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국산 비즈니스 SW 패키지 ‘혁신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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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국산 비즈니스 SW 패키지 ‘혁신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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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1.1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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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해외 수출 실적 ‘후진성 반증’ … 플랫폼 기반 개발 필수

글로벌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패키지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국내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패키지 산업을 적용 프레임의 문제점으로 접근해 글로벌 채널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갖춰야 할 혁신적 마인드와 제품화 조건에 대해 알아보자.
<박용규 에스오지 대표 / davidpark1224@gmail.com>

국내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제품(패키지)은 왜 글로벌 진출을 하지 못하는가? IDC가 2013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패키지는 전체 글로벌 시장의 1%도 점유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소프트웨어 후진국 중에서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통계 데이터를 앞에 두고 ‘IT강국 한국’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수년간 소프트웨어 강국을 주장하면서 펼쳤던 많은 정부 정책과 업체의 시도가 무용지물로, 모두 반성해야 할 막다른 골목에 들어 선 느낌이다.

그런데 많은 전문가들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당사자들이 글로벌 진출 실패 원인을 분석한 것을 보면 무언가 이상한 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현지 문화와 시장 상황을 판단하지 못한 ‘현지화의 실패’를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현지화가 실패의 원인이라면 선진 글로벌 소프트웨어 패키지들이 국내에 들어와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무어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글로벌 기업이 우리의 문화와 시장 상황을 얼마나 잘 판단해서, 우리 상황에 딱 맞는 현지화를 이루어 낸 결과라는 것인가? 오히려 까다로운 국내 고객사들의 입맛에 딱 들어맞지 않을 뿐 더러 비싸기까지 한 글로벌 기업의 소프트웨어 패키지가 우리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까지 지배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우리의 글로벌 진출 실패에 대한 원인분석 자체가 잘못된 변명일 수 있다. 글로벌 진출 실패 원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건강검진 위한 문진표
범용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패키지 사업이나 특화된 솔루션 패키지 분야의 사업을 하는 경영진이라면 아래 10여개 질문에 답을 해보기 바란다.

● 소프트웨어 패키지 건강 문진표
- 패키지 커스터마이징 프로젝트 시 거의 새로 만드는 것과 같지 않습니까?
- 커스터마이징 프로젝트가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매번 투입 인력이 줄지 않고 있습니까?
- 커스터마이징 시 프로그래머 과다 투입으로, 고객으로부터 SI 시스템 취급을 받고 있지는 않습니까?
- 버전 관리가 완벽히 되지 못하며, 업그레이드 버전 발표 시 기존 사이트에 일괄적으로 적용 할 수 없습니까?
- 혹시 고객사에 적용된 솔루션들이 모두 상이한 별개의 시스템화 되지 않았습니까?
- 특정 프로그램 언어(Java, .NET) 에 종속적이지 않습니까?
- 특정 환경 (WAS, OS, DBMS 등) 에 종속적이며, 타 환경으로 변환 시 많은 비용이 들지 않습니까?
- 완벽한 재조정 도구가 제공되지 않아 소스 조작 없이는 커스터마이징이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 버전 업그레이드 혹은 커스터마이징 시 매번 소스 품질과 안정성 테스트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 소스의 오픈 없이는 안전하게, 파트너 사를 통해 커스터마이징 프로젝트를 수행할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 해외에 수출할 경우 귀사의 패키지 연구개발자가 함께 수출돼야만 하지 않습니까?

위의 질문 중 단 서너 가지라도 ‘예’라는 대답을 한다면, 소프트웨어 패키지 사업 개선을 위해 보다 혁신적인 접근 방법이 필요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 진단표의 질문 구성이 소프트웨어 제품의 제작단계나 방법에 대한 것이 아닌 커스터마이징 단계에 집중된 이유는 소프트웨어 패키지 사업이 일반적인 주문형 시스템 제작 사업과 그 생태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커스터마이징, 무엇이 달라야 하나
보통 SI 프로젝트라고 일컫는 단위 개발 프로젝트의 성공 판단 요소는 ‘기한 내에 끝내는 것’과 ‘구현 시스템의 안정성’에 귀결된다. 빙상 스포츠에 비유한다면 ‘스피드 스케이팅’에 비유할 수 있겠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패키지는 하나의 사이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패키지 비즈니스 프로세스(패키지 R&D, 영업&마케팅, 서비스 등) 상의 모든 단계에 대한 거버닝(Governing) 확보가 절대적이다. 그리고 그 거버닝을 위한 다양하고도 복합적인 기술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앞선 예와 같이 빙상 스포츠에 비유한다면 스케이팅의 종합 예술이라 불리는 ‘피겨 스케이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무시하고 패키지의 커스터마이징 프로젝트를 단위 개발 프로젝트 개발하듯 한다는 점이 국내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패키지 산업의 발전을 가로 막고 있는 가장 높은 벽인 셈이다. 이상화에게 스피드 스케이트화를 신기고 피겨 스케이팅 링크로 데려가 ‘피겨 스케이팅’을 하라는 것과 다름없다. 그것도 김연아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서로의 생태계가 다르기에 적용할 프레임이 다른데도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 모두 스피드 선수들을 피겨 경기장으로 몰아넣어 좋은 피겨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문제 인식을 하루 속히 깨닫고, 올바른 프레임을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소프트웨어 자산화, 소프트웨어 재사용률 확대, 그리고 오픈 소스 활용 극대화로 투입 인력을 점차 줄여가고 있다” 혹은 “프로그램 소스 품질 관리 확대로 안정성을 높여가고 있다”라는 주장은 최근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가장 많이 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들이 일반 SI 시장에 접목된다면 둘도 없이 좋은 발전적 시도가 될 수 있을 것이지만 앞서 언급했듯 소프트웨어 패키지 시장의 필요 성공 요인은 다르다. 따라서 기존 SI 프로젝트 식의 시도 방법으로 얻은 ‘글로벌 마켓 점유율 0.9% 미만’이라는 성적표에 대해 보다 더 심각하고 냉철한 고찰과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도 방법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SI 사업 생태계에 적합한 시도 방법을 생태계가 다른 소프트웨어 제품이나 패키지 시장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만 한다.

