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e-비즈니스 구현을 위한 최상의 ‘도구’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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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e-비즈니스 구현을 위한 최상의 ‘도구’일 뿐
  • 승인 2001.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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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화재가 바라보는 e-비즈니스는 어떤 모습일까. 삼성화재의 경영기획팀장인 김승언 상무(CIO&CKO)는 기존 프로세스를 효율화, 최적화 하는 측면에서 e비즈니스를 설명하고 있다. 95년 이후 꾸준히 시스템을 업그레이드를 시키고 있는 삼성화재에서는 얼마전 e-비즈니스 전담팀을 구성하고 프로세스 및 데이터, 업무 표준화에 관련한 PI(Process Innovation)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전통기업의 정보화 중역과의 대담을 통해 향후 기업이 나아가야 할 e-비즈니스의 미래에 대해 그려보고자 한다. <김영미 기자>

『인터넷에 연결돼 있다고 e-비즈니스가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은 e-비즈니스의 목적이 아니라 급변하고 있는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도구일 뿐이다.』

삼성화재의 김승언 상무(경영기획팀장)는 e-비즈니스를 논하기 전에 기술에 대한 태도에 대해 논한다. 『이전에 내가 알고 있는 기술들은 지금 사용할 수 없는 기술이다. 시스템은 환경에 맞춰 변하는 생명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부각하는 것은 이를 이용해 더 쉽고 빠르게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기술은 도구이지 시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김승언 상무를 통해 전통기업이 생각하는 e-비즈니스에 대해 들어봤다.

◆ 손보사가 바라보는 e비즈니스가 활성화 된 모습은.

우선은 기업내부에서 흘러다니는 구부러지고 휘어진 프로세스를 표준화하는 것이다.
삼성화재는 고객 중심의 업무 프로세스 및 시스템, 조직 재설계를 통해 고유의 e-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통합된 인프라 안에서 매출 및 수익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전에는 계약자가 자신이 알고 싶은 사안에 대해 몇번씩 전화를 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프로세스를 단일화하고 이러한 체제 구축을 위해서 웹기반으로 통합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EIP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그러한 모습으로 가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e-비즈니스의 활성화를 통해 연간 총 사업비의 10% 효율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보험요율이 자율화되고 단종보험사의 신규시장 진입이 거세지고 있고 외국계 손보사가 국내에 진출하는 등 빠르게 경영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e-비즈니스 전담팀을 구성하고 최근 e-비즈니스 추진 마스터 플랜을 완료했다. 이 프로젝트는 삼성화재가 지난 98년 완성한 기간계 시스템과 2001년 완료한 정보계 시스템 프로젝트에 이어 전사적인 규모의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 보험사 e비즈니스의 경우 오프라인과의 마찰로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보지 못한다는 시각이 있다.

금융업종에서 은행이나 증권과는 달리 보험 거래에 있어 온라인 상품 판매는 초기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99년의 국내 보험사의 인터넷 보험 거래는 3% 미만으로 활성화되는 데에는 보험속성상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삼성화재의 경우 월평균 4~5억원에 이르는 인터넷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이는 전체의 0.01%도 채 되지 않는다.

인터넷 보험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는 주된 이유는 오프라인과의 마찰보다는 인터넷의 양면성에 기인한다. 삼성화재는 오프라인 조직에 대한 홈페이지 구축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연계전략을 통해 성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대면 조직뿐만 아니라 우편이나 텔레마케팅, 사이버마케팅, 판매다채널(멀티채널) 등을 병행하고 있다.

◆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한 CRM 및 PRM(Patner Relation-ship Managemen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툴들이 기존 IT 자원과 어떤 형태로 맞물리는가.

CRM·PRM 관련 툴과 고객분석용 툴은 너무 많아 탈이다. 유행처럼 풍미하는 툴은 업무의 혼선만 가중시킬 우려가 많다. 실제 국내외 금융기관에 있어 CRM 성공사례를 찾기란 상당히 어렵다. 그보다는 오히려 확보된 자사보유 고객 DB의 세대정보를 정비하고 고객속성을 분석한 DB 보유, 또 고객 평생 가치(Life Time Value) 측정을 통해 제대로 된 고객 서비스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전반적으로 솔루션을 도입하는 데 있어 IT 쪽으로만 접근하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안타까운 것은 IT 벤더 측에서 너무나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사용자 기업의 문제가 더 크다. 솔루션은 싸고 쉽게 구축하면 된다. 구축은 사용자 기업의 몫이다.

