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밴드 네트워킹의 ‘정상정복’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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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밴드 네트워킹의 ‘정상정복’ 멀지 않았다
  • 승인 2001.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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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요즘 상당히 공격적인 방식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국내 업체가 있다. 올해로 7년차를 맞이하고 있는 오피콤이 바로 그 주인공.

현재 이 회사는 광전송장비 전문업체로 불리던 시절이 무색할 정도로 기업인수 및 합병, 내부조직 개편 등으로 새롭게 변모했다. CI 변경이나 더욱 폭이 넒어진 제품군과 같은 외형적인 변화 못지 않게 내부적으로도 새롭게 치장한 이 회사는 올해를 ‘브로드밴드 네트워킹 시장의 리더가 되기 위한 원년’으로 설정하고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권혁범 기자>

지난해 7월 오태환 회장이 대표직을 사임, 본격적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들어선 지 10개월. 오피콤(대표 고석훈 www.opcom.co.kr)은 예전과는 전혀 새로운 회사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10월 리얼테크닉스(현 오피소프트) 인수를 시작으로 올해 초 광전송 및 ATM 액세스 장비 전문업체인 베스트웨이텔레콤(현 오피솔루션) 인수, 지난 3월 차량용 무선데이터통신 단말기 MDT와 AVL(Auto Vehicle Location) 시스템 개발업체인 인포디아(현 오피모바일) 인수로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지만 이처럼 단기간에 기존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

오피콤은 이제 더 이상 광전송장비 전문업체가 아니다. 오피콤의 주장대로 브로드밴드 네트워킹 업체 혹은 토털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와 같은 작업이 이미 사전계획에 따라 꾸준히 진행된 결과라 할 지라도 그 시기가 오피콤의 새로운 경영자로 등장한 고석훈 사장의 등장과 맞물림에 따라 고석훈 사장의 영향력을 결코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그 한 켠에서 고석훈 사장과 함께 새로운 마케팅의 틀을 짜며 체질개선에 나선 오피콤 마케팅기획본부의 김병진 본부장이 포진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오피콤의 새틀짜기에 윤활유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선진 마케팅 ‘새틀짜기’의 원동력
이들의 등장으로 바뀐 가장 큰 변화는 선진 마케팅 방법의 도입이다. 오피콤이 내 건 ‘PBE(Product Beginning to End) 개념’이 바로 그것으로 말 그대로 신제품 아이디어 기획부터 출시까지 전 과정을 마케팅 부서가 코디네이션 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오피콤의 마케팅 기획본부는 단순히 기업홍보나 광고기획 수준에 그치지 않고 신제품 기획, 시장 조사 및 분석, 연구개발, 제품출시, 고객서비스에 이르는 전과정에 참여한다.

마케팅 기획본부의 김병진 본부장은 “국내 회사는 규모가 비대하지만 업무 효율성은 외국회사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며 “이러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마케팅 조직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피콤의 마케팅 조직이 제품 연구부터 출시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직의 코디네이션을 총괄하는 것도 이러한 국내 회사의 맹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최근 오피콤의 활동을 살펴보면 상당히 짜임새 있게 움직인다. 다목적 접속 플랫폼(Multi-Access Platforms) 장비업체인 미국의 안다네트웍스(대표 찰스 켄모어 www.andanetworks.com)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본격적으로 음성통합디지털가입자회선(VoDSL) 장비 시장에 뛰어드는가 하면 지난 2월에는 삼성전자와 ‘Cellworx STN’ 장비의 기술제휴 및 판매공급권 계약을 마쳤다.

게다가 인수회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마케팅 부서가 시작부터 끝까지 참여해 개발해 낸 결과물을 하나씩 선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3월 ‘도쿄 빅 사이트’에서 열린 ‘2001 보안 쇼’ 행사에 참가해 자동 영상추적시스템(Face Tracking System)을 발표하는가 하면 이 달에는 DSLAM 장비도 본격적인 양산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해외시장 공략 ‘포문’
특히 이번에 출시하는 DSLAM 장비는 오피콤이 상당히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다. 향후 오피콤의 주력장비로 전진배치할 계획인 이 제품은 가격대가 포트당 10만원대로, 약 30만원대에 형성되고 있는 경쟁사들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오피콤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오피콤은 올해 240만포트를 확장할 계획인 차이나텔레콤을 비롯해 중국시장을 크게 주목하고 있다.

오피콤은 이 달 출시 예정인 DSLAM 장비를 시작으로 TDM IAD, ATM IAD, 광모뎀장비 등 매달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연구개발 계획이 없는 몇몇 제품군은 타사 제품을 계속 판매할 예정이지만 그마저도 시장가치나 경쟁력이 입증되면 곧바로 연구에 착수, 자사 제품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그리하여 올해 진정한 브로드밴드 네트워킹 시장의 리더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 오피콤의 궁극적인 목표다.

하지만 브로드밴드 네트워킹 시장의 각 분야에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업체들이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업체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될 수 있을 지 자신할 수만은 없다. 새로운 조직과 지속적인 연구개발, 그리고 제휴를 통한 기술 국산화를 바탕으로 국내 브로드밴드 네트워킹의 뉴리더로 등극하겠다는 오피콤이 과연 국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지 아니면 잠시 더위를 식혀주는 선풍기 바람에 그칠지 사뭇 기대된다.

Interview 김병진 오피콤 마케팅기획본부장

“전문 마케팅 조직이 기업효율화의 열쇠”
아이디어 검토에서 제품출시까지 마케팅 부서가 총괄

◆ 오피콤만의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있다면.

외국 회사의 경우 국내와는 달리 대부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부서가 아닌 마케팅 조직이 별도로 존재한다. 그리고 이 마케팅 조직에서는 홍보나 영업지원은 물론 기술인력 및 연구개발기획까지 담당하는 것이 상례다. 오피콤이 마케팅 기획실을 새로 설립하고 분산된 인력을 집결시킨 것도 이와 같은 효율적인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즉 마케팅 기획실에서 제품이나 솔루션 출시에 앞서 초기 아이디어 검토부터 연구개발 기획 및 출시에 이르기까지 회사의 업무를 관통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연구소는 연구만, 영업부는 영업에만 몰두할 수 있는 구조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 주력제품이나 타깃 시장이 너무 분산돼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기존 매출구조를 살펴보면 지적대로 특화된 시장이 없고, 제품 역시 매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종목을 구별하기 어렵다. 이는 오피콤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요즘처럼 시장상황이 불투명한 상태에서는 일부 시장이 무너져도 다른 시장과 다른 제품이 있기 때문에 큰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지만 특정 솔루션으로 특정 시장을 공략해 시장을 이끄는 선두업체로 발돋움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 출시할 신제품의 경우 특정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 향후 계획은.

현재 가장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는 분야는 신제품 출시와 해외시장 공략이다. 이번 달에 출시되는 오피솔루션의 DSLAM 액세스 장비를 시작으로 거의 매달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어서 올해 역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시장 진출은 중국시장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비록 OEM방식이지만 안다네트웍스사를 통해 중국 시장에 이미 진입한 만큼 DSLAM을 비롯한 신제품 위주로 중국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오피소프트에서 개발한 영상추적시스템에 일본의 몇몇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일본 진출도 가시화될 전망이며, 내년에는 미국지사 설립을 통해 본격적인 미국시장 공략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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