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M 시장 토종-외산 주도권 다툼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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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M 시장 토종-외산 주도권 다툼 ‘심화’
  • 김선애 기자
  • 승인 2011.02.1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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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산 약진속 국산은 해외 진출로 활로 모색

우리나라에서 ‘기업 콘텐츠 관리(ECM)’ 시장은 토종 솔루션이 강세를 보여왔다. 토종 기업들은 ECM을 이루는 EDMS, BPM, KM, WCM, DAM 등의 특정 영역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해 왔으며, 국내 기업문화에 맞춤형으로 제공했기 때문에 외산 벤더들이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춰왔다.

그러나 지난해 ECM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영향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EMC가 포스코 문서혁신 사업을 성공시켰으며, 오라클이 동국제강 문서중앙화 시스템을 완료했다. IBM은 우리은행에 ECM 솔루션을 공급해 인건비와 경영 비용 2100만달러 절감 효과를 불러왔다.

토종 기업, 해외시장 협공 위한 포럼 결성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ECM 시장을 맹공하면서 국내기업 점유율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국내 ECM 기업들이 국내시장 장악력을 강화하고, 해외시장을 협공하기 위해 포럼을 결성하게 됐다.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엑스소프트, 인지소프트, 사이버다임 등 4개사가 ‘해외진출을 위한 비정형데이터 연구 포럼’을 결정하고 해외시장 확장을 위한 공동 마케팅과 기술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포럼 대표기업인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의 오재철 대표는 “국내 ECM 시장은 국내 기업이 시장 점유율 90% 이상 차지하면서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의 막강한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단일 플랫폼 상에서 제공하는 전략을 강력히 드라이브 하고 있어 국산 소프트웨어 기업의 기반을 크게 흔들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ECM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점유율이 높았던 것은 ECM이 현업의 업무 프로세스 그 자체였기 때문에 기업 환경에 맞게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했던 덕분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광범위한 커스터마이징 요구와 탄력적인 비용, 낮은 유지보수요율 등은 글로벌 패키지 기업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이 업무혁신 사업을 단행하면서 업무 프로세스를 글로벌 표준에 맞추고 있어 토종 기업의 ‘광범위한 커스터마이징’이 경쟁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 국내기업들도 커스터마이징이 비용과 시간 부담을 높이며, 비즈니스 민첩성과 유연성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알게 돼,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도입하는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업무 프로세스 표준화로 외산벤더 부상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글로벌 기업들이 발빠르게 글로벌 베스트 프랙티스를 앞세워 시장 장악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ECM 사업 자체만을 노리는 것이 아니며 엔터프라이즈 포털(EP) 사업 전반을 수주하면서 그 과정의 일부로 ECM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2.0’이라는 EP 전략을 드라이브하고 있는 오라클은 SOA 기반으로 구현된 ECM 솔루션을 DBMS, BPM, ERP, BI에 이르는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에 유연하게 통합시켜 전사적 IT 백엔드로 통합, ERP나 BI에서 생성되는 정형/비정형의 각종 업무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IBM은 ‘파일넷’ 솔루션을 기반으로, 정보 수명 관리, 콘텐츠 분석까지 지원하는 ‘문서 혁신 관련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11년에는 금융권, 공공, 제조 등의 산업분야에서 IBM ECM을 사용하는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단위 부서별로 사용하고 있던 ECM을 전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할 예정이다.

EMC는 문서혁신 대표사례로 꼽히는 포스코 프로젝트를 주도하면서 ECM 시장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포스코 사례는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바꿔 전사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한국 기업의 문서혁신 모범답안으로 꼽힌다. 포스코 프로젝트에는 한국EMC의 ‘다큐멘텀(Documen tum)’이 도입됐는데, 동시 사용자 6000여명을 기준으로, 500만건 이상의 문서, 21개 시스템 인터페이스를 다큐멘텀으로 통합해 EMC의 글로벌 사례 중에서도 세계 최대 규모로 기록된다.

