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웹·텔레그램 범죄, IT 기술로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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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웹·텔레그램 범죄, IT 기술로 찾아낸다”
  • 김선애 기자
  • 승인 2020.04.27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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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온상 다크웹, 위협 인텔리전스 이용한 수사 기법으로 추적
암호화폐 자금세탁, AI 이용한 거래 추적 기술로 범죄자 검거

[데이터넷] 집단 성착취 및 영상 거래 사건은 세상에 알려진 후 범죄가 오히려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범죄가 있는지 몰랐던 사람들도 범죄에 가담하면서 텔레그램을 통해 영상을 거래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검거된 공범자들이 어떻게 꼬리를 잡혔는지 분석하고, 수사를 어렵게 하는 방법, 검거됐을 때 형량을 낮추는 방법을 공유하는 한편, 더 자극적이고 엽기적인 영상을 찾아 나선다.

한 번 범죄에 가담한 사람은 범죄의 늪에 더욱 빠져든다. 처음에는 ‘야한 동영상’에서 시작하지만, 점점 더 자극적인 영상으로 옮겨가고 실제로 범죄를 저지르고 마약에도 손을 댄다. 텔레그램 뿐 아니라 다른 암호화 메신저를 오가며 수사를 회피하고, 다크웹까지 찾아간다. 다크웹·텔레그램 등 암호화 웹과 메신저를 통해 디지털 범죄의 심각성이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범죄 인식 교육 필수

암호화 웹·메신저는 정치적 탄압을 피해, 표현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 사생활 보호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특정 국가가 주도하는 세계 화폐 제도를 벗어나 탈 중앙화 화폐를 꿈꿨던 암호화폐는 범죄자금 세탁을 위해 사용된다.

다크웹에서는 각종 흉악범죄가 일어나고, 범죄를 모의하며, 사이버 공격 도구 판매 및 서비스, 개인·민감정보 판매 등 다양한 범지가 발생한다. AI와 ‘집단지성’을 이용해 추적과 검거를 피하는 방법을 알아내며,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한다.

우리나라 정부를 포함한 세계 각국 정부가 디지털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으며, 선처없는 강력한 처벌을 약속하고 있지만, 범죄자들은 정부의 강력 조치를 비웃으면서 계속 범죄를 이어간다. ‘모네로는 추적당하지 않는다’, ‘텔레그램·다크웹은 수사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면서짧은 시간 내에 범죄를 저지르고 또 다른 암호화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김기홍 세인트시큐리티 대표는 “디지털 범죄 수법이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이를 찾아보게 되고, 범죄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 채 범죄에 가담한다. 디지털 범죄의 심각성을 여론에 알리는 것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이 사실을 알게 돼 더 많은 사람들 이 범죄를 저지르고 피해를 확산시키기 때문”이라며 “디지털 범죄에 대한 인식을 정립하고, 가담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한편,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 특히 이 같은 사건을 근절한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신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크웹 위협 인텔리전스 제공

암호화 웹과 메신저를 이용한 범죄를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다크웹 상에서 일어나는 범죄 정황을 수집하고 분석해 수사에도움을 주는 기술이 완성돼 있다. NSHC의 다크웹 인텔리전스 플랫폼 ‘다크트레이서(DarkTracer)’는 수백억개의 다크웹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축적된 인텔리전스 데이터와 새롭게 수집된 범죄 증거를 연계 분석해 범죄자를 특정할 수 있는 새로운 증거를 찾고 수사기관이 범죄자를 검거하고 범죄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각국 정부 수사기관에 디지털 범죄 추적 기술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 날로 교묘해지 는 디지털 범죄 수사에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한다.

최상명 NSHC 선임연구원은 “다크웹이든 텔레그램이든 사람이 만들고 운영하는 시스템에는 취약점이 존재 하기 마련이다. 운영자와 사용자들이 크고 작은 실수를 하고 있으며, 이를 찾아 분석하면 범죄자를 찾을 수 있다. IT 세상에서 완전 범죄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디지털 범죄에 가담한 모든 사람이 완벽하고 똑똑한 것은 아니다. 범죄자들의 수법을 파악해 자주 저지르는 실수, 취약점, 범죄 패턴을 알아내고 즉시 대응할 수 있다. NSHC는 이러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 면서 디지털 범죄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지능화되는 사이버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생활하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다크웹 신규 한국사이트 도메인 개설 개수 (자료: NSHC)
▲2019년 다크웹 신규 한국사이트 도메인 개설 개수 (자료: NSHC)

암호화폐 자금세탁 탐지하는 AI 솔루션

범죄자들은 암호화폐를 이용해 자금을 세탁하지만, 이미 이 같은 수법은 통하지 않는다. 암 호화폐 범죄자금을 추적하는 AI 기반 솔루션이 진화하면서 암호화폐 추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AI를 이용해 암호화폐 거래를 추적 조사하면, 수천개의 지갑으로 쪼개져 전송된 암호화폐가 최종 단계에서 몇 개의 지갑으로 모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지갑이 등록된 거래소에 거래정지를 명령하거나 지갑 소유자를 알아내 검거할 수 있다. 체인널리시스, 웁살라시큐리티 등이 이 분야의 전문기업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도 범죄에 악용되는 가상자산의 유통경로를 추적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편 국내 암호화폐거래소는 3월 국회·국무회의를 통과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자금세탁방지(AML), 테러자금조달방지(CFT)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지난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지난해 거래소에 대한 AML, CFT 구축을 권고했으며, 이 권고를 따르는 거래소는 공정하고 투명한 암호화폐 거래 시스템을 구축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거래소를 이용하지 않거나 AML을 구축하지 않은 거래소를 이용한다면 자금 추적이 어려워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SWIFT와 같은 표준화된 송금 프로토콜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진행하고 있다.

‘쉽게 이해하는 블록체인 암호화폐 자금세탁 방지’의 저자인 백남정 테크파이 대표이사 “암호화폐 거래소가 AML을 구축하는 것 만으로 자금세탁을 막을 수는 없다. 거래소를 통하지 않는 거래도 일어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술 표준을 제정하고, 네트워크에 가입하지 않으면 송금 이 어려워지게 하면 암호화폐 자금세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아직 이 분야는 초기 단계지만, FATF에서 암호화폐 AML을 권고한 만큼 빠르게 기술 개발과 사업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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