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식 보안 칼럼] 포스트 코로나와 정보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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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식 보안 칼럼] 포스트 코로나와 정보기관
  • 김선애 기자
  • 승인 2020.04.21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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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안보 시대, 에너지·식량·신기술 등 안보 거버넌스 새롭게 정립해야
정보기관, 전문분야 능력 갖춘 인재 영입해 새로운 정보활동 펼쳐야
박춘식 아주대학교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박춘식 아주대학교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데이터넷] 전쟁이나 무력 분쟁 등에 대한 국방만을 안보로 생각하는 시대는 지나간 지 이미 오래 되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전염병은 물론이고 이상기후, 에너지와 신기술, 식량, 사이버 테러와 사이버 공격 등의 문제를 국민의 생명이 우선시 되는 안전과 안보, 즉 ‘신 안보’ 개념으로 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신 안보 개념에서 국방, 정보, 외교, 치안 등의 안보 부처는 물론이고, 경제, 보건, 에너지, 식량, 신기술 등에 대한 안보 거버넌스를 새롭게 생각해야한다. 신 안보 인프라 구축, 제도 개선, 전문가 육성 등은 물론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신 안보 시대에 맞는 국가 거버넌스를 조속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신 안보 시대 맞는 선제적 정보 기관 활동 필요

신 안보와 관련된 국가 거버넌스에 대한 개념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코로나19사태와 관련, 세계 각국의 정보 기관의 역할이 새롭게 조명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핵이나 미사일과 같은 전쟁이나 분쟁 등의 재래식 안보 위협 등에만 초점을 맞춘 전통적인 정보 기관으로의 역할 못지 않게 급변하는 각종 신 안보 위협에도 선제적이며 적극적인 정보 기관으로의 변신도 이번 코로나19로 인하여 각국이 서두르는 모양새다.

최근 미국 언론 보도에 의하면, 미국 정보 당국은 작년 11월 중국 우한 주변에서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가 만연돼 있는 것을 파악하고, 주민 생활을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를 발령 한 바 있으며, 이 내용을 이스라엘 정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도 알려주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인 모사드도 해외에 구축된 정보망을 통해, 인공호흡기, 검사 키트 그리고 의료용 마스크의 조달 등으로 이스라엘에서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에 필요한 의료 기기의 부족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 등에 의한 사이버 첩보는 물론이고 사이버 공격과 같은 신 안보 위협에 관련된 정보 기관의 활동이 언론에 노출된 바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CIA와 이스라엘 모사드 등 서방 국가들이 중심이 되어 이란의 나탄츠에 있는 핵연료 시설 등 중요 인프라 시설의 활동을 방해하는 사이버 공격을 3년간 ‘올림픽 대회(Olympic Games)’라는 작전명으로 감행된 바 있다.

전염병이나 사이버 공격은 물론이고 부품이나 자원의 수출 통제, AI 등 신기술, 에너지나 식량 안보, 환경이나 경제 등 새로운 안보 위협에 대한 정보 기관의 역할 변화 요구는 오래 전부터 대두되어 왔지만 아직도 답보 상태로 그 대응이 미진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AI 활용 정보수집 체계 전환해야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돼 팬더믹 선언까지 이르게 되고 전인류의 많은 생명을 빼앗아가고 전세계 경제를 대공항으로 빠지게 하는 데에는 신 안보 위협에 대한 전세계 정보기관들의 역할 부족이나 준비 부족이 하나의 원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전세계 정보 기관들의 코로나 정보에 대한 초기 수집 실패와 정보 기관간의 코로나 정보 공유와 분석 실패 등으로 각국의 초기 봉쇄 방역이나 국제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도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휴민트(HUMINT) 중심의 정보 수집 체계에서 인공지능(AI)이나 사이버 공격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오신트(OSINT) 중심의 정보 수집 체계로 급속한 전환이 이뤄져야만 신 안보 위협에 그나마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한 정보 기관은 먼저 정보원이 된 후 전염병이나 에너지, 식량, 사이버 안보 등의 전문 분야를 담당하게 하는 기존 운영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전문 분야의 능력을 갖춘 전문가를 확보한 후 정보원의 능력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정보기관의 변모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사태나 사이버공격 등과 같은 신 안보 위협들은 반드시 그리고 또 다시 폭발적으로 우리에게 대두할 것이며 국민의 생명은 물론이고 국가의 이익과 안전에 크게 피해를 미칠 것으로 수 많은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급변하는 새로운 안보 위협에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정보 기관의 변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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