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매니저라면 규칙과 질서를 파괴하라”
상태바
[컬럼]“매니저라면 규칙과 질서를 파괴하라”
  • 데이터넷
  • 승인 2013.02.14 18: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광호 인텍앤컴퍼니 CEO “변혁적 관리자로 리더십 변화 필요”

매니저로서 혁신을 생각해보면 회사전체를 바꾸는 대단한 변화보다는 일상의 업무개선 등을 통해 높은 업무효율 및 생산성을 낼 수 있다. 그러한 것들을 살펴보면 ▲업무 프로세스 개선 ▲업무기술 명확화 및 충실화 ▲비즈니스 모델의 재정의 등이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한 기업의 CEO가 “매니저의 역할과 책임이 불분명해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 CEO는 깊이 고민하다 ‘매니저는 업무 보다 관리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본 업무는 팀원에게 분배하고, 각 기능에 따라 관리 포인트를 만들어 관리하게 했다. 또 매니저 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매니저들을 교육하고, 팀원들과 책임을 공유하게 했더니 생산성이 좋아졌다고 한다. 이 경우 업무역할의 재정의 및 충실화에 해당된다.

보다 큰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는 비즈니스 모델 재정의가 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카메라 전문상점에서 판매했는데 매출이 저조했다. 담당 여직원은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판매가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에게 집중되는 것을 확인하고, 카메라 전문상점이 아닌 팬시점으로 판매처를 돌렸더니 매출이 급성장했다고 한다. 이것은 즉석카메라는 카메라가 아닌 팬시상품이라고 정의한 비즈니스 모델의 개념을 바꾼 사례다.

대개 혁신이라고 하면 급진적이고, 규모가 큰 변화만을 생각한다. 하지만 일상의 업무에서 일어나는 불편하거나 어려운 점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해결하려고 하거나, 스스로 문제를 제기해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고민하는 모습이 바로 혁신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좋은 예다. 현대 사회는 전통형 관리자에서 변혁적 관리자로의 리더십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PC 시장 변화와 인텔의 혁신
IT 및 PC 시장은 변화가 급격한 분야다.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왕(Wang), DEC, IBM이라는 컴퓨터 회사가 있었지만 현재의 PC시장은 이러한 회사들이 없어지고 델, HP, 레노버 등의 PC 제조사와 인텔, MS 등의 부품 제조사들이 있다.

한 회사가 운영체제, 부품, 제조 심지어 판매까지 담당한 수직적 체제에서 각 기능만 담당하는 수평적 체제로 변화했다. 수직적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성능 좋고 보편화된 컴퓨터를 제조하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이었다면, 수평적 체제에서는 분화된 각 기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여 규모의 경제를 가능하게 하느냐의 싸움이었다.

경영진들은 수직적 사업 모델에서 수평적 사업 모델로의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고심하고, 그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전략적 지도를 다듬어 나가야 했다. 이 시기에 많은 기업들이 쇠퇴했고,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인 인텔, 델, MS 등과 같은 기업들이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인텔의 메모리 회사에서 비메모리 회사로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앤디 그로브(전 인텔 CEO 겸 회장)의 고백을 통해 혁신의 예를 살펴보자. 인텔은 일본 메모리 회사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점유율의 하락에도 부룩하고 ‘일본 제품보다 품질이 낫다’는 이유를 들어 변화를 모색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이 놀이공원을 바라보면서 ‘언젠가 우리가 쫓겨나고 새로운 경영자가 오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을 하게 됐고, 그들은 ‘경쟁력 없는 메모리 사업을 포기하고, 비메모리 회사로 바뀌겠지’라고 스스로 대답했다고 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새로운 CEO가 됐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일해 보자고 결심을 하게 됐다.

그 후 인텔이 메모리 회사의 정체성을 버리고 비메모리 사업으로의 변화는 공개적, 비공개적 저항과 지루하고, 끊임없는 논쟁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난 후에야 가능했다. 실체를 직면하는 데에는 짧은 대화중에 직관적으로 떠오른 것이지만 결론을 실천하는 데에는 3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이렇듯 변화의 필요성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화를 실행하고, 혁신에 적합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려운 문제다.

변화시대 매니저는 질서 파괴자
특정 사업에 오래 종사하다 보면 ‘왜’라는 질문 없이 기존에 해오던 방식대로 행동하는데 갑자기 사업 구조나 방향이 바뀌면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런 혼란을 방지하고 발전하기 위해 매니저들은 항상 현재 질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고민하면서 규칙과 질서를 파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뿐 아니라 고민을 통해 탄생한 새로운 개념과 개선 전략이 있으면 경청과 신뢰를 통해 조직 구성원의 동의를 얻고, 단계별 성과 확인을 통해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변혁적 매니저의 특징이다. 좋은 변화를 이뤄내 회사에 공헌하고, 성장하는 리더가 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