다양한 파트너십으로 생존방안 찾아
글로벌 기업의 공세에 국내기업들은 업계 다양한 분야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생존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해외진출을 위한 비정형데이터 연구 포럼’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포럼에서 활동하는 엑스소프트는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 솔루션을 국내에 공급하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과 협력을 맺고 ECM 시장을 공략하기도 한다.

양사는 문서관리 및 보안 소프트웨어, 컨설팅 서비스, 스토리지 등의 종합적인 IT 인프라 솔루션을 일괄 공급하는 동시에, 콘텐츠와 프로세스를 일관된 플랫폼 하에서 통합 관리해 기업의 투자 비용과 TCO 절감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엑스소프트는 OS 레벨에서 문서를 집중화하는 기술을 통해 장애를 줄이고 성능을 높인다. 엑스소프트의 ‘엑스렙 ECM(eXrep ECM)’은 EDMS, 이미지, KMS, WCM, 협업 등 기업업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단일 시스템 구조에서 활용할 수 있다. 기업에서 사용하는 모든 응용프로그램을 지원하며, 아래한글 프로그램도 사용할 수 있다. 대용량 데이터는 스트리밍 방식으로 가져와 속도의 제약을 받지 않으며, 업무 수행 내역이 1차로 개인문서함에 저장되기 때문에 직원들의 반발을 줄일 수 있다.

효성인포메이션은 능동형 아카이브 솔루션 ‘히타치 콘텐트 플랫폼(HCP)’으로 ECM 시장을 공략한다. HCP는 정형 및 비정형 콘텐츠의 보관 및 지능적 관리, 고성능 파일 검색 및 조회가 가능한 전자문서 및 아카이빙 전용 스토리지 솔루션으로, 콘텐츠를 저장하고 간편하게 스토리지 용량을 늘리며 신속하게 데이터를 검색할 수 있다.

아시아 시장 성장 잠재력 높아
국내 ECM 시장의 선두주자인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일본 시장에 진출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0년에는 말레이시아 건설부(MOW)의 ‘구매정보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면서 EDMS 솔루션과 컨설팅 등을 아시아 시장에 선보였다.

MOW의 구매정보관리시스템은 조달 프로세스와 연관된 여러 형태의 문서와 관리 데이터 정보를 전자화해 조달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조달 관련 업무의 투명성을 제고해 건전한 시장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한다. 이 사업에는 아이온의 ‘로디스(Rhodes)’ 기반 EDMS 솔루션이 도입됐다. 아이온은 MOW 성공을 기반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ECM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시장을 적극 개척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IT 아웃소싱 기업으로 시작한 아이디에스앤트러스트도 2011년 ECM 시장에서 주목할만한 벤더다. 아이디에스앤트러스트는 ECM 엔진 기반의 통합 업무 솔루션 ‘와이즈원 3.1(wiseOne3.1)’을 소개한다. 이 솔루션은 기업내 다양한 정형·비정형 콘텐츠를 통합 관리해 지식근로자의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킨다. 세계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 업체인 코디스(Cordys)와 기술업무 협약체결을 맺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사용가능한 모바일 그룹웨어를 지원해 언제 어디서든 메일·결재·게시판·일정관리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제품은 2010년 대웅그룹 범우연합과 농심 메가마트에 공급됐으며,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협업·비용절감 위한 ECM 사업 증가
한편 국내에서 ECM은 내부정보 유출방지 등 보안의 목적으로 도입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협업과 비용절감을 위한 ECM 사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포스코 문서혁신과 같은 사업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면서 업무 프로세스 혁신의 일환으로 ECM 도입 사업이 활발하게 일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그룹웨어나 KMS, 엔터프라이즈 포털 등과 ECM을 연동시킬 수 있도록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일시켜 기업 환경에 맞게 재구성하는 기술도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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