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넷] 네트워크 및 보안 벤더들의 SD-WAN 및 SASE 시장 패권 차지를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2017년부터 시스코(빕텔라 인수), VM웨어(벨로클라우드 인수), 오라클(탈라리 인수) 등의 SD-WAN 전문벤더 인수를 시작으로 팔로알토(클라우드제닉스 인수), HPE 아루바(실버피크 인수)에 이어 최근 주니퍼도 128테크놀로지스(128T) 인수를 발표했다.

주니퍼는 미스트 네트워킹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SD-WAN 공급 기업인 128T를 4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사용자 중심의 인공지능(AI) 기반 WAN으로의 진화를 대표하는 128T 인수는 2019년 미스트 인수로 시작된 주니퍼의 AI 기반 네트워크 비전 실현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주니퍼는 128T의 세션 스마트 기술을 미스트 AI로 구동되는 캠퍼스 및 브랜치 솔루션과 통합함으로써 AI 기반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 브랜치-클라우드에서 연결 최적화에 초점을 맞춘 1세대 SD-WAN에서 클라이언트-클라우드에서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하는 최신 AI 기반 네트워크로의 혁신에 가속을 붙여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소프트웨어 기반 라우팅 기술을 통해 네트워크의 민첩성과 유연성 실현을 목표로 SBC(Session Board Control) 전문기업인 애크미패킷 출신이 주축으로 2014년 설립된 128T는 고객사를 빠르게 늘려 나가며 SD-WAN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에스넷과 계약을 통해 지난해 국내에도 진출, 128T의 소프트웨어 기반 세션 스마트 라우터와 에스넷의 매니지드 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스마트 IT 서비스 플랫폼 ‘S-WAN(Smart-WAN)’으로 출시됐다.

128T의 세션 스마트 라우터는 패킷 기반이 아닌 세션 기반 라우팅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한 것이 특징으로, 세션 인지를 통해 다이내믹 라우팅을 구현한다. 또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소프트웨어인 만큼 사용자가 원하는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손쉽게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차별점이다.

특히 128T는 듀얼 NAT 기반의 ‘터널 프리’ 기술을 활용해 라우터, 방화벽, VPN 등의 기능을 터널링 없이 구현해 기존 터널링 방식의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오버레이 네트워크 환경을 단순화했다. 또한 터널 생성 개수에 제한이 없는 만큼 풀 메시 구성은 물론 허브 앤 스포크, 멀티 홉 등 다양한 네트워크 토폴로지 구성이 가능해 맞춤형 네트워크 환경을 구현할 수 있고, FIPS-140-2, ICSA 등의 글로벌 보안 인증까지 획득해 뛰어난 보안성도 갖추고 있다.

128T는 유무선 액세스와 SD-WAN을 포함하는 주니퍼의 AI 기반 엔터프라이즈 사업부와 통합돼 미스트 AI로 구동될 예정이다. 양사의 기술이 결합된 포트폴리오는 클라이언트에서 클라우드로의 최적화된 사용자 경험을 위한 통합 플랫폼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주니퍼의 WAN 어슈어런스 소프트웨어, 브랜치 SRX 포트폴리오, 마비스(Marvis) VNA(Virtual Network Assistant) 등과 128T의 통합을 통해 고객은 맞춤형 서비스 수준(개별 사용자까지), 사전 예방적 이상 감지, 권장 수정 조치를 통한 장애 격리, 자율 주행 네트워크 운영 및 AI 기반 지원 등 초기 구성부터 AIOps에 이르기까지 보다 진보된 AI 기반 WAN 기능을 활용하게 될 전망이다.

또한 주니퍼 커넥티드 시큐리티와 결합하면 고객은 제로 트러스트 액세스, 차세대 방화벽, 웹/콘텐츠 필터링, 실시간 위협 인텔리전스 및 지능형 위협 보호 등을 제공해 필요로 하는 시기와 장소에 보다 개선된 보호 기능을 제공받을 수 있다.

주니퍼 라미 라힘(Rami Rahim) CEO는 “사용자 경험을 우선 시하고 자동화를 통해 IT 운영을 단순화한다는 공통 비전을 갖고 있는 128T 인수는 주니퍼의 AI 기반 엔터프라이즈 구현을 가속화하게 될 것”며 “주니퍼 미스트 AI가 주도하는 캠퍼스 및 브랜치 솔루션에 128T 기술을 접목해 고도로 차별화된 고객 가치 제공과 함께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의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강석오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