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있는 제품만 만든다” … 확장VPN 공략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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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있는 제품만 만든다” … 확장VPN 공략 ‘시동’
  • 승인 2001.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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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텍정보기술은 지난 89년 창업한 이래, 오랜 이력만큼이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최근들어 시장공략의 주무기로 내세우고 있는 VPN 역시, 지난 97년에야 주력분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이 주지하다시피, 97년 국내 VPN 시장은 불모지와 다름없었다. 이제 막 겨울을 지나 VPN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인텍정보기술의 얘기를 들어보자. <채승기 기자>

지난 97년부터 일찍이 VPN 시장을 선도적으로 공략해온 인텍정보기술(대표 이창훈)은 99년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양산, 올 하반기 성장세에 접어든 VPN 시장에서 그야말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창훈 인텍정보기술 사장은 지금의 상황이 운좋게 주어진 ‘특수’는 아니라고 단언한다. VPN 사업을 ‘이머징 마켓’부터 준비해왔기에, 내부적으로 의견이 분분했다는 것이 이 사장의 고백이다. 실제로 사내에서는 직원들의 VPN에 대한 ‘사업포기론’과 이 사장의 ‘대세론’이 팽팽히 맞선 때가 있었다.

최근에야 이 사장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이 입증됐지만, 직원들의 손을 우선 들어주는 이 사장은 황희 정승식 논리로 받아친다. “당시에는 직원들이 옳았고, 시간이 흐른 뒤에는 내가 옳았다”라고. 운좋게 주어진 기회가 아닌만큼 인텍은 무르익어가는 VPN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VPN 토털 솔루션업체를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웹 VPN·모바일 VPN·MPLS VPN까지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웹과 모바일 VPN은 자체 개발을 목표로 연구소 인력을 담금질하고 있다. 인텍의 연구소에는 총 8명이 포진돼 있는데, 이중 2명이 인도 엔지니어이다. 이들을 기반으로 VPN 그룹웨어·웹서버·DDNS 분야에서 이미 3종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을 정도로 인텍은 이 분야에 R&D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더불어 지난 2월 14배수로 투자받은 20억원의 자금 역시 R&D 강화에 한몫하고 있다. 이 사장은 투자받은 비용으로 개발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텍은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확보와 경쟁력 있는 제품의 자체 개발이라는 장기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같은 인텍의 확장세는 공략시장의 변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기존 통신사업자 위주에서 연말까지 금융권과 엔터프라이즈 영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나가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선다는 것.

축적된 노하우, 전국망이 강점

VPN 사업 초기부터 공급해온 노텔네트웍스의 장비에 대한 축적된 노하우와 전국 4개 지사를 축으로 한 커버리지가 인텍의 장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에서는 자체 개발한 VPN 단말 장비와 노텔 장비를 함께 공급하고, 해외시장은 VPN 단말 장비를 중심으로 공략의 수위를 높여갈 방침이다.

역설적으로 인텍의 VPN 단말 장비 기술은 지난 99년 개발했던 공유 라우터에서 출발한다. 당시 의욕적으로 개발 완료했던 공유 라우터는 경쟁업체들의 시장진입이 가속화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져 인텍에게는 ‘뜨거운 감자’로 남겨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때 개발한 기술은 머지않아 VPN 기술과 결합, VPN 단말 장비로 새롭게 태어났다. 인텍의 최근 기술 개발 로드맵을 보면, 오늘의 제품 라인업을 구성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96년 ISDN 라우터 개발에 매진했던 인텍은 한국통신과의 ISDN 사업에서 ‘쓴 맛’을 보게 된다. 당시에도 ISDN을 중심으로 한 토털 솔루션을 지향했던 인텍은 화상회의·라우터·인터네트워킹 장비라는 제품 라인업으로 무장하고 시장에 나섰으나, 주지하다시피 국내에서 ISDN 시장은 열리지도 못한 채 사멸되고 말았다.

특히, 지난 99년 9월 시장에 등장한 하나로통신의 ADSL 서비스는 당시 ISDN 사업자였던 인텍에게는 ‘카운터 펀치’와도 같은 쓰라림을 안겨줬다. 물론, 인텍에게도 ADSL 사업진출의 기회는 있었다. ISDN에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한 한국통신 역시 ADSL 사업에 진출키로 결정한 것이다.

당시 한국통신과 ISDN 사업을 꾸준히 전개해온 인텍에게는 ‘보이지 않는 배려’가 보장된 상황이었지만, 이 사장은 ADSL 역시 시장의 포화로 수익성이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사업진출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이때를 기점으로 인텍은 본격적인 VPN 시장 진입에 나서게 된다. 현재 인텍은 노텔 VPN 장비 물량의 대략 70% 정도를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 4년간의 노하우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인텍은 연말까지 자체 브랜드의 VPN 솔루션으로 공공·금융·엔터프라이즈라는 국내 시장의 노른자위를 한꺼번에 공략해나갈 계획이다.

언뜻 ‘실패’한 사업이 더 많아 보이는 인텍의 이력에는 하나의 교훈이 발견된다. 그것은 바로 실패한 사업에서도 기술력만은 꾸준히 축적해온 것. 또한, 실패한 사업과 신규 사업이 기술적으로 연계선상에 놓여 있어 신규 투자를 최소화해왔다는 것이다. (www.data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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