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접전 끝 5국 승리…최종 4승1패로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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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접전 끝 5국 승리…최종 4승1패로 마감
  • 오현식 기자
  • 승인 2016.03.1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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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명확성 불호, 알파고 약점(?)…신경망 기반 AI ‘관심’
▲ 알파고의 최종전을 진행하고 있는 이세돌 9단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가 최종 5국에서 승리를 거둬 최종 스코어 4승 1패로 이세돌 9단과의 5국을 마무리했다. 그렇지만 이 9단은 구글이 대국을 제의했던 목적처럼 알파고의 보완점을 알 수 있게 했다는 분위기다.

제 5국은 이 9단의 우위로 출발했다. 초반 실리를 충분히 챙기는 포석으로 알파고를 압박한 것. 이는 4국까지의 평가에서 계산에 의거한 알파고가 집 형세가 불리할 때 정확한 착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략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알파고가 초반 포석에서 실수를 범하면서 이 9단의 우세로 초반 형국이 진행됐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도 “알파고가 알지 못하는 정석으로 출발하면서 초반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해 승률이 매우 낮아졌다”며 “이후 맹추적하고 있다”는 트윗을 남길 정도로 이 9단은 우세한 초반을 진행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 알파고의 맹추격이 진행되고, 초반 실리를 택한 이세돌 9단이 중앙의 두터운 백 집을 파괴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완착이 진행되면서 판세가 알파고의 우위로 넘어갔다. 이후 알파고가 몇 가지 의문수와 끝내기 실수로 보이는 수를 두면서 미세한 국면까지 이 9단이 추격했지만, 결국 이 9단은 계가를 포기하고, 돌을 던져 불계패를 선언했다. 불계패지만 경기를 관전한 프로기사들 1집 반에서 2집 반 사이의 미세한 승부였다는 평가다.

알파고 보완 부분 제시
이 9단이 알파고를 상대로 1승 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프로기사의 집념과 실력은 충분히 과시했다. 정확한 계산에 의거해 매수 유불리를 판단하고 착수하는 인공지능(AI)에 맞서 직관과 허를 찌르는 수를 통해 알파고의 보완점을 충분히 알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허사비스 CEO도 4국 패배후 “알파고의 한계를 알고 싶었고, 이를 확실히 확인했다”고 평가한 것은 이를 방증한다.

실제로 명확한 실수로 보이는 수도 몇몇 부분에서 나왔다. 승리를 확신하고, 더 안전한 수로 간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패가 나온다면 팻감으로 쓸 수 있는 것을 버리는 것으로 프로기사들은 꺼리는 수를 둔 것. 물론 계산되지 않는 복잡함을 회피하는 듯 보이는 알파고의 경기에서는 패가 거의 나오지 않지만, 바둑 측면에서 보면 꺼려지는 수임은 분명하다.

이는 알파고가 바둑을 겨냥한 AI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수 있다. 신경망 기반의 딥러닝을 수행하는 AI인 알파고는 가치망과 정책망이라는 두 개의 심층 신경망을 통해 판단하며, 데이터를 축적해 강화학습을 진행, 빠르게 발전한다. 이러한 알파고의 알고리즘은 바둑뿐 아니라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이 가능한 범용성을 지니며, 알파고가 지닌 가치는 바로 여기에 존재한다.

바둑은 알파고의 학습능력을 살피기 위해 선택된 수단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입장 역시 알파고는 완성품이 이나 상용화 전 단계의 베타 버전도 아닌 개발 진행 단계의 초입인 프로토 타입에 불과하다. 보다 스마트한 AI를 위한 여정의 출발점에 서 있는 것으로, 구글은 다음으로, 전략 게임인 스타크래프트를 학습 대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9단과의 대결로 알파고는 AI의 가능성에 대한 놀라움과 관심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수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해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됐던 바둑에서 세계 최정상급의 프로 기사를 꺾으면서 역량을 과시한 것이다. 여기에는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고도화된 분산 컴퓨팅 기술과 심층 신경망, 머신러닝 등 AI를 위한 기술 발전의 속도를 한껏 느끼게 했다.

이세돌 9단 역시 1000여대가 넘는 서버 시스템이 뒷받침하는 알파고에 맞서 1승을 거두면서 인간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알파고의 기력에 대한 정보가 판 후이 2단과의 5국의 기보 밖에 없는 상황에서 4국만에 승리를 거두고, 약점을 찾아내 5국에서는 미세한 승부를 펼치면서, 5번기 대국 전 기자 간담회에서 “AI의 발전의 있을 때마다 인간 한 명, 한 명이 유능해지고 똑똑해질 것이기 때문에 대국 결과에 상관없이 결국 궁극적인 승자는 인류가 될 것”이라는 에릭 슈미츠 구글 CEO의 말을 단 5국 만에 증명해낸 것이다.

이 9단과의 대결로 AI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높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지만, AI는 이제 막 걸음마를 걷기 시작한 갓난아이와 같다. “알파고가 진정한 의미의 인간과 같은 인텔리전스를 구현했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인간과 같은 수준까지는 앞으로도 수십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하사비스 CEO의 말처럼 지금은 단순히 바둑이라는 게임만을 잘 하는 AI이기 때문이다. 발전된 AI를 통해 난치병을 치료하고, 교통문제 등 다양한 인간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진정한 AI의 발전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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