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 핵심 기반은 원천기술 확보에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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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성장 핵심 기반은 원천기술 확보에서 출발
  • 정용달 취재부 부장
  • 승인 2001.08.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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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칼럼
외환위기 이후 성장가도를 달리던 국내 IT 산업의 최근 침체에도 불구하고 해외 IT 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은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최근 한 두달 사이에 라드웨어, ISS, 아시타, 네티그리티, SHH, 머큐리인터렉티브, 리버스톤, 골드스톤, 메트릭스원 등 20여개의 해외업체가 국내에 진출, 소위 잘나갔던 때보다 더 많은 업체가 국내 IT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또한 파운드리, 시타라, 어도비, 라드웨어, 익스트림, ONI 등의 CEO나 부사장이 국내를 방문했거나 방문을 앞두고 있는 등 국내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해외 업체들이 지사를 설립하거나 국내 시장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IT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국민성을 이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신제품의 ‘시험무대’로 활용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어찌됐건 해외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이 세계적인 IT 업체의 주목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국내 업체들의 해외진출은 그야말로 미미한 수준으로 국내 업체에게 가장 큰 시장이자 경쟁 상대인 중국이 조만간 우리를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정보통신분야 42개 품목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이미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고속 성장을 했던 초고속인터넷(6월말 기준 인터넷 사용자 2,200만명, 초고속인터넷 사용자 625만명) 관련 품목마저도 한국을 앞지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이처럼 국내 IT 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정부가 줄곧 주창해온 정보통신강국을 한낱 구호에 불과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새로운 대안을 찾지 않으면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로 급박한 상황에서 원천기술 확보 및 개발, 중복투자 방지, 혼탁한 시장 정비 및 구조조정 등에 이제는 모두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

우리는 이미 몇 달 사이에 원천기술 미비와 과열경쟁이 서로를 파멸시킬 뿐이라는 사실을 생생하게 경험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xDSL, 케이블모뎀, 홈PNA 등 관련 시장도 덩달아 성장, 20여개에 불과하던 업체가 100여개 이상으로 급증했지만 지금 상황은 어떠한가? 자체적인 기술 배양 없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만 믿고 모뎀칩셋 등 핵심 부품을 수입에 의존한 결과 기술이나 가격 경쟁력을 모두 상실, 1년이 지난 지금 이들 업체중 80% 이상이 사업을 접거나 M&A로 생존 모색에 급급해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시장에 많은 외국 업체들이 지사를 설립하는 등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첨단기술을 이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반길만한 일이다. 그러나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는 자체 제품 개발이나 기술력 확보보다 단기간의 매출 신장에 더 관심이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물론 매출도 중요하고 여러 요인으로 인해 원천 기술을 확보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제 국내 IT산업은 어느 정도 포화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네트워크 시장은 대다수 관련 업체들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솔루션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급선회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결국 IT 시장은 자체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만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또 그렇게 시장은 흘러갈 것이다. 따라서 원천기술 확보와 개발은 미래 성장 기반 마련은 물론 생존을 위한 핵심 요소인 것이다.

국내 업체들의 원천기술 확보와 개발에 분발을 촉구하며 성장과 수익이 호전되기를 기대해 본다. (www.data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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