가령 제품 프로그램 소스 품질과 관련 문서를 완벽히 관리해서 개발해 내었다고 해도(GS 인증까지 받았다), 똑같은 일을 커스터마이징 프로젝트에서 수행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커스터마이징된 패키지가 GS 인증까지 받았던 그 제품은 아닌 까닭이다. 고객 상황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을 하면서 기존 소스에 엄청난 칼질을 해 놓은 또 다른 프로그램 소스 덩어리들을 만든 셈이여서 엄밀하게는 GS 품질 인증을 다시 받아야 할 판이다.

ERP나 CRM 패키지, 그 외 특화된 산업분야의 솔루션 중에서 GS 인증을 받은 제품들이 꽤 있으나, 글로벌 마켓에 제품개발 인력을 포함하지 않고 오로지 제품으로서만 진출하지 못하는 근본적 이유가 바로 프로그램 소스 커스텀 방식이란 프레임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품질 인증으로서 국내 가장 공신력 있다는 GS 인증을 받아도 글로벌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면, GS 인증 수준이 문제인 것인지 아니면 솔루션을 잘 만들지 못한 것인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에 더해 GS 인증조차 받기 쉽지 않은 업체의 열악한 현실적 상황도 문제다.

이제 소프트웨어 공학센터의 도움을 통해 품질 검토만 하면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제품화 지수가 상승할 것이란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말고, 자사의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패키지 제작 개발자들을 더 이상 노동 인력 시장에 내어 놓지 않고서도, 좀 더 제품 가치 사슬의 연속성이 보장되는 프레임을 만들어야 할 때다.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업체가 “한국 시장에서 라이선스 인정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주장하거나, “유지보수료 현실화”를 주장하며 시장 탓만 하기 전에 제대로 인정받을 만한 제품화 지수를 갖추었는가를 먼저 자각해야만 프레임을 바꿔 나갈 수 있다.

당장 ‘300억 소프트웨어 솔루션 시스템 수출’을 자랑스러워 할 것이 아니라, 300명 가량의 개발자가 같이 수출돼야만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수준을 부끄러워하자. 자랑은 ‘30명(1/10)의 인력투입’, 그것도 파트너사의 인력 위주로 투입하면서도 ‘300억 소프트웨어 제품 수출 달성’을 이룰 때로 미뤄야 할 것이다. 그것도 동시 다발적 프로젝트가 10개 이상 가능하다면 자랑할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을 것이고, 글로벌 마켓 점유율 역시 부끄럽지 않은 수치를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문샷 싱킹’이 필요한 시점
“10X is easier than 10 Percent”란 말이 있다. 어떤 문제에 대해 기존의 시도들을 반복하며 점진적인 노력으로 10%의 발전을 얻기보다는, 새롭게 문제를 인식해 전혀 시도하지 않았던 방법들과 혁신적인 도전으로 10배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때로는 더 쉬울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말은 솔브 포 엑스(Solve for X)라는 혁신적 사고 단체 설립자인 애스트로 텔러(Astro Teller)라는 사람이 한 말로, 솔브 포 엑스는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문제에 도전하는 사고 체계인 ‘문샷 싱킹(Moonshot Thinking)’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추측된다. 문샷 싱킹이란, 달나라에 처음 우주선을 쏘아 올릴 때처럼 처음 시도하는 일에는 보다 혁신적인 사고 체계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혁신의 대명사가 된 구글이 끊임없이 혁신할 수 있는 비결 중 개인적으로 가장 대단하다 생각되는 것 중 하나가 ‘10배의 개선을 목표로 삼아라’는 원칙이다. 비록 기존의 프레임 안에서였지만, 이를 보다 더 개선하기 위한 많은 고민과 방안을 우리 또한 오랫동안 연구하고 또 적용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들이 문제의 기본 베이스를 계속 안고 가면서 겨우 10%의 발전만을 이뤄내고 있다면, 재검토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국내 소프트웨어 패키지 비즈니스 전체 사이클을 통해 ‘10배의 개선 목표’를 이루려면, 어쩌면 기존에 해왔던 시도와 접근 방법을 완전히 버려야 할지도, 그동안 해왔던 많은 이들의 노고도 잊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만한 희생의 대가를 치르지 못한다면 ‘글로벌 0.9% 마켓 점유’에서, 그리고 글로벌 SW 패키지 업체의 지배에서 어찌 벗어날 수 있겠는가.

