하고 다시금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알티베이스는 제품을 개발하면서 무엇보다 지적재산권에 대한 우려를 없애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오라클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 제품을 완성시켜 해외 시장 개척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알티베이스는 이 같은 방법으로 중국에 제품 공급 사례를 만들어냈으며, 지속적인 시장 확대를 위해 영업력 강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큐브리드는 자사 제품을 오픈소스화 하는 전략으로 오라클과 겹치지 않는 시장을 선택했다. 오픈소스로의 전환은 상용 솔루션 기업에게 많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성공적으로 안착했을 경우 넓은 사용자층을 확보와 더불어 컨설팅·유지보수 등으로 수익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큐브리드는 오픈소스의 긍정적인 효과를 본 기업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오픈소스 사용 추세에 맞춰 성장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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