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경쟁은 쇠락의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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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경쟁은 쇠락의 지름길
  • 안희권 취재부 팀장
  • 승인 2001.07.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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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T 기업들이 각종 프로젝트 수주에서 구태의연한 출혈경쟁 양상을 또다시 연출하고 있다.

출혈경쟁은 항상 저가입찰을 낳고, 저가 입찰은 부실, 혹은 고객 서비스 질의 저하를 불러 왔음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헌데 이러한 출혈경쟁이 최근에 와서 다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과연 국내 시장에서는 출혈경쟁이 사라질 수 없는 것일까?

IT 시장초기에는 레퍼런스 사이트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업체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입찰에 참여했다. 비록 일시적인 손해를 볼지라도 레퍼런스를 확보하면 영업 및 마케팅에서 그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그 당시 IT 업체들의 분석이었다.

실제로 레퍼런스를 확보한 기업들은 동일한 분야의 프로젝트에서 경쟁업체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다. 관련 실제 구축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측면이 높게 평가되는 것이다.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IT업체들의 과당경쟁은 이러한 맥락과는 차이가 있다.

레퍼런스 확보 차원이 아니라 코스닥 주가 반등 혹은 주가 유지를 위한 실적 마련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몇 십억원의 손해는 주가 3~4천원만 올라도 단기간에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 업체들의 계산이다.

사실 틀린 말 또한 아니다. 열심히 제품을 파는 것보다 주가 상승에 의해 주가 이익이 훨씬 기업 매출 향상에 효과적일 것이다.

하지만 IT 시장을 이끌어가는 기업가라면, 아니 먼 장래를 보았을 때 이러한 마인드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기업은 주가에 의해서만 평가되는 것이 아니다. 주가라는 것은 매출실적에 관계없이 기업의 내외적인 요인에 의해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다. 이런 것에 너무 의지해서 차익을 노리려 한다면 결국 투기성 사업에 발을 담게 되고 크게 고배를 마시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도산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가는 출혈경쟁을 피하고 주가가 아닌 실질 매출과 기업 경쟁력에 의해 승부하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 기술력과 재무능력, 조직력, 영업력 등이 모두 유기적으로 갖춰질 때 그 기업은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고, 코스닥 주가도 당연히 올라가게 될 것이다.

이젠 실적 제일주의에서 벗어나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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