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라우팅이 필요할까요? 일단 기본적인 내용부터 짚고 넘어가볼까요.
가격: 라우터가 스위치보다는 비쌉니다(물론 라우터보다 비싼 스위치도 있지만 비슷한 스펙을 가지고 비교해보면 라우터가 비쌉니다).
속도: 이것도 스위치가 우세합니다. 라우터는 내부에서 처리하는 일이 많아서 스위치보다 패킷을 처리하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구성의 편리함: 이것도 스위치가 훨씬 구성이 쉽습니다. 스위치는 대부분 전원만 공급해주면 사용이 가능하지만 라우터는 그렇지 않습니다. 라우팅 프로토콜도 정해줘야 하고 네트워크도 설정해 주어야 합니다. 필터링이니 보안이니 정말 구성해줘야 할게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자 그렇다면 가격 싸고, 속도 빠르고, 구성 편리한 스위치만 쓰면 되지 뭐하러 라우터란 녀석을 쓸까요?
한때는 라우터 없이 아주 빠른 스위치만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하면 어떨까 하는 논의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주 근본적인 문제에 걸리게 된 겁니다. 그게 바로 스위치로는 풀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그 첫번째 이유는 브로드캐스트입니다.
만약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 전체가 하나의 브로드캐스트 영역(도메인)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저 멀리 독일에 있는 PC가 한번 켜졌다 꺼져도 이 브로드캐스트가 한국에 있는 제 PC까지 전달되니까 정말 장난 아니겠죠? 또 통신을 할 때 상대편의 맥(MAC) 주소를 찾기 위해 ARP(Address Resolution Protocol)를 사용하는데 이게 바로 브로드캐스트입니다.
전 세계의 PC들이 이 ARP를 하루에 몇 번이나 사용할까요? 만약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우리가 제대로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을 뿐더러 PC 자체도 사용이 불가능해질 겁니다(아시죠? 브로드캐스트는 CPU 성능도 저하시킨다는 것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