삼성화재에서는 자동차 보험과 장기보험, 단기보험으로 분류한 고객 데이터를 지난 7년 동안 꾸준히 분석하고 저장했다. 또 가망고객과 고객의 소리(불만이나 의견 등)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업무에 반영하고 있다. 이 고객 데이터를 토대로 이제서야 크로스셀링, 고객성향분석, 스코어링 작업, 대출신용도 분석 등에 이용한다.

◆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카센터나 병원 등 협력업체와의 관계도 중요할텐데.

물론이다. 정비공장이나 병원 등 손보사의 비즈니스에 걸리는 업체들의 서비스를 질적으로 향상시켜야 하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친절해야 하고 연결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어야 하다. 서비스 또한 만족스러워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려면 삼성화재 내부에서 먼저 프로세스가 빨라져야 한다. 보상금을 최단시간 안에 지불하는 서비스도 여기에 포함된다.

◆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클린징 작업이다. 솔루션이 아무리 좋아도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다면 성과를 낼 수 없다. 여기에는 영업사원, 보상요원, 상담요원의 자질이나 자세가 무척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동차 보험의 경우 고객에게 처음 접근하는 데 쓰이는 상품이다. 고객이 자동차 보험에 가입한 경로를 철저하게 분석해 장기보험이나 단기보험을 권유한다. 또 고객이 다른 보험사의 어떤 상품을 들었는지도 알아내 설계에 반영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정확한 데이터가 입력되지 않았다면 고객에게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다. 따라서 기업이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려면 영업사원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즉, 계절별 고객 통계나 서비스 방법들, 지역별 예상가망고객 명단 등 실제로 영업사원이 활동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줘야 한다. 기존의 핵심 업무를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영업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기업이 가야할 e-비즈니스의 모습이다.

◆ 보험업종 CIO로서 업계의 공통된 e비즈니스 이슈가 있다면, 또 내부적인 고민은 무엇인지.

누가 뭐래도 금융기관 CIO의 가장 큰 고민은 경영활동의 계속성이 중단되는 불상사가 발생하는 것이다. 여의도 통신구 화재사건이나 모 증권사의 기계실 침수사고 등 대규모 전산장애나 테러, 해킹, 바이러스 등과 같이 시스템이 중단될 수 있는 위험요소가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비상계획 수립과 정보보안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및 전문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이번 뉴욕 비행기 테러를 계기로 국내 금융기관에 대해 2002년 말까지 BRS(Business Recovery System) 구축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고민스럽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IT와 비즈니스의 변화속도가 너무 빨라 신기술을 검토하고 동시에 업무도 병행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 IT 내부 통제에 대한 업무 효율을 증대시키는것과 의사결정의 리드타임을 줄이는 시도도 계속하고 있다.

김승언 상무는 인터넷을 이용한 보험 판매에 대해서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인터넷 보험 판매가 전체 계약고의 10% 이상 차지하는 데 약 3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국내의 경우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김 상무의 예상이다. 보험 시장 자체가 문화와 맞물려 성장하는 시장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화재는 인터넷을 고객 서비스 효율화 및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현재 조직과 문화, 프로세스를 e비즈니스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내부의 지식을 뽑아내는 것이라고 김승언 상무는 설명한다. 『이전에는 고객을 분류하는 기준이 5가지면 충분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외국 경쟁사의 경우 수백가지에 이른다. 이에 적응하려면 준비를 해야 한다. 거시적으로 보면 솔루션 즉, 소프트웨어도 하드웨어다. 진짜 소프트웨어는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이다.』

아울러 기업이 e비즈니스를 추진하는 데 있어 경계해야할 대상으로 무분별한 솔루션 도입을 꼽는다.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솔루션은 구축사나 도입사 모두에게 해를 입힌다는 것이다. 어떤 솔루션을 도입해야 비즈니스 활성화에 도움이 될까를 생각하기보다는 고객에 자사 사이트에 들어와서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려면 어떤 아키텍처를 그려야 하는가가 삼성화재가 당면한 e-비즈니스 추진과제인 것이다. (www.data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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