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 만족 시대…IT기기도 ‘감각 업그레이드’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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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 만족 시대…IT기기도 ‘감각 업그레이드’ 열풍
  • 강석오 기자
  • 승인 2015.04.29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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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디자인에 더해 ‘감각적 경험’ 최적화된 제품 눈길

최근 주요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감각을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얻고자 하는 이른바 ‘감각의 향연(Orchestra of all the senses)’이 주목 받고 있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 속에서 큰 비용 투자 없이도 섬세한 감각의 차이를 통해 일상의 여유와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IT업계도 성능, 디자인 등 제품 자체의 특징만 내세웠던 기존 틀에서 벗어나 청각, 시각, 촉각, 후각 등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감각적 경험에 초점을 맞춘 ‘오감만족’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며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스마트폰, TV에서 듣던 사운드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켜 주는 와이파이 사운드바, 옛 아날로그 타자기의 손맛을 그대로 재현한 키보드 등이 대표적이다.
 

원음으로 즐기는 생생한 입체 사운드
음향기기는 전문가가 아닌 이상 미세한 음질의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운데다, 입체 음향을 즐기기 위해서는 여러 대의 스피커를 설치하기 위한 넉넉한 공간이 요구된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스마트 기능 탑재와 일체형 디자인으로 한정된 공간에서도 입체 음향을 구현하는 사운드바가 출시돼 간편하게 풍성한 사운드와 함께 오감 만족을 즐길 수 있게 됐다.

LG전자 ‘와이파이 사운드바’는 4.1채널에 360와트의 웅장한 음향을 구현한다. LG전자만의 독자 음향기술 SFX(Sound Field Extension)를 적용해 청취자를 감싸는 듯한 입체감이 탁월하며, 음량이 작아도 음질의 손실 없이 또렷하게 들려주는 ‘오토 사운드 엔진’도 탑재하는 등 별도의 조작 없이도 최적의 사운드를 제공한다.

특히 블루투스 방식보다 대역 폭이 넓은 와이파이 기술을 적용해 원음에 가까운 24bit, 192kHz FLAC 무손실 음원도 번거로운 선 연결 없이 무선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와이파이 사운드바’의 와이파이 기능은 기존 블루투스 방식과 달리 전용 앱을 통해 구동되며 다양한 스마트 기능까지 구현했다.

스마트폰을 연결해 음악을 듣다가 전화나 메시지가 와도 음악이 끊기지 않는 것은 물론 외부에서 듣던 음악을 집에서도 간편하게 이어 들을 수 있는 ‘오토 뮤직 플레이’,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라인’을 활용해 제품과 일상 언어로 대화할 수 있는 ‘홈챗’ 서비스, LG 사운드바와 스마트 오디오를 함께 연결해 입체음향을 더욱 강화하는 ‘홈 시네마 모드’ 등이 대표적이다.

눈 앞에 성큼 다가온 가상현실 세계
감각적 경험을 논하는데 있어 눈 앞에 가상의 현실이 펼쳐지는 듯한 영상을 제공하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빼놓을 수 없다. 머리에 쓰는 것 만으로도 주변 빛을 차단하고 눈앞의 모든 시야를 꽉 채운 실감 나는 영상을 제공해 최근 게임, 영화 등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에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소니에서 출시한 개인용 3D HMD ‘HMZ-T3W’가 있다. 45도의 넓은 시야각과 750인치의 대형 화면, 박력 넘치는 생생한 사운드를 전달하는 7.1 채널 버추얼 서라운드 시스템을 적용해 마치 영화관에 있는 듯한 시청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고화질 무선 영상 데이터 전송 기술인 WirelessHD를 통해 TV 셋톱 박스나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무선으로 연결해 자유로운 위치에서 편안하게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무선 연결 이외에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노트북의 영상 데이터를 MHL 혹은 HDMI 연결을 통해 재생할 수 있어,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스마트폰 속에 담긴 영화를 HMD를 통해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손 끝에서 느껴지는 아날로그 감성 매력
최신 스마트 기기들은 터치 몇 번이면 대부분의 기능을 작동할 수 있는 탓에 촉각적 경험 측면에서는 퇴보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최근에는 직접 기기를 만지고 조작하는 손 맛을 느끼고 싶은 이들을 위해 디지털 기능에 기계식 작동법을 더한 제품들이 선보이며 아날로그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 킥스타터를 통해 제작된 쿼티라이터는 옛 타자기와 유사한 복고풍 디자인과는 달리 USB는 물론 블루투스 무선 연결로 PC, 태블릿 등과 함께 쓸 수 있는 독특한 콘셉트의 키보드다.

‘타닥’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눌리는 타자기 특유의 감촉을 현대식 키보드에 그대로 재현해 디지털에 지친 사람들의 아날로그 감성을 촉감으로 자극한다. 전체 84개의 키로 구성돼 있으며, ESC, 탭(TAB), 컨트롤(Ctrl), 알트(Alt) 등 일반 키보드에 필수적으로 포함되는 기능 키들도 모두 포함돼 있다.

식욕 자극하는 베이컨 냄새와 함께 맞는 아침
후각적 경험은 IT 기기에서 가장 구현하기 어려운 감각 중 하나지만 최근 독특한 방식으로 이를 극복해낸 아이디어 앱이 선보여 눈길을 끈다.

미국 육가공 및 생산업체인 오스카 마이어는 베이컨 냄새를 풍기는 스마트폰용 알람 앱을 선보였다. 오스카 마이어에서 개발한 모바일 어댑터를 아이폰 헤드폰잭에 연결한 뒤 알람 앱을 아침 기상 시간을 맞춰놓으면, 정해진 시간에 베이컨 굽는 소리와 냄새를 배출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신경질적으로 울리는 시끄러운 알람 소리가 아닌, 식욕을 자극하는 베이컨 냄새를 맡으며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아침 기상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에 움츠러든 소비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듣고 맛보고 냄새 맡고 감촉하는 오감이 더 세밀해지고, 다양한 감각이 뒤섞이는 등 색다른 감각적 경험을 브랜드 전면에 내세운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을 통한 가상 세계의 감각을 구현할 수 있는 등 앞으로도 감각적 경험에 대한 개발과 연구가 활발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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