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세계를 가질 수 있는 음악은 평생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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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세계를 가질 수 있는 음악은 평생 친구”
  • 승인 2001.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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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가 속이 비어 있는데도 30m까지 자랄 수 있는 것은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 즉 기업이건 사람이건 대나무의 마디처럼 한 숨의 여유를 지녀야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첨단기술과 제품이 쏟아져나오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음악으로 이 한숨의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이 있다. <정광진 기자>

쌍용정보통신 홍보맨 김명식 과장은 소문난 음악 매니아다. 그가 지금까지 모은 음반은 LP와 CD를 합쳐 약 2,500여장. 대학 시절 밴드에서 베이스를 연주하기도 했던 김 과장의 앨범 수집 이력은 초등학교 시절까지 거슬러간다.

초등학교 시절 ‘아니벌써’

동요나 즐겼을 법한 초등학교 시절, 사촌형 집에 놀러갔다 산울림의 ‘아니벌써’를 듣고 정말 ‘아니벌써’ 락(Rock)의 세계에 빠져들었다는 김 과장. 초등학교 4학년 때 조숙한 친구의 추천으로 비틀즈를 알게 되고 부모님께 받은 코묻은 돈(?)으로 본격적인 앨범 구입에 나서게 된다.

김 과장은 고등학교 때 시나위, 백두산, 부활과 같은 국내 락 그룹의 영향을 받아 음악활동을 직접 해보면 어떨까라는 꿈을 키웠고,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드디어 대학 밴드의 베이스 연주자로 무대에 서게 된다. 물론 지금은 직장인으로써 그 꿈을 접었지만, 아직도 짬짬히 후배들과 함께 잼 세션을 펼치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은 고이 간직하고 있다.

김 과장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뮤지션은 산울림과 비틀즈. 주로 락과 포크를 즐겨 듣지만 재즈, 뉴에이지, 아트락 등 다양한 장르를 두루두루 듣는 편이다. 예전에는 매주 나오는 빌보드 차트를 다 암기할 정도였다고 한다. 자신이 원하는 음반을 구하기 위해 청계천을 3일동안 이 잡듯이 뒤졌는데 찾지 못해 포기하고 돌아서다, 허름한 음반 가게 진열창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샘솟는 희열을 느꼈다는 김 과장.

마음의 여유·달콤한 휴식 제공

김 과장은 일주일에 5장 이상의 음반을 구입한다. 한 번 듣고 다시 손이 안가는 음반들도 많지만 음반을 구입할 때 그 설레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또한 차곡차곡 쌓여가는 음반 진열장을 보는 쾌감도 대단하다고 한다.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도 김 과장은 출퇴근하는 차안에서 음악을 손에 놓지 않는다. 퇴근 후에는 1∼2시간씩 꼭 음악을 듣고, 주말에는 긴 시간동안 집중해서 음악과 함께한다.

김 과장은 “음반을 사고, 케이스를 벗겨내, 오디오에 집어넣고, 음악을 듣는 그 모든 과정이 저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의 여유와 달콤한 휴식을 얻으면서 또 다른 나만의 세계를 가질 수 있다는… , 음악은 저의 평생 친구입니다”라고 말했다.

아직도 음악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다는 김 과장의 꿈은 직장인들이 음악을 들으면서 쉴 수 있는 조그마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라는 산울림의 노래 제목처럼 김 과장이 베이스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릴 날을 기대해본다. (www.data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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