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있는 제3 통신사업자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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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있는 제3 통신사업자 반드시 필요하다
  • 승인 2001.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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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정보통신기자협회는 지난달 36개 회원매체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승택 정통부 장관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양 장관은 이 자리에서 시종일관 여유 있는 모습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성의 있는 답변을 보였다. 특히 양 장관은 자신있는 어조로 뚜렷하게 자기 소신을 밝혀 말을 아끼던 안병엽 전 장관과 대조된 모습을 보여줬다.

역시 관심의 초점이 됐던 부분은 통신업계 재편 문제. 정통부는 지난 2월 청와대 업무 보고에서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이 각각 유선과 무선 시장을 독과점하는 상황에서는 균형있는 통신산업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며 제 3의 사업자 유도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정광진 기자>

3개는 있어야 실질적인 ‘경쟁’
한국통신, SK텔레콤과 경쟁할 동기식 이동통신사업자 선정에 대해 양 장관은 “둘이면 짝짝꿍이지만 셋이 되면 말썽이 나는 것처럼 최소한 힘있는 통신사업자가 3곳은 되야 실질적인 경쟁이 일어난다”고 전제한 뒤 “현재 기간통신사업자가 전국적으로 36곳이 있지만 수익을 내는 업체는 한국통신, SK텔레콤 정도다. 이들 업체는 턱없는 자본과 규모로 전국에 서비스하다 보니 대형 업체들에 밀려 아사 상태에 있다. 힘있는 제 3의 통신사업자를 만들어 이들과 결합시킴으로써 통신업계의 균형적인 발전을 꾀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하나로통신, LG텔레콤, 파워콤 3자 연합설에 대해서는 “LG텔레콤은 무선, 하나로통신은 시내, 파워콤은 장거리 통신에 각각 인프라와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결합되면 한국통신, SK텔레콤을 견제할 만한 세력이 될 거라는 개인적인 생각이지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꼭 이 3개 업체가 아니더라도 경쟁력 있는 통신사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간통신사업자간 결합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최근 양 장관은 한국통신, SK텔레콤의 통신시장 독과점을 견제하기 위해 비대칭 규제를 천명한 바 있다. 비대칭 규제란 시장 경쟁을 위해 시장지배적 사업자와 후발사업자에 대한 차별적 규제를 하는 것으로 다분히 동기식 IMT-2000 사업을 유도하고, 육성하기 위한 의지가 강하게 깔려있다.

KT 민영화, “서두르지 않겠다”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오면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비대칭 규제에 대해 양 장관은 “데이콤이 처음 전용회선 시장 진입 때도 50% 할인율을 적용하는 비대칭 규제를 통해 보호받았다. 통신업계 말고도 다른 업종에서도 비대칭 규제를 통해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비대칭 규제는 경쟁이 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 통신업계의 균형적인 발전을 꾀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강하게 밀어부칠 의사를 분명히 비쳤다.

통신 요금 인하 계획에 대해 “사우디텔레콤이 한국통신보다 회선은 5/1에 불과하지만 요금이 우리보다 몇 배나 높아 매출은 한국통신보다 많다”는 예를 들면서 아직 조정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한국통신 매각 일정과 분리 매각할 의사가 없냐는 질문에 양 장관은 “내년 상반기에 완전 매각한다는 방침이지만 일정에 쫓겨 서둘러 진행하지는 않겠다. 목적이 민영화지 시간은 아니다. 몇 달 전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망신만 당했다. 국민의 혈세로 이뤄진 한국통신을 제 값에 넘기는 것이 세금을 낸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밝히는 한편 “분리 매각은 검토한 적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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