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달러 아이태니엄 시장, 포기할 이유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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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달러 아이태니엄 시장, 포기할 이유 없어”
  • 김선애 기자
  • 승인 2011.04.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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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오라클 ‘아이태니엄 지원 중단’ 대응 “새로운 DB 벤더 찾겠다”

“오라클이 언급한 인텔의 고위 임원이 누구인가? 오라클 주장은 실체가 없다. 인텔의 CIO와 CEO가 공식적으로 아이태니엄 지속 의사를 밝힌 만큼, 인텔의 아이태니엄 로드맵은 명확하고 확실하다.”

닉 크넙퍼(Nick Knupffer) 인텔 아태지역 마케팅 프로그램 매니저는 이같이 말하며 “아이태니엄 시장은 40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AMD x86 서버 프로세서 매출의 2배 가까운 규모이다. 인텔이 아이태니엄을 포기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오라클 덕분에 인텔, 아이태니엄 손 뗄 명분 생기나

크넙퍼 매니저의 발언은 오라클이 지난달 자사의 모든 소프트웨에 대해 아이태니엄 기반 프로세서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히며 인텔 고위임원이 말을 빌어 “아이태니엄의 미래가 분명하지 않다. 인텔은 고객들을 위해 x86 프로세서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한 반박이다.

오라클의 발표에 인텔은 폴 오텔리니 CEO가 직접 나서 “현재 개발 진행 중이거나 개발을 계획하고 있는 인텔 아이태니엄 프로세서와 플랫폼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해명하며 HP 유닉스 지원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히기도 했다.

아이태니엄은 HP 유닉스 서버에 탑재되는 프로세서로, IBM의 파워(POWER), 오라클·후지쯔의 스팍(SPARC)과 경쟁하고 있다. 현재 유닉스 서버 시장 점유율은 IBM과 HP가 근소한 차이로 1위를 다투고 있으며, 오라클·후지쯔의 스팍 서버는 10% 내외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오라클이 아이태니엄 지원을 중단한다는 뜻은 자사의 서버와 DBMS 판매를 더욱 긴밀하게 연동시킨다는 뜻으로, IBM이 자사 DBMS 솔루션 ‘DB2’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DB와 서버 사업부서를 통합하고 있는 것과 같은 전략으로 읽을 수 있다.

오라클의 결정에 따라 앞으로 출시되는 오라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려는 고객들은 HP 유닉스가 아니라 오라클 스팍서버로 바꾸거나 x86 서버로 다운사이징 해야 한다.

DBMS 분야에서 오라클의 점유율이 막강한 만큼 HP 유닉스 서버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며, 인텔 역시 아이태니엄을 판매할 곳이 없어지는 난감한 상황에 몰리게 됐다.

더군다나 인텔은 지난 몇 년 동안 x86 프로세서 ‘제온’에 몰두하면서 유닉스 서버 플랫폼을 등한시한다는 소문에 시달려왔다. 최근 개최하는 각종 세미나에서 x86 서버 프로세서를 스팍이나 파워 시스템 등과 비교하면서 ‘유닉스 종말’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오라클이 아이태니엄 중단을 선언하면 인텔도 자연스럽게 아이태니엄에서 손을 뗄 명분이 생긴다. 인텔이 아이태니엄 개발에 투입된 리소스를 급성장하고 있는 x86과 모바일 칩셋 분야에 투자하면 더 큰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닉 크넙퍼(Nick Knupffer) 매니저는 “다음주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인텔 개발자 포럼(IDF)에서 아이태니엄에 대한 로드맵을 다시 한 번 정확하게 공표하게 될 것”이라며 “인텔은 지난해 발표한 ‘투킬라’ 이후 차세대 버전 ‘폴슨((Poulson)’과 ‘킷슨((Kittson)’ 계획을 분명히 밝혔다. 오히려 경쟁사들이 장기적인 로드맵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텔을 공격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사이베이스·오픈소스 DBMS 등 새로운 DB 벤더 찾을 것”
인텔 내부에서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오라클이 고객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아이태니엄 지원 중단을 철회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한편에서는 보다 많은 DB 벤더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하고 있다.

박종섭 인텔코리아 이사는 “오라클의 문제는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 않다. 오라클은 이미 판매된 제품에 대해 5~8년 가량 지원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고객들이 혼란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라클은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종섭 이사는 “인텔과 HP는 이 문제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사이베이스나 혹은 오픈소스 진영의 새로운 DB 벤더와도 협력을 맺을 수 있다고 본다”며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x86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지만, 어떤 영역에서 반드시 유닉스가 필요하다. 이런 부분에 대해 고객의 요구가 높아지면 오라클의 문제도 잘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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