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에서는 국내 벤처기업들이 너무 순진하게 지나친 기대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래서 과연 이들의 지원 프로그램이 벤처기업의 「지나친 기대」인지, 대형 IT기업의 「생색내기용」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했다.
이에 지난해부터 국내 벤처기업 지원책으로 발표되었던 각 사의 프로그램을 살펴보고, 어느 정도의 진척이 있었는지 알아보았다.
지난해 마이클 카펠라스 컴팩 CEO는 방한중에 국내 벤처기업 지원에 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물론 국내 벤처기업들은, 지원 프로그램으로 인해 코스닥 시장의 침체와 함께 불어닥친 벤처업계의 바닥난 자금시장이 호전되고 국내 IT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컴팩이 불지핀 지원프로그램
컴팩의 지원프로그램 발표 이후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경쟁적으로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마이크로소프트, 한국HP, 한국IBM, 한국오라클 등이 잇달아 벤처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기존의 파트너 지원프로그램을 확대 개편하거나 새로운 펀드를 조성하기도 하고, 다른 지역의 성공적인 지원프로그램을 그대로 들여와 국내 IT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장밋빛 비전을 제시했다.
이러한 대형 IT벤더들의 벤처지원 프로그램은 자본 투자 외에도 장비 무상 임대, 장기 분할 할인 구매, 공동 마케팅, 인큐베이팅, 교육 및 기술, 회원사간 커뮤니티 형성, 해외진출 등의 기업 운영에 필요한 모든 비즈니스 지원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물론 이들 대부분의 지원책은 현재와 미래의 고객을 위한 직접적인 벤처지원프로그램과 기존의 파트너 프로그램을 확장한 개념의 파트너링 프로그램이 혼재되어 있다.
특히 경쟁업체의 지원 프로그램 발표에 자극을 받아 기존의 파트너 프로그램을 약간만 확대하여 벤처지원 프로그램으로 과대포장하고 있는 부분도 있어 국내 투자에 대한 「생색내기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박용일 과장은 『벤처지원 프로그램은 분명 자선사업의 일환이 아니다. 미래의 고객을 위한 장기적인 투자이며 썬의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프로모션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물론 벤처기업의 성장은 곧 IT 벤더들의 매출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시장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인 셈』이라고 설명하면서 자사의 비즈니스 성장을 위한 전략임을 부인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