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트레이딩 서비스(M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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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트레이딩 서비스(MTS)
  • 김태윤 기자
  • 승인 2001.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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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트레이딩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98년 말부터 일부 증권사들이 무선증권거래 전용 단말기를 도입하면서 시작된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이하 MTS)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동안은 일부 무선데이터통신 업체가 시장 전체를 과점해 왔다. 하지만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일대 혼전이 예고된다. 그 혼전의 진원지는 PDA업체다. 최근 PDA 업체들이 증권사에 대한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면서 증권사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증권사의 PDA 수용의지 여부에 따라 모바일 트레이딩 시장 구도는 급격히 달라질 수 있다. 무선데이터통신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수성이냐 시장 재편이냐를 놓고 물밑 작업이 한창인 MTS 시장을 들여다봤다.

국내에서 무선단말기를 이용한 증권거래 서비스가 실시된 것은 지난 98년 말이다. 지난해 중반 이후 각 증권사의 모바일 트레이딩을 통한 약정율은 전체 주식거래 규모의 약 2.5∼3%. 월 평균 3조 4,000억원 규모다. 전체 거래 대비 비율은 미약하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어떤 형식으로든 MTS를 채용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트레이딩의 매체로 사용되는 것은 무선증권거래 전용단말기를 비롯해, 스마트폰, 왑폰 등이다.

◇ 스마트폰·왑폰 약정율 저조

스마트폰은 복잡한 인터페이스와 느린 전송속도, 잦은 접속 끊김 등으로 이용률이 극히 저조하다. 특히 스마트폰의 경우 안정적인 전국망을 확보했다는 장점에도 불구, 단말기에서 정의된 U/I에 맞춰 정보를 제공해야 하므로 증권제도 등의 변경시 적용의 어려움 있고, 단말기 외형이 낙후, 통신 비용 부담의 약점을 들어내며 최근 이용자가 감소추세다.

외국계 증권사와 투자신탁증권을 제외한 조사대상 33개 증권사 중 16개사가 서비스하고 있었지만 약정률은 일부 증권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밝히기를 꺼려할 정도로 미약하다. 모 증권사의 경우 한정 보급된 500대의 019 스마트폰의 실제 이용률은 현재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해지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무상 공급에 따른 일정의 의무사용 기간을 두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도해지시 위약금을 물도록 규정함으로써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일부 이통사의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증권 객장에 뿌려졌던 스마트폰들이 잠자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SKT-SK신세기통신, KTF, LGT 등 국내 이동통신사의 무선인터넷망을 이용한 왑폰 서비스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현재 11개 증권사에서 왑폰 트레이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시장은 모바일 솔루션 업체인 인포뱅크가 거의 독점한 상태다. 인포뱅크는 지난 무선증권거래 시스템 프로그램을 ASP 방식으로 구축해 주고, 증권사로부터 일정액의 유지 보수비를 받고 있다. 현재 왑폰을 통한 증권거래 시스템을 도입한 증권사 모두가 인포뱅크의 프로그램을 채용했다. 인포뱅크는 이를 토대로 지난 4월 한층 강화된 ‘포켓 트레이더’를 출시, 증권사 고객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WAP과 ME 방식을 채택한 휴대폰의 경우 단말기를 별도 구입할 필요 없이 통신은 물론 증권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은 있으나 아직까지는 기존의 단말기보다 메뉴 이동 속도가 느리고, 접속 장애, 보안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모바일 증권의 절대 가치라할 수 있는 편리성과 신속성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또한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왑폰의 주 이용 연령층이 20대 중반 이하로 증권 매매 연령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점도 활용도가 적은 요인으로 꼽힌다. 때문에 증권사측에서는 단말기의 구입 비용 부담은 없는 대신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증권업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한달 동안의 온라인 증권거래 현황 분석 결과 휴대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0.4%에 불과했다. 금액으로는 약 652억원이다. 증권사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수수료율이 대략 0.08∼0.1%인 점을 감안하면, 각 증권사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극히 미비하다. 일각에서는 IS-95C용 폰이 확대되고, 그동안 지적돼 왔던 기술적인 문제점이 감쇄된다면 휴대폰을 통한 약정율이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는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국내 증권 매매자들의 특이한 투자 패턴을 직시한다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대우증권의 김형래 팀장은 “국내 투자자들은 외국에서도 놀랄 정도로 방대한 정보와 멀티플한 차트, 그래프를 바탕으로 주식 투자를 결정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때문에 휴대폰의 협소한 창과 현재의 무선증권거래솔루션이 제공하는 수준으로는 투자자를 매료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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