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닷컴 유료화는 심리전?
상태바
방송사닷컴 유료화는 심리전?
  • 김영미 기자
  • 승인 2001.11.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유료화 행렬에 방송사닷컴이 동승했다. EBS와 SBSi가 공중파 방송 콘텐츠를 부분적으로 유료화했다. 방송사닷컴이 쇼핑몰이나 음악, 영화콘텐츠를 유료화하기 시작한 것은 오래지만 공중파에 방영되는 콘텐츠를 유료화한 것은 처음이다. 네티즌의 반발은 점점 거세지고 있고 iMBC와 KBS 등 타업체들은 이들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방송사 유료화 전쟁의 서막이 오른 것은 지난 7월, 공영방송인 EBS가 먼저 깃발을 올렸다. EBS는 8월 1일부터 공중파에서 방영됐던 프로그램의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유료화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곧바로 된서리를 맞았다.

네티즌들이 「EBS 유료화 반대모임(www.ebslove.org)」을 만들고 안티 조직을 통합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선 것. EBS는 유료화 시기를 한달 늦추고 의견 조율에 들어갔다. 이후 양측은 월사용료 50% 인하라는 결정을 이끌어냈다. EBS는 지난 9월 1일부터 전체 콘텐츠의 25%인 외국어 학습 프로그램과 자격증 관련 프로그램을 유료화 해 운영 중이다.

SBS는 9월 초, 드라마 대본보기를 유료화했다. 이때까지도 네티즌의 반발은 그리 심하지 않았다. 안티SBS (my.achor.net/antiSBS)가 등장한 것은 실시간 TV보기 서비스를 중단하고 동영상 다시보기를 유료화 한 9월 중순이다.

편당 500원, 1일 이용권을 2천원에 판매하기 시작한 것. 한달여가 지난 현재까지 1,500여개의 게시판에는 하루에 수천개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안티 SBS 사이트의 2만여명을 훌쩍 넘긴 서명과 「안티 SBS」 배너달기 운동 등이 이들의 행보를 보여준다.

네티즌의 요구는 대략 세가지 얼개로 모아진다. 반대의견에 대한 게시물 무단삭제에 대한 공식사과, 실시간 방송 서비스 재개, 과금책정시 네티즌 요구 수렴 등이 그것이다.

안티 SBS 운영자인 권아처씨는 『무턱대고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SBS는 시청자와 공감대는커녕 홍보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임의대로 금액을 책정하고 일방적으로 유료화를 단행했다. 편당 500원씩하는 드라마 시청요금이 도대체 어떻게 책정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청자를 철저히 무시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SBSi 측은 실시간 방송 서비스는 저작권 문제로 운영하지 못하는 것이며 과금의 경우 지금까지 투자한 장비 및 인건비를 반영하면 편당 1700원에 이르지만 공동부담하는 취지에서 500원이라는 금액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외국의 경우 인터넷 동영상 다시보기 서비스가 프리미엄 서비스로 인식되어 있어 그다지 큰 반발이 없는데 공짜에 「익숙」해진 네티즌들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불만이 내재돼 있다.

회계장부 공개에서 강행까지

그렇다면 시련을 먼저 겪었던 EBS는 이 관문을 어떻게 통과했을까. EBS 뉴미디어국의 임정훈 국장은 재정 현황을 공개하고 사용료를 합의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었다고 밝혔다.

설비투자비가 100억원에 달하고 월 운영비가 3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대안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누적적자로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홈페이지 문을 닫을 것이라는 설득과 월사용료 인하에 네티즌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여기에는 타 사교육 사이트에 비해 1/20밖에 되지 않는 저렴한 사용료도 한 몫을 했다. (일반 사교육 사이트의 경우 과목당 월사용료가 평균 2만원에 넘는 반면 EBS의 프로그램은 한달 내내 모든 콘텐츠를 이용해도 1만원이다.)

그러나 「EBS 유료화 반대모임」은 고교프로그램 백지화하고 유료화를 전면제고하라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국민의 평생교육을 위한 채널인만큼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