물론 현실적으로 저항의 벽은 매우 두껍고 견고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소프트웨어 패키지 비즈니스 프로세스 모델을 위한 새로운 혁신적인 프레임으로 전환하는 것을 꺼려하는 가장 큰 이유가 개발 능력이 없기 때문이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저항의 벽은 그 동안의 노고와 성과가 무너진다는 이유로, 프레임을 바꿨을 때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이유로, 그 외 다양한 이유의 벽돌들로 아주 견고하게 만들어져 있다.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마인드가 바뀌기 이전에 먼저 경영자와 관리자들의 마인드 변화가 우선 선행돼야 한다. 소프트웨어 패키지 사업을 위한 판을 새롭게 구성해기 위한 문샷 싱킹이 절실한 이유다.

구글이나 SAP 같은 글로벌 업체에서 소프트웨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때에는 먼저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고 관리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먼저 만든다고 한다. 이는 이들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업무 기능(Function)과 특성(Feature)을 개발하는 것에만 집중할 경우, 이후 점진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사용처에 대한 능동적 대응력을 가질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될 수 없다’라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음과 함께 제품과 서비스에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는 다양성(Variation)을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접근 방법을 적용해 오고 있음을 알게 한다.

대상 제품의 기능(Functional Requirements) 및 비기능(Non-functional Requirements) 측면이 모두 고려된 이들의 접근 방법 결과는 해당 제품이 자동화된 플랫폼을 갖게 하였고, 또 해당 플랫폼들은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품 혹은 서비스 사업의 모든 프로세스를 거버닝(Governing)할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연결된다. 즉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들의 유형과 사용 기술들이 서로 다르지만 그 목적은 ‘소프트웨어 제품 사업의 전 프로세스에 대한 거버닝’이라는 오직 한가지로 귀결되는 것이다.

선진 글로벌 소프트웨어는 이러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품 자체의 추가적인 기능 추가나 제품 커스터마이징 시에 발생될 수 있는 컴파일 재설계의 문제를 극복하고, 제품 소스의 공개 없이도 채널 파트너를 통한 글로벌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산업을 지배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을 보고 한국 소프트웨어 패키지는 배워야 할 것이다. 그들의 혁신을 배워야 하고, 우리의 고정 관념과 고정 프레임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만 한다. 그래야 우리 소프트웨어도 글로벌 하게, ‘손오공의 분신술’과 같은 화려한 매직을 구사할 수 있다. 혁신 없이, 또 거버닝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분신술’을 흉내만 내다가는, 손오공의 분신이 손오공이 되지 않고 저팔계가 되어 버린다.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구조 모델, 혁신 필요 절실
손오공과 다른 저팔계 또는 사오정으로 만드는 과정이 이미 10여 년 동안이나 반복되고 있음에도 아직 원인 해결을 위한 혁신적 접근을 하지 못한다면 우리 소프트웨어 패키지는 정말 바보스런 고집쟁이와 게으름뱅이가 될 뿐이다. 진정한 게으름은 느림이 아니라 방향성을 잃고 제자리걸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대부분의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패키지의 기술 구조는 SI 스타일에서의 아키텍처와 별반 다르지 않다. 바로 이러한 점이 소프트웨어 사업의 가치 상승을 가로 막게 하는 요인이 된다. 대부분 자바나 닷넷을 기반으로 한 3세대 프로그램 언어를 사용해 주어진 프레임웍 내의 요소를 채워나간다.

일부 자동화된 솔루션을 접목하거나, 프레임워크 자체를 커스터마이징한 진보된 프레임워크를 적용하기도 하지만, 제품의 기능을 프로그램 소스 기반으로 채워 나가는 방식과 그 맥을 같이한다.

제품 기능을 정말 잘 만들어 놓고, 그것을 소프트웨어 자산화해 커스터마이징 된 프레임워크 안에 넣어 두었다 해도, 커스터마이징을 위한 개발인력 투입 절감의 효과를 어는 정도 볼 수 있을지언정, 제품을 구성하는 프로그램 소스를 커스터마이징 사이트에 들고 다녀야 하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절대 글로벌 채널 비즈니스를, 손오공의 분신술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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