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과 네트워크 공부를 시작한지도 어느덧 1년이 지났네요. 처음 네트워크가 무엇인가에서 출발한 우리 공부가 오늘 라우팅 프로토콜까지 왔으니까 정말 무슨 일이든 꾸준히 하면 안 되는 게 없다고 느껴집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보아오신 분이라면 아마 조금의 도움은 되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매달 한달 치 연재를 써나갈 때마다 느껴지던 중압감도 이번 달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시원섭섭해지려 하네요. ^^
암튼 그동안 때론 지겹기도 하고 때론 반갑기도(?)했던 제 네트워크 칼럼은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마지막인 만큼 힘내고 한번 시작해 보자구요.
이번 시간에는 목차를 조금 바꿔서 라우터의 장애대비 기능인 HSRP 기능과 요즘 들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라우터의 기능중 하나인 NAT 기능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래 계획되었던 OSPF와 BGP는 몇 장에 담아낼 수 없어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따로 설명드릴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양해해주세요.
라우터의 장애대비 HSRP
이번 시간에는 라우터의 장애대비를 위한 기능인 HSRP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HSRP(Hot Standby Routing Protocol)은 시스코 장비에서만 사용되는 기능입니다. 다른 회사의 장비 역시 비슷한 기능은 있지만 이 프로토콜과 호환은 불가능하다는 걸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HSRP가 무언지 알아볼까요? 위에서 설명 드린 대로 HSRP는 라우터가 고장이 나는 것에 대비해서 라우터 한대를 더 구성에 포함한 뒤 메인 라우터가 고장나면 자동으로 두 번째 라우터가 메인 라우터의 역할을 대신 하는 기능을 말합니다.
이런 경우를 가정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 1>을 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네트워크 관리자가 라우터 한대가 고장날 경우에도 다른 라우터를 이용해서 인터넷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림 1>처럼 라우터를 두 대 가져다 구성을 했습니다.
어때요? 잘 했죠?
그리고 이제 라우터 두 대가 있으니까 라우터 하나가 죽어도 나머지 하나를 통해서 인터넷을 계속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거죠. 하지만 정말로 그 경우가 발생했을 때 PC 사용자들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분명히 나머지 한대는 살아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PC에서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디폴트 게이트웨이(Default Gateway)를 세팅한다는 걸 다 알고 계실겁니다. 아시는 대로 디폴트 게이트웨이는 자신의 네트워크에서 목적지를 찾다가 못 찾는 경우 가장 먼저 길을 물어보러 달려가는 라우터가 됩니다.
여기서는 PC들의 세팅에 디폴트 게이트웨이를 라우터 A라고 세팅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래서 라우터 A가 제대로 동작할 때는 PC들은 아무 문제없이 인터넷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라우터 A에 문제가 생겨 라우터 A가 그만 다운되고 말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라우터 B는 정상적으로 동작하지만 아래에 있는 PC들의 디폴트 게이트웨이는 라우터 A로 세팅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도 라우터 B를 통해서 인터넷을 가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PC 세팅에 들어가서 디폴트 게이트웨이를 하나하나 라우터B의 주소로 바꾸어주면 되지만 정말 큰 일일 겁니다.
자, 이처럼 디폴트 게이트웨이 문제까지를 해결해주는 기술이 바로 HSRP 입니다. HSRP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라우터 IP 주소를 디폴트 게이트웨이로 세팅하게 한 다음 그 주소에 대해서 액티브(Active) 라우터와 스탠바이(Standby) 라우터의 역할을 두어 처음에는 액티브 라우터가 그 주소의 역할을 대신 수행하다가 액티브 라우터에 문제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스탠바이 라우터가 액티브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PC들은 자신의 디폴트 게이트웨이를 고치지 않고도 항상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어때요? 